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암살’ 노비촉, 러시아 쉬하니 군사기지서 제조”

입력 2018.04.06 (18:05) 수정 2018.04.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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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러시아의 쉬하니 군사연구기지에서 제조됐고, 영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이 같은 정보를 이미 제공했다고 영국 보수 일간지 더타임스가 현지시간 6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전날에는 영국 안보 당국이 노비촉을 제조한 러시아 비밀 연구소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날 후속보도에서 구체적인 지명과 위치를 밝힌 것이다.

더타임스가 지목한 곳은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주 도시 쉬하니에 있는 군사 연구기로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등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기지에서 지난 10년간 노비촉이 해외에서의 암살에 효과적일지 테스트했고, 이번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실제 사용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영국의 화학·생물 부대 지휘관이었던 해미시 드 브레턴-고든은 "영국 정부가 가진 정보는 분명하게 러시아와 쉬하니를 지목하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국가에서 노비촉이 제조됐을 수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정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동맹국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다"며 이 같은 공유가 28개국에서 150여 명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는(쉬하니 관련 보도는) 또한번 그들이(영국이) 매일 열광적이고도 발작적으로 자신들의 전혀 근거없는 견해에 대해 어떤 새로운 확증을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입장은 영국이 화학무기금지조약(CWC) 절차에 따라 모든 사실을 숨기지 말고 테이블 위에 내놓고 공개적이고도 정직하게 협의하고 검토하는데 동의하기 전까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방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는 "우리는 영국 측의 주장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믿지 않으며 그것을 확인하려 해도 영국이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진보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일 러시아의 요구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가 하지 않았고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네벤쟈 대사는 "일종의 부조리극"이라면서 "영국은 불장난을 하고 있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안보리에서 독극물에 대한 러시아의 공동조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 풀려난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야(33)는 지난달 초 영국 솔즈베리에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돼 쓰러졌다. 영국 정부는 암살 시도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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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6 18:05:10
    • 수정2018-04-06 22:19:33
    국제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러시아의 쉬하니 군사연구기지에서 제조됐고, 영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이 같은 정보를 이미 제공했다고 영국 보수 일간지 더타임스가 현지시간 6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전날에는 영국 안보 당국이 노비촉을 제조한 러시아 비밀 연구소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날 후속보도에서 구체적인 지명과 위치를 밝힌 것이다.

더타임스가 지목한 곳은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주 도시 쉬하니에 있는 군사 연구기로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등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기지에서 지난 10년간 노비촉이 해외에서의 암살에 효과적일지 테스트했고, 이번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실제 사용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영국의 화학·생물 부대 지휘관이었던 해미시 드 브레턴-고든은 "영국 정부가 가진 정보는 분명하게 러시아와 쉬하니를 지목하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국가에서 노비촉이 제조됐을 수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정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동맹국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다"며 이 같은 공유가 28개국에서 150여 명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는(쉬하니 관련 보도는) 또한번 그들이(영국이) 매일 열광적이고도 발작적으로 자신들의 전혀 근거없는 견해에 대해 어떤 새로운 확증을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입장은 영국이 화학무기금지조약(CWC) 절차에 따라 모든 사실을 숨기지 말고 테이블 위에 내놓고 공개적이고도 정직하게 협의하고 검토하는데 동의하기 전까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방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는 "우리는 영국 측의 주장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믿지 않으며 그것을 확인하려 해도 영국이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진보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일 러시아의 요구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가 하지 않았고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네벤쟈 대사는 "일종의 부조리극"이라면서 "영국은 불장난을 하고 있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안보리에서 독극물에 대한 러시아의 공동조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 풀려난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야(33)는 지난달 초 영국 솔즈베리에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돼 쓰러졌다. 영국 정부는 암살 시도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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