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신고하자 협박성 답변…행정기관 대처 ‘미숙’

입력 2018.04.11 (12:21) 수정 2019.12.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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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성폭력 관련 민원과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에 대한 행정기관의 대처가 미흡한데다 성희롱 발언 민원에 협박성 답변을 내놓는 곳도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전남 고흥군에서 진행된 성폭력 예방 교육.

박병종 군수가 여성 강사의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합니다.

[박병종/고흥군수/지난해 7월 : "강사님, 매우 예뻐. 날씬하다는 것은 성희롱 안 되겠지? 허리가 24. 매력 포인트..."]

일부 참석자가 수치심을 느꼈고, 이 말을 전해 들은 A씨는 '성희롱성 발언'이라며 국민신문고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상급 기관에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열흘 만에 답변을 보내온 곳은 다름아닌 고흥군이었습니다.

"긴장을 풀려는 발언일 뿐"이었다며 "작은 트집을 부풀리는 걸 참지 않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민원인 : "이 진정서가 갑작스럽게 고흥군으로 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때 겁나게(너무)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국민신문고에서 법무부를 거친 A씨의 민원을, 전라남도가 받아 다시 고흥군으로 넘긴 겁니다.

[전라남도 관계자 : "시군 민원 사항은 우선 시군으로 보내 드려요. 우선 군에서도 1차적인 감사 부서가 따로 있기 때문에..."]

[김미리내/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 "공무원 사회에 굉장히 강력하게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지침이 (최근) 발표됐어요. 그것을 시행하는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매우 공허할 수밖에..."]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지만 행정기관의 대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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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 신고하자 협박성 답변…행정기관 대처 ‘미숙’
    • 입력 2018-04-11 12:23:00
    • 수정2019-12-31 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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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성폭력 관련 민원과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에 대한 행정기관의 대처가 미흡한데다 성희롱 발언 민원에 협박성 답변을 내놓는 곳도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전남 고흥군에서 진행된 성폭력 예방 교육.

박병종 군수가 여성 강사의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합니다.

[박병종/고흥군수/지난해 7월 : "강사님, 매우 예뻐. 날씬하다는 것은 성희롱 안 되겠지? 허리가 24. 매력 포인트..."]

일부 참석자가 수치심을 느꼈고, 이 말을 전해 들은 A씨는 '성희롱성 발언'이라며 국민신문고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상급 기관에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열흘 만에 답변을 보내온 곳은 다름아닌 고흥군이었습니다.

"긴장을 풀려는 발언일 뿐"이었다며 "작은 트집을 부풀리는 걸 참지 않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민원인 : "이 진정서가 갑작스럽게 고흥군으로 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때 겁나게(너무)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국민신문고에서 법무부를 거친 A씨의 민원을, 전라남도가 받아 다시 고흥군으로 넘긴 겁니다.

[전라남도 관계자 : "시군 민원 사항은 우선 시군으로 보내 드려요. 우선 군에서도 1차적인 감사 부서가 따로 있기 때문에..."]

[김미리내/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 "공무원 사회에 굉장히 강력하게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지침이 (최근) 발표됐어요. 그것을 시행하는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매우 공허할 수밖에..."]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지만 행정기관의 대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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