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미세먼지 기승…“숨 막히는 하루”

입력 2018.03.27 (08:37) 수정 2018.03.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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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미세먼지가 참 말썽입니다.

어제 오늘 출근길에 하늘을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미세먼지에다 안개까지 겹치면서 하늘은 그야말로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보기만해도 가습이 답답할 정도로 숨막히는 하루가 이어졌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미세먼지가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영남권 등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이상이 예상됩니다.

수도권에선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발령됐습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전 서울 여의도 상공입니다.

고농도 미세먼지에다 안개까지 더해지면서 시야가 꽉 막혀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일 남산도 뿌연 하늘로 뒤덮였습니다.

[강양순/서울시 중구 : “그전에는 북한산까지 시야가 뚫렸는데 지금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네요.”]

어제 수도권에는 올해 들어 네 번째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됐습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백 마이크로그램 안팎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4배나 웃돌았습니다.

[김 준/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기류의 정체로 해무(바다 안개)와 미세먼지의 발생이 겹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일반인들은 훨씬 더 나쁘게 느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창구/경기도 성남시 :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봤는데 앞 동은 보이는데 길 건너 동이 안 보이더라고요. 이런 날씨는 처음 봤어요. 여태까지 안 했었는데 오늘은 너무 걱정돼서 마스크를 껴봤어요.”]

약국과 편의점 등에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최은실/약사 : “오늘 미세먼지가 심해서 많이 찾으시네요. 많이 나갔습니다. 평소보다 다섯 배 정도 나간 거 같습니다."]

오후가 되자 안개는 걷혔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실외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겐 더 힘든 하루였습니다.

탁한 공기에 장시간 노출된 채 활동하는 게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폐지 수거 노인 : “아침 5시면 언제든지 나와요. 나와서 돌아다니고. 요새 날씨가 안 좋아서요. 목도 불편하고 불편한 데가 많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뿌연 서울의 하늘이 낯설긴 마찬가지입니다.

[조이/미국 : “목이 계속 아파도 왜 그런지 몰랐는데 미세먼지 때문이란 걸 알게 됐어요.”]

[애나/미국 : “미국에서 고향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인데 여기랑 날씨가 거의 똑같아요. 사계절 있고 비슷한 날씨이긴 한데 봄에 거기는 공기가 되게 깨끗한데 여기는 봄이면 눈에 먼지 들어간 거 느끼니까…….”]

미세먼지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도 바꿔놓았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직장인들로 가득찼을 식당 골목이 부쩍 한산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회사 밖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심혜민/서울시 서대문구 : “사내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더 식사하시는 거 같고 보통 점심시간에 산책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꺼려지게 되고…….” ]

퇴근길 발걸음도 평소보다 바빠졌습니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채 귀갓길을 서두르는데, 미세 먼지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민가형/경기도 안양시 : “사무실에서다른 직원들도 목도 너무 아파하고 눈도 너무 빨개져서 안약도 계속 넣고 그냥 그 공기 자체가 너무 갑갑했었어요. 창문도 못 열고 사무실 안에 먼지도 많고 해서 전체적으로 조금 답답하고 머리도 조금 아프고…….”]

[위병철/서울시 양천구 : “목이 아주 칼칼하고 눈이 아프고 시야가 완전히 가려서요. 활동하기 불편했어요.”]

병원은 하루 종일 호흡기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북적였습니다.

[허세형/이비인후과 전문의 : “최근에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호흡기 환자들이 평소보다 20~30%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목이 칼칼하고 기침 가래 등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많고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수도권에는 비상 저감조치 발령됩니다.

수도권 공공기관에선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 4백50여 곳도 폐쇄했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 주차장은 민원인들의 차량을 제외하고는 평소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공공기관에만 국한된 조치로는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세 차례 비상저감조치로 줄어든 미세먼지는 하루 2.25톤.

수도권 전체 배출량의 1.5%에 불과했습니다.

건설 현장이나 공장, 일반 차량 등 민간 참여를 늘리지 않고선 뚜렷한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송상석/녹색교통 사무처장 : "(민간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을 이끌어 가는 게 필요해 보이고요. 비상조치답게 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부턴 미세먼지 '나쁨' 기준이 ㎥당 50㎍에서 35㎍으로 강화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세먼지 '나쁨' 단계 발생 빈도는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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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7 08:46:37
    • 수정2018-03-27 09: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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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참 말썽입니다.

어제 오늘 출근길에 하늘을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미세먼지에다 안개까지 겹치면서 하늘은 그야말로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보기만해도 가습이 답답할 정도로 숨막히는 하루가 이어졌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미세먼지가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영남권 등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이상이 예상됩니다.

수도권에선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발령됐습니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전 서울 여의도 상공입니다.

고농도 미세먼지에다 안개까지 더해지면서 시야가 꽉 막혀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일 남산도 뿌연 하늘로 뒤덮였습니다.

[강양순/서울시 중구 : “그전에는 북한산까지 시야가 뚫렸는데 지금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네요.”]

어제 수도권에는 올해 들어 네 번째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됐습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백 마이크로그램 안팎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4배나 웃돌았습니다.

[김 준/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기류의 정체로 해무(바다 안개)와 미세먼지의 발생이 겹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일반인들은 훨씬 더 나쁘게 느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창구/경기도 성남시 :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봤는데 앞 동은 보이는데 길 건너 동이 안 보이더라고요. 이런 날씨는 처음 봤어요. 여태까지 안 했었는데 오늘은 너무 걱정돼서 마스크를 껴봤어요.”]

약국과 편의점 등에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최은실/약사 : “오늘 미세먼지가 심해서 많이 찾으시네요. 많이 나갔습니다. 평소보다 다섯 배 정도 나간 거 같습니다."]

오후가 되자 안개는 걷혔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실외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겐 더 힘든 하루였습니다.

탁한 공기에 장시간 노출된 채 활동하는 게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폐지 수거 노인 : “아침 5시면 언제든지 나와요. 나와서 돌아다니고. 요새 날씨가 안 좋아서요. 목도 불편하고 불편한 데가 많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뿌연 서울의 하늘이 낯설긴 마찬가지입니다.

[조이/미국 : “목이 계속 아파도 왜 그런지 몰랐는데 미세먼지 때문이란 걸 알게 됐어요.”]

[애나/미국 : “미국에서 고향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인데 여기랑 날씨가 거의 똑같아요. 사계절 있고 비슷한 날씨이긴 한데 봄에 거기는 공기가 되게 깨끗한데 여기는 봄이면 눈에 먼지 들어간 거 느끼니까…….”]

미세먼지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도 바꿔놓았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직장인들로 가득찼을 식당 골목이 부쩍 한산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회사 밖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심혜민/서울시 서대문구 : “사내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더 식사하시는 거 같고 보통 점심시간에 산책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꺼려지게 되고…….” ]

퇴근길 발걸음도 평소보다 바빠졌습니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채 귀갓길을 서두르는데, 미세 먼지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민가형/경기도 안양시 : “사무실에서다른 직원들도 목도 너무 아파하고 눈도 너무 빨개져서 안약도 계속 넣고 그냥 그 공기 자체가 너무 갑갑했었어요. 창문도 못 열고 사무실 안에 먼지도 많고 해서 전체적으로 조금 답답하고 머리도 조금 아프고…….”]

[위병철/서울시 양천구 : “목이 아주 칼칼하고 눈이 아프고 시야가 완전히 가려서요. 활동하기 불편했어요.”]

병원은 하루 종일 호흡기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북적였습니다.

[허세형/이비인후과 전문의 : “최근에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호흡기 환자들이 평소보다 20~30%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목이 칼칼하고 기침 가래 등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많고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수도권에는 비상 저감조치 발령됩니다.

수도권 공공기관에선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 4백50여 곳도 폐쇄했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 주차장은 민원인들의 차량을 제외하고는 평소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공공기관에만 국한된 조치로는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세 차례 비상저감조치로 줄어든 미세먼지는 하루 2.25톤.

수도권 전체 배출량의 1.5%에 불과했습니다.

건설 현장이나 공장, 일반 차량 등 민간 참여를 늘리지 않고선 뚜렷한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송상석/녹색교통 사무처장 : "(민간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을 이끌어 가는 게 필요해 보이고요. 비상조치답게 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부턴 미세먼지 '나쁨' 기준이 ㎥당 50㎍에서 35㎍으로 강화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세먼지 '나쁨' 단계 발생 빈도는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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