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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기도 전에 입양권유…자립 방해하는 정부 정책
입력 2018.04.19 (06:41) 수정 2018.04.19 (07:06)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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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는 해외 입양1위, '아동 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은 늘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아이를 '보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신이 알려진 순간, 처음 듣는 건 '아이를 지우라'는 말입니다.

[미혼모/임신 6개월/음성변조 : "(아이 아빠가) 병원을 가라고. 그 병원가란 얘기가, 낙태에 대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도 낳는다면 이번엔 '아이를 보내라'고 합니다.

[미혼모/음성변조 : "새 출발 하는게 어떻겠냐 이러면서, 애를 보내는게 어떻겠느냐고 계속 말해요. 출산 전에도 그렇고 출산 후에도 그렇고..."]

취재진이 만난 미혼모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아이의 입양을 권고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엄마의 인생을 위해서 아이를 보내라는 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보다 포기하기 쉽게 만드는건 아닐까요?

이 미혼모는 곧 보호 시설을 나와야 하는데, 무슨 돈으로 아이를 키울 지 걱정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양육비가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OO/4살 아이 엄마 : "양육비가 조금만 더... 13만원이라는 돈으로 아이를 키우기에는 너무 적은 돈이어서요."]

정부 지원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는 최고 18만원.

그나마 가족과 단절을 증명하고 수많은 서류를 내야해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혼모 : "기저귀랑 분유지원제도가 있었는데 안된다는 거에요. 아버지 재산이 있다고..."]

[미혼모 : "몇백 장을 뗀 것 같아요. 아기 태어나고 지원받으려고 여기저기 제출한 서류만..."]

열심히 일해 아이를 키워보려고 할 땐 또 다른 벽이 가로 막습니다.

매일 8시간씩 계약직으로 일하는 오 선씨.

아이들이 커가면서 일을 더 하고 싶지만 망설여 집니다.

한달 벌이가 4인 가족 생계급여 기준인 134만 원을 넘으면 기초수급자 지원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오 선/3남매 엄마 : "얼마 하면(얼마 정도 벌면) 애들 교육비가 끊기고 또 얼마 하면 의료지원이 끊기고 한마디로 박탈 시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무서워서 못나가겠다는 거예요."]

부업이라도 하려던 한 미혼모는 구청 전화를 받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정OO/8살 아이 엄마 : "소득이 찍히면 득달같이 전화와요. 수입잡혔다고. 그러시면 안된다고..."]

정부 지원 체계가 오히려 엄마의 자립의지를 꺽는 현실.

결국 미혼모에겐 일하는 걸 포기하고 기초 수급자로 남든지, 아니면 평생 근로 빈곤층으로 살아야 하는 두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

[김지현/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특정 월령의 영아를 가진 미혼모들에게는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지원을 유지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엄마이기를 포기하는 순간 정부 지원은 달라집니다.

아이를 맡은 복지시설은 정부로 부터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한달 평균 128만원을 받습니다.

입양 알선 기관은 한 아이 당 최고 270만 원의 수수료를, 또 아이의 입양이 철회돼 돌아오면 파양 비용까지 받습니다.

[노혜련/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원가정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어떤 사회건강을 위해서나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나 훨씬 더 좋은 바람직한 방법이죠. 근데 우리는 그 돕는 것보다는 쉽게 포기해서 대신 키워주는 데 더 많은 돈을 들이고 그걸 너무 쉽게 하는 거예요."]

엄마 보다는 보육시설 지원에 맞춰진 출산 정책.

모성의 단절을 요구하는 이같은 현실 때문인지, 입양 가는 아이의 90%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 낳기도 전에 입양권유…자립 방해하는 정부 정책
    • 입력 2018-04-19 06:45:26
    • 수정2018-04-19 07:06:25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는 해외 입양1위, '아동 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은 늘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아이를 '보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신이 알려진 순간, 처음 듣는 건 '아이를 지우라'는 말입니다.

[미혼모/임신 6개월/음성변조 : "(아이 아빠가) 병원을 가라고. 그 병원가란 얘기가, 낙태에 대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도 낳는다면 이번엔 '아이를 보내라'고 합니다.

[미혼모/음성변조 : "새 출발 하는게 어떻겠냐 이러면서, 애를 보내는게 어떻겠느냐고 계속 말해요. 출산 전에도 그렇고 출산 후에도 그렇고..."]

취재진이 만난 미혼모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아이의 입양을 권고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엄마의 인생을 위해서 아이를 보내라는 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보다 포기하기 쉽게 만드는건 아닐까요?

이 미혼모는 곧 보호 시설을 나와야 하는데, 무슨 돈으로 아이를 키울 지 걱정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양육비가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OO/4살 아이 엄마 : "양육비가 조금만 더... 13만원이라는 돈으로 아이를 키우기에는 너무 적은 돈이어서요."]

정부 지원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는 최고 18만원.

그나마 가족과 단절을 증명하고 수많은 서류를 내야해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혼모 : "기저귀랑 분유지원제도가 있었는데 안된다는 거에요. 아버지 재산이 있다고..."]

[미혼모 : "몇백 장을 뗀 것 같아요. 아기 태어나고 지원받으려고 여기저기 제출한 서류만..."]

열심히 일해 아이를 키워보려고 할 땐 또 다른 벽이 가로 막습니다.

매일 8시간씩 계약직으로 일하는 오 선씨.

아이들이 커가면서 일을 더 하고 싶지만 망설여 집니다.

한달 벌이가 4인 가족 생계급여 기준인 134만 원을 넘으면 기초수급자 지원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오 선/3남매 엄마 : "얼마 하면(얼마 정도 벌면) 애들 교육비가 끊기고 또 얼마 하면 의료지원이 끊기고 한마디로 박탈 시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무서워서 못나가겠다는 거예요."]

부업이라도 하려던 한 미혼모는 구청 전화를 받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정OO/8살 아이 엄마 : "소득이 찍히면 득달같이 전화와요. 수입잡혔다고. 그러시면 안된다고..."]

정부 지원 체계가 오히려 엄마의 자립의지를 꺽는 현실.

결국 미혼모에겐 일하는 걸 포기하고 기초 수급자로 남든지, 아니면 평생 근로 빈곤층으로 살아야 하는 두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

[김지현/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특정 월령의 영아를 가진 미혼모들에게는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지원을 유지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엄마이기를 포기하는 순간 정부 지원은 달라집니다.

아이를 맡은 복지시설은 정부로 부터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한달 평균 128만원을 받습니다.

입양 알선 기관은 한 아이 당 최고 270만 원의 수수료를, 또 아이의 입양이 철회돼 돌아오면 파양 비용까지 받습니다.

[노혜련/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원가정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어떤 사회건강을 위해서나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나 훨씬 더 좋은 바람직한 방법이죠. 근데 우리는 그 돕는 것보다는 쉽게 포기해서 대신 키워주는 데 더 많은 돈을 들이고 그걸 너무 쉽게 하는 거예요."]

엄마 보다는 보육시설 지원에 맞춰진 출산 정책.

모성의 단절을 요구하는 이같은 현실 때문인지, 입양 가는 아이의 90%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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