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112조 원 배당 실수…일부 직원 주식 팔아 ‘주가 급락’

입력 2018.04.06 (11:40) 수정 2018.04.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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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천 원 대신 자사주 천 주를 실수로 지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직원들은 잘못 배당된 주식 가운데 모두 5백만 주를 급히 팔아 주가급락을 초래하는 등 증권사 직원으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늘(6일) 오전 삼성증권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이 입금되는 과정에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됐다. 원인은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파악됐다.

1주당 배당금을 1천 원씩을 입금해야 하는데 회사 주식 1천 주씩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종가(3만 9천800원) 기준으로 하면 한 주당 무려 3천980만 원어치 주식이 지급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소유주식이 283만 1천620만 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 3천만 주가량이 배당으로 지급된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한다면 112조 6천98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일반 투자자 보유 주식에는 배당과 관련해 전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지만, 일부 직원은 배당받은 주식을 급히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매도가 체결된 물량은 잘못 입력된 주식의 0.18% 수준인 501만 2천 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이날 삼성증권 주식 거래량은 2천73만 주에 달했다. 이는 전날 거래량의 40.7배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 창구에서 571만 주의 매도가 이뤄졌다.

주가는 배당 착오로 오전 한때 11.68% 급락했고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발동됐다. VI 발동으로 단일가 매매가 진행되는 중에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다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전날보다 3.64% 내린 3만 8천350원에 장을 마쳤다.

잘못 배당된 삼성증권 주식을 내다 판 직원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증권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수로 입력된 주식에 대해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서둘러 내다 판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유 없이 입고된 주식을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팔아치운 직원들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회사의 엄중 문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우선 경위 파악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과 협의해 거래 체결일 전에 사태를 수습할 계획이다. 장내 거래는 3일 후에 결제가 이뤄진다.

주식을 팔아치운 직원은 그 수량만큼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일부는 회사에 주식 매수를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이런 방법으로 500만 주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관에서 주식을 차입한 뒤 되갚는 방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매도물량에 대해서는 시장 영향이 최소화되는 방법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결제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배당으로 받은 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과 차익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조정할지, 주가급락 사태로 손해를 본 일반 투자자의 소송 가능성 등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이번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조치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삼성증권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이후 검사에 착수할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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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6 11:40:56
    • 수정2018-04-06 17:26:18
    경제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천 원 대신 자사주 천 주를 실수로 지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직원들은 잘못 배당된 주식 가운데 모두 5백만 주를 급히 팔아 주가급락을 초래하는 등 증권사 직원으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늘(6일) 오전 삼성증권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이 입금되는 과정에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됐다. 원인은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파악됐다.

1주당 배당금을 1천 원씩을 입금해야 하는데 회사 주식 1천 주씩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종가(3만 9천800원) 기준으로 하면 한 주당 무려 3천980만 원어치 주식이 지급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소유주식이 283만 1천620만 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 3천만 주가량이 배당으로 지급된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한다면 112조 6천98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일반 투자자 보유 주식에는 배당과 관련해 전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지만, 일부 직원은 배당받은 주식을 급히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매도가 체결된 물량은 잘못 입력된 주식의 0.18% 수준인 501만 2천 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이날 삼성증권 주식 거래량은 2천73만 주에 달했다. 이는 전날 거래량의 40.7배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 창구에서 571만 주의 매도가 이뤄졌다.

주가는 배당 착오로 오전 한때 11.68% 급락했고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발동됐다. VI 발동으로 단일가 매매가 진행되는 중에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다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전날보다 3.64% 내린 3만 8천350원에 장을 마쳤다.

잘못 배당된 삼성증권 주식을 내다 판 직원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증권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수로 입력된 주식에 대해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서둘러 내다 판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유 없이 입고된 주식을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팔아치운 직원들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회사의 엄중 문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우선 경위 파악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과 협의해 거래 체결일 전에 사태를 수습할 계획이다. 장내 거래는 3일 후에 결제가 이뤄진다.

주식을 팔아치운 직원은 그 수량만큼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일부는 회사에 주식 매수를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이런 방법으로 500만 주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관에서 주식을 차입한 뒤 되갚는 방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매도물량에 대해서는 시장 영향이 최소화되는 방법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결제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배당으로 받은 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과 차익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조정할지, 주가급락 사태로 손해를 본 일반 투자자의 소송 가능성 등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이번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조치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삼성증권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이후 검사에 착수할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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