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로드, ‘KBL 커트라인’ 키 2m 이하 통과

입력 2018.04.06 (14:39) 수정 2018.04.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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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를 재기 위해 양말을 벗고 기구 위에 올라선 찰스 로드의 얼굴엔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마저 흘렀다.

"발 붙이세요. 어깨 쭉 펴시고요. 무릎 펴세요."

신장 측정에 나선 KBL 직원은 거듭 로드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혹시라도 무릎을 구부릴까 한 사람이 무릎을 붙잡고, 로드보다 머리 하나 이상 작은 다른 직원이 의자 위에 올라서서 가로대를 내렸다.

"199.2㎝입니다."

5분을 넘긴 기나긴 측정 과정 끝에 측정치가 발표되자 로드는 두 손을 번쩍 손을 들어 올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코트에서도 보기 힘든 열렬한 세리머니로 키 '0.9㎝' 감축을 자축했다.

KBL에 새로 제정된 '키 200㎝ 이하' 커트라인으로 연출된 웃지 못할 풍경이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KBL센터에는 로드의 신장 재측정을 보기 위해 이례적으로 20여 명의 취재진까지 몰렸다.

로드의 함께 온 전주 KCC 직원은 "게임 때보다 더 많이 오셨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로드의 이전 등록 신장은 200.1㎝였다.

KBL이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2018-2019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 200㎝ 이하, 단신 선수 186㎝ 이하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로드는 0.1㎝ 차이로 한국과의 인연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었다.

2010년 처음 KBL 무대를 밟은 로드는 kt와 전자랜드, 인삼공사, 현대모비스에 이어 KCC까지 여러 구단과 인연을 맺으며 한국에서 여러 시즌을 보냈다.

통산 블록슛이 561개로 김주성(DB)에 이어 KBL 역대 2위이고, 리바운드 개수 2천838개 10위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한 경기 평균 18.28점, 리바운드 8.7개를 책임졌다.

이대로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로드는 신장 재측정에 도전했고, 결국 0.9㎝ '감축'에 성공하면서 한국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로드는 잔류에 성공했으나, 바뀐 규정으로 결국 짐을 싼 선수도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이번 시즌 정규리그 평균 25.7점을 책임진 득점 1위 데이비드 사이먼(203㎝)은 이달 초 두 차례나 신장을 다시 쟀으나 2㎝ 차이로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KBL에서 일곱 시즌을 보낸 원주 DB의 로드 벤슨(206.7㎝)은 서른을 넘긴 탓에 이미 은퇴를 고민하긴 했으나 이제 더는 뛰고 싶어도 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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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6 14:39:27
    • 수정2018-04-06 15:27:43
    연합뉴스
키를 재기 위해 양말을 벗고 기구 위에 올라선 찰스 로드의 얼굴엔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마저 흘렀다.

"발 붙이세요. 어깨 쭉 펴시고요. 무릎 펴세요."

신장 측정에 나선 KBL 직원은 거듭 로드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혹시라도 무릎을 구부릴까 한 사람이 무릎을 붙잡고, 로드보다 머리 하나 이상 작은 다른 직원이 의자 위에 올라서서 가로대를 내렸다.

"199.2㎝입니다."

5분을 넘긴 기나긴 측정 과정 끝에 측정치가 발표되자 로드는 두 손을 번쩍 손을 들어 올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코트에서도 보기 힘든 열렬한 세리머니로 키 '0.9㎝' 감축을 자축했다.

KBL에 새로 제정된 '키 200㎝ 이하' 커트라인으로 연출된 웃지 못할 풍경이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KBL센터에는 로드의 신장 재측정을 보기 위해 이례적으로 20여 명의 취재진까지 몰렸다.

로드의 함께 온 전주 KCC 직원은 "게임 때보다 더 많이 오셨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로드의 이전 등록 신장은 200.1㎝였다.

KBL이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2018-2019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 200㎝ 이하, 단신 선수 186㎝ 이하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로드는 0.1㎝ 차이로 한국과의 인연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었다.

2010년 처음 KBL 무대를 밟은 로드는 kt와 전자랜드, 인삼공사, 현대모비스에 이어 KCC까지 여러 구단과 인연을 맺으며 한국에서 여러 시즌을 보냈다.

통산 블록슛이 561개로 김주성(DB)에 이어 KBL 역대 2위이고, 리바운드 개수 2천838개 10위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한 경기 평균 18.28점, 리바운드 8.7개를 책임졌다.

이대로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로드는 신장 재측정에 도전했고, 결국 0.9㎝ '감축'에 성공하면서 한국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로드는 잔류에 성공했으나, 바뀐 규정으로 결국 짐을 싼 선수도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이번 시즌 정규리그 평균 25.7점을 책임진 득점 1위 데이비드 사이먼(203㎝)은 이달 초 두 차례나 신장을 다시 쟀으나 2㎝ 차이로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KBL에서 일곱 시즌을 보낸 원주 DB의 로드 벤슨(206.7㎝)은 서른을 넘긴 탓에 이미 은퇴를 고민하긴 했으나 이제 더는 뛰고 싶어도 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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