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기자 암살 6개월…루슈디 등 작가도 “의혹 철저 규명하라”

입력 2018.04.17 (21:27) 수정 2018.04.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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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차량에 설치된 원격 폭발물이 터지며 목숨을 잃은 몰타의 탐사전문 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의 암살 6개월을 맞아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16일 밤(현지시간) 몰타 수도 발레타,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곳곳에서는 갈리치아 기자를 추모하는 철야 행사가 일제히 열렸다.

갈리치아 기자의 생전 사진과 함께 '갈라치아를 위한 정의를'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추모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몰타 당국의 미온적인 수사 의지를 비판하며, 미궁에 처한 그의 암살 배후를 밝혀낼 것을 촉구했다.

직접 만든 블로그에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를 비롯한 몰타 유력 인사들의 비리를 쉼 없이 폭로해 '1인 위키리크스'라는 평가를 받아온 갈리치아 기자는 작년 10월 소형차를 몰고 외출하다가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며 자택 근처인 몰타 섬 북부 모스타에서 53세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한 회사의 소유주가 무스카트 총리의 부인이라고 언급해 몰타의 조기 총선을 촉발하기도 한 그의 죽음은 평화로운 휴양지로 비치던 유럽연합(EU) 최소국 몰타 이면의 그림자를 드러내며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직후 유가족과 시민 단체에 의해 사퇴 압력에 직면한 무스카트 총리는 갈리치아 기자의 암살 사건 진상을 밝힐 실마리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100만 유로(약 13억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철저한 수사를 공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암살 배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몰타 경찰은 갈리치아 기자를 살해한 용의자로 몰타 국적의 남성 3명을 붙잡아 기소했으나,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런던에서 열린 추모식에 자리를 함께 한 갈라치아 기자의 두 아들은 "살해범뿐 아니라, 어머니가 기사를 통해 폭로한 범죄들 역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무스카트 총리 등 생전 갈리치아 기자가 의혹을 제기했던 무스카트 총리 등을 겨냥했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탐사보도 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장남 매튜 가루아나 갈리치아(32)는 "현재 몰타에서는 어머니의 살해범뿐 아니라 어머니가 보도했던 부패의 당사자들이 전혀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레타 대성당에서 열린 추모 미사를 집전한 찰스 시클루나 몰타 대주교는 신자들에게 "몰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단결, 정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인들의 국제 단체인 국제펜클럽도 갈리치아 기자 암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가세했다.

인도계 영국작가 살만 루슈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에트우드 등 유명 작가를 비롯한 이 단체 회원 250여 명은 이날 공개한 서한에서 "진행 중인 몰타 당국의 수사는 국제인권법이 요구하는 독립성, 객관성, 유효성의 기준에 미달한다"며 몰타 당국이 보다 진정성 있는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디 차이트,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독일 언론 18곳은 갈리치아 기자를 기리기 위해 '다프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그가 생전 미완성으로 남긴 취재와 기사를 완성, 17일부터 이 결과물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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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7 21:27:25
    • 수정2018-04-17 21:28:54
    국제
작년 10월 차량에 설치된 원격 폭발물이 터지며 목숨을 잃은 몰타의 탐사전문 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의 암살 6개월을 맞아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16일 밤(현지시간) 몰타 수도 발레타,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곳곳에서는 갈리치아 기자를 추모하는 철야 행사가 일제히 열렸다.

갈리치아 기자의 생전 사진과 함께 '갈라치아를 위한 정의를'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추모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몰타 당국의 미온적인 수사 의지를 비판하며, 미궁에 처한 그의 암살 배후를 밝혀낼 것을 촉구했다.

직접 만든 블로그에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를 비롯한 몰타 유력 인사들의 비리를 쉼 없이 폭로해 '1인 위키리크스'라는 평가를 받아온 갈리치아 기자는 작년 10월 소형차를 몰고 외출하다가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며 자택 근처인 몰타 섬 북부 모스타에서 53세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한 회사의 소유주가 무스카트 총리의 부인이라고 언급해 몰타의 조기 총선을 촉발하기도 한 그의 죽음은 평화로운 휴양지로 비치던 유럽연합(EU) 최소국 몰타 이면의 그림자를 드러내며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직후 유가족과 시민 단체에 의해 사퇴 압력에 직면한 무스카트 총리는 갈리치아 기자의 암살 사건 진상을 밝힐 실마리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100만 유로(약 13억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철저한 수사를 공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암살 배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몰타 경찰은 갈리치아 기자를 살해한 용의자로 몰타 국적의 남성 3명을 붙잡아 기소했으나,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런던에서 열린 추모식에 자리를 함께 한 갈라치아 기자의 두 아들은 "살해범뿐 아니라, 어머니가 기사를 통해 폭로한 범죄들 역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무스카트 총리 등 생전 갈리치아 기자가 의혹을 제기했던 무스카트 총리 등을 겨냥했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탐사보도 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장남 매튜 가루아나 갈리치아(32)는 "현재 몰타에서는 어머니의 살해범뿐 아니라 어머니가 보도했던 부패의 당사자들이 전혀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레타 대성당에서 열린 추모 미사를 집전한 찰스 시클루나 몰타 대주교는 신자들에게 "몰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단결, 정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인들의 국제 단체인 국제펜클럽도 갈리치아 기자 암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가세했다.

인도계 영국작가 살만 루슈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에트우드 등 유명 작가를 비롯한 이 단체 회원 250여 명은 이날 공개한 서한에서 "진행 중인 몰타 당국의 수사는 국제인권법이 요구하는 독립성, 객관성, 유효성의 기준에 미달한다"며 몰타 당국이 보다 진정성 있는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디 차이트,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독일 언론 18곳은 갈리치아 기자를 기리기 위해 '다프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그가 생전 미완성으로 남긴 취재와 기사를 완성, 17일부터 이 결과물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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