[뉴스해설] 민낯 드러낸 권력형 성폭력

입력 2018.03.07 (07:42) 수정 2018.03.0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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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안희정 충남지사의 비서로 근무한 여직원이 안희정 지사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공개적으로 도움을 호소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할 고위 공직자이자 차기의 유력한 대선주자의 행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이 여직원은 도지사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피해 여직원은 안 지사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심지어는 미투 운동이 한창 펼쳐지는 최근까지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여직원에 따르면 안 지사는 자신의 업무지시를 받는 직원에게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권력이나 지위는 그 목적에 맞게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지위가 높으면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폭력 사례에서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예상하지 못한 일에 대한 당혹감이나 심리적 공포 때문에 저항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적절한 정신적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평생 자책감과 우울증 등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미투에 나선 피해자들이 사건 당시 제때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뒤늦게 세상에 폭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믿기지 않는 권력형 성폭력의 민낯을 보며 우리 사회 미투 고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피해자 혼자 감당하게 하는 전근대적인 사회문화가 여전하다는 점도 새삼 인식하게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개선과 함께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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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민낯 드러낸 권력형 성폭력
    • 입력 2018-03-07 07:55:25
    • 수정2018-03-07 08: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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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안희정 충남지사의 비서로 근무한 여직원이 안희정 지사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공개적으로 도움을 호소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할 고위 공직자이자 차기의 유력한 대선주자의 행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이 여직원은 도지사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피해 여직원은 안 지사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심지어는 미투 운동이 한창 펼쳐지는 최근까지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여직원에 따르면 안 지사는 자신의 업무지시를 받는 직원에게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권력이나 지위는 그 목적에 맞게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지위가 높으면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폭력 사례에서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예상하지 못한 일에 대한 당혹감이나 심리적 공포 때문에 저항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적절한 정신적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평생 자책감과 우울증 등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미투에 나선 피해자들이 사건 당시 제때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뒤늦게 세상에 폭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믿기지 않는 권력형 성폭력의 민낯을 보며 우리 사회 미투 고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피해자 혼자 감당하게 하는 전근대적인 사회문화가 여전하다는 점도 새삼 인식하게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개선과 함께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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