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황사에 경기 ‘취소’, 스모그는 ‘강행’…적절한가?

입력 2018.04.15 (21:23) 수정 2018.04.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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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남부 지방은 올들어 가장 짙은 황사로 프로야구 경기까지 취소됐습니다.

광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보다 10배 이상 치솟아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는 크게 늘지 않고, 계속 '보통'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전체 미세먼지 가운데 초미세먼지의 비율은 10%를 넘지 못했습니다.

황사는 모래 먼지여서 입자가 큰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황사는 대부분 호흡기에 걸러집니다.

그러나 오염 물질이 모인 스모그 때는 몸속 깊숙히 침투하는 초미세먼지의 비율이 최대 90%까지 높아집니다.

황사보다는 스모그가 훨씬 해로운 셈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황사에는 취소되는 프로야구 경기가 스모그 때는 강행되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져 경기 시작이 지연된 프로야구 광주 구장.

농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자 결국, 경기 취소가 발표됩니다.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합니다.

[강지연/광주광역시 광산구 : "주말이라 날씨는 미세먼지도 많아서 그래도 혹시나 해서 왔는데 이렇게 경기가 취소돼서 좀 서운하고요."]

지난 6일 미세먼지 탓에 세 경기가 취소된 이후 올 시즌 벌써 두 번째입니다.

미세먼지가 치솟은 원인은 모두 황사였습니다.

그런데 전국에 짙은 스모그가 나타난 지난달 25일, 초미세먼지 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전국 5개 구장에서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오늘보다 훨씬 낮았지만, 인체에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 농도는 3배 넘게 높았습니다.

유해 중금속인 납의 농도는 무려 37배나 더 높았습니다.

야구 경기 취소 등의 운영 규정이 초미세먼지가 아닌 미세먼지로만 돼 있어 생긴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선수와 관중의 건강 유해성을 고려해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황승식/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건강 영향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는 초미세먼지 기준으로 바꿔야만 경기 취소라든지 진행이라든지 이런 결정할 때 필요한 기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또 마라톤과 축구 등 다른 야외 경기도 경기 특성에 맞는 초미세먼지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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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5 21:25:19
    • 수정2018-04-16 08: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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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남부 지방은 올들어 가장 짙은 황사로 프로야구 경기까지 취소됐습니다. 광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보다 10배 이상 치솟아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는 크게 늘지 않고, 계속 '보통'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전체 미세먼지 가운데 초미세먼지의 비율은 10%를 넘지 못했습니다. 황사는 모래 먼지여서 입자가 큰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황사는 대부분 호흡기에 걸러집니다. 그러나 오염 물질이 모인 스모그 때는 몸속 깊숙히 침투하는 초미세먼지의 비율이 최대 90%까지 높아집니다. 황사보다는 스모그가 훨씬 해로운 셈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황사에는 취소되는 프로야구 경기가 스모그 때는 강행되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져 경기 시작이 지연된 프로야구 광주 구장. 농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자 결국, 경기 취소가 발표됩니다.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합니다. [강지연/광주광역시 광산구 : "주말이라 날씨는 미세먼지도 많아서 그래도 혹시나 해서 왔는데 이렇게 경기가 취소돼서 좀 서운하고요."] 지난 6일 미세먼지 탓에 세 경기가 취소된 이후 올 시즌 벌써 두 번째입니다. 미세먼지가 치솟은 원인은 모두 황사였습니다. 그런데 전국에 짙은 스모그가 나타난 지난달 25일, 초미세먼지 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전국 5개 구장에서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오늘보다 훨씬 낮았지만, 인체에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 농도는 3배 넘게 높았습니다. 유해 중금속인 납의 농도는 무려 37배나 더 높았습니다. 야구 경기 취소 등의 운영 규정이 초미세먼지가 아닌 미세먼지로만 돼 있어 생긴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선수와 관중의 건강 유해성을 고려해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황승식/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건강 영향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는 초미세먼지 기준으로 바꿔야만 경기 취소라든지 진행이라든지 이런 결정할 때 필요한 기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또 마라톤과 축구 등 다른 야외 경기도 경기 특성에 맞는 초미세먼지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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