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댓글에도 ‘출렁’…댓글 조작의 심리학

입력 2018.04.19 (06:33) 수정 2018.04.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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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댓글이 정치적인 여론몰이에 악용되는 건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댓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또, 해결책은 있는 것인지 신방실 기자가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들.

포털에 올라온 뉴스 기사를 읽을 때 본문보다 댓글에 먼저 눈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영신/대학생 : "일단 기사를 볼 때 기사 제목을 보고 댓글을 보고 댓글 반응을 보고 나서 다시 기사를 보는 편이에요."]

[임연진/대학생 : "처음 댓글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에 따라서 사람들 반응이 좌우되는 것 같고..."]

최근 여론몰이에 댓글이 주로 활용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댓글이 정치인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을까?

실험 참가자들에게 익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기사와 함께 "제발 나오지 좀 마라!" 같은 별다른 근거 없는 단순 비난형 댓글을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해당 정치인에 대한 투표 의향이 뚜렷하게 감소했습니다.

[전우영/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 "타당성의 정도가 매우 낮은, 아무 근거가 없는 댓글조차도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실험 결과가 보여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사소한 댓글이라도 읽는 순간 뇌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사실로 입력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부정적인 댓글이 조작이었다고 정정했더니 투표 의향이 원래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전우영/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 "잘못된 댓글 때문에 사람들의 판단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이 사실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준다면...판단이 왜곡되는 것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댓글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조작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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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9 06:33:00
    • 수정2018-04-19 0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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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이 정치적인 여론몰이에 악용되는 건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댓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또, 해결책은 있는 것인지 신방실 기자가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들.

포털에 올라온 뉴스 기사를 읽을 때 본문보다 댓글에 먼저 눈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영신/대학생 : "일단 기사를 볼 때 기사 제목을 보고 댓글을 보고 댓글 반응을 보고 나서 다시 기사를 보는 편이에요."]

[임연진/대학생 : "처음 댓글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에 따라서 사람들 반응이 좌우되는 것 같고..."]

최근 여론몰이에 댓글이 주로 활용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댓글이 정치인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을까?

실험 참가자들에게 익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기사와 함께 "제발 나오지 좀 마라!" 같은 별다른 근거 없는 단순 비난형 댓글을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해당 정치인에 대한 투표 의향이 뚜렷하게 감소했습니다.

[전우영/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 "타당성의 정도가 매우 낮은, 아무 근거가 없는 댓글조차도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실험 결과가 보여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사소한 댓글이라도 읽는 순간 뇌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사실로 입력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부정적인 댓글이 조작이었다고 정정했더니 투표 의향이 원래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전우영/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 "잘못된 댓글 때문에 사람들의 판단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이 사실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준다면...판단이 왜곡되는 것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댓글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조작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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