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 시리아 화학무기 기지 공습…이란·러시아 반발

입력 2018.04.14 (19:37) 수정 2018.04.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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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영국, 프랑스군과 함께 14일 새벽 4시쯤(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시설에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7일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70명 이상이 숨진 참사의 책임을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묻고 이에 대한 응징을 가한 것이다.

미국의 시리아 정부군 공습은 역시 화학무기 참사에 책임을 물었던 지난해 4월 공습 이후 1년 만이자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두번째다.

이번 공습에는 지난해와 달리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동참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인 칸셰이쿤에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 공격을 가하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동원해 시리아 공군기지 한 곳을 공격한 바 있다.

올해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100발 등을 동원해 시리아 군사시설과 과학연구시설 등 3곳을 목표로 공습이 이뤄졌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습 규모는 작년의 2배이며 공습 목표물도 2곳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미군이 밝힌 공습 목표물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에 있는 화학무기 생산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과학 연구 시설, 서부 도시 홈스의 서쪽에 있는 화학무기 저장고와 군 전투지휘소 등 총 3곳이다. 홈스의 화학시설은 신경작용제인 사린 가스를 만드는 곳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전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B-1 전략폭격기도 전개했다. 프랑스와 영국군 전투기도 장거리 미사일을, 영국군 잠수함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과 동시에 TV로 발표한 연설에서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화학무기와 관련한 목표에 정밀타격을 명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가리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 괴물의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번 보복 공격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시리아 공습 명령을 확인했다.

메이 총리는 "시리아 공습은 세계 어디서든 화학무기 사용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고"라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며 "우리 대응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제조·사용 능력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미국 시간) 트위터에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경고한 후 이뤄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시리아 군사 개입 확대 전략이 러시아, 이란과의 갈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습을 고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 다음 날에는 "시리아 공격이 언제 일어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날 단발성 공격으로 행동에 옮겼다.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를 포함해 시리아군을 돕는 러시아와 이란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제정세는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아사드 정권의 최대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동시에 압박했다.

그는 "이란과 러시아에 묻겠다. 어느 나라가 무고한 남성, 여성, 어린이에 대한 대량 학살과 연관되고 싶어하는가"라며 "불량국가, 잔혹한 폭군, 사람을 죽이려 드는 독재자를 부추기면 어느 나라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보복 공습 결정에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리아 전략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번 공습이 화학무기 의혹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진상조사를 막기 위한 의도라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이번 공격은 실패할 운명"이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의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공습 직후 트위터에 "선한 영혼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썼다.

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후원자인 러시아와 이란도 이번 공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습 9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세계 최대의 화학무기 보유국인 미국이 다른 나라를 비난할 도덕적 권리는 없다"며 "이번 공격의 모든 책임은 미국, 영국, 프랑스에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의 알렉산드르 셰린 제1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범죄자라는 말도 모자란다. 그를 현대사의 두 번째 히틀러로 불러도 좋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란 외교부는 성명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도 없이 군사공격을 감행했다"며 명백한 국제규범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부는 이번 공습이 자칫 러시아와 이란 등의 보복공격으로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극히 제한된 목표물을 타깃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해 상황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리아 보안기관 관계자는 이번에 홈스지역 군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민간인 수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와 미리 조율하거나 이를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리아 정부를 직접 겨냥하되 러시아군이 연루될 위험을 줄이고자 목표물을 특정했다고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밝혔다.

매티스 장관도 일단 이번 공습은 일회성 공격으로 끝났으며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공격은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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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4 19:37:43
    • 수정2018-04-14 19: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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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영국, 프랑스군과 함께 14일 새벽 4시쯤(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시설에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7일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70명 이상이 숨진 참사의 책임을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묻고 이에 대한 응징을 가한 것이다.

미국의 시리아 정부군 공습은 역시 화학무기 참사에 책임을 물었던 지난해 4월 공습 이후 1년 만이자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두번째다.

이번 공습에는 지난해와 달리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동참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인 칸셰이쿤에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 공격을 가하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동원해 시리아 공군기지 한 곳을 공격한 바 있다.

올해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100발 등을 동원해 시리아 군사시설과 과학연구시설 등 3곳을 목표로 공습이 이뤄졌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습 규모는 작년의 2배이며 공습 목표물도 2곳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미군이 밝힌 공습 목표물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에 있는 화학무기 생산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과학 연구 시설, 서부 도시 홈스의 서쪽에 있는 화학무기 저장고와 군 전투지휘소 등 총 3곳이다. 홈스의 화학시설은 신경작용제인 사린 가스를 만드는 곳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전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B-1 전략폭격기도 전개했다. 프랑스와 영국군 전투기도 장거리 미사일을, 영국군 잠수함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과 동시에 TV로 발표한 연설에서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화학무기와 관련한 목표에 정밀타격을 명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가리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 괴물의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번 보복 공격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시리아 공습 명령을 확인했다.

메이 총리는 "시리아 공습은 세계 어디서든 화학무기 사용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고"라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며 "우리 대응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제조·사용 능력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미국 시간) 트위터에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경고한 후 이뤄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시리아 군사 개입 확대 전략이 러시아, 이란과의 갈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습을 고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 다음 날에는 "시리아 공격이 언제 일어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날 단발성 공격으로 행동에 옮겼다.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를 포함해 시리아군을 돕는 러시아와 이란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제정세는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아사드 정권의 최대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동시에 압박했다.

그는 "이란과 러시아에 묻겠다. 어느 나라가 무고한 남성, 여성, 어린이에 대한 대량 학살과 연관되고 싶어하는가"라며 "불량국가, 잔혹한 폭군, 사람을 죽이려 드는 독재자를 부추기면 어느 나라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보복 공습 결정에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리아 전략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번 공습이 화학무기 의혹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진상조사를 막기 위한 의도라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이번 공격은 실패할 운명"이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의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공습 직후 트위터에 "선한 영혼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썼다.

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후원자인 러시아와 이란도 이번 공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습 9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세계 최대의 화학무기 보유국인 미국이 다른 나라를 비난할 도덕적 권리는 없다"며 "이번 공격의 모든 책임은 미국, 영국, 프랑스에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의 알렉산드르 셰린 제1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범죄자라는 말도 모자란다. 그를 현대사의 두 번째 히틀러로 불러도 좋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란 외교부는 성명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도 없이 군사공격을 감행했다"며 명백한 국제규범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부는 이번 공습이 자칫 러시아와 이란 등의 보복공격으로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극히 제한된 목표물을 타깃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해 상황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리아 보안기관 관계자는 이번에 홈스지역 군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민간인 수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와 미리 조율하거나 이를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리아 정부를 직접 겨냥하되 러시아군이 연루될 위험을 줄이고자 목표물을 특정했다고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밝혔다.

매티스 장관도 일단 이번 공습은 일회성 공격으로 끝났으며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공격은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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