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댓글 시스템 근본적 수술 필요

입력 2018.04.19 (07:42) 수정 2018.04.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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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객원해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올해 초 저지른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익명의 공간으로 방치돼온 인터넷 댓글 문화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 절실히 보여줍니다. 익명을 통한 인신공격이나 막말 등의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는 가운데 댓글이 조직적인 여론조작의 도구로 악용돼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네이버 댓글의 공감 수를 늘리는 데 여러 개의 반복적인 명령을 클릭 한 번으로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매크로’라는 프로그램이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를 막지 못한 포털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털 플랫폼 내에서는 뉴스를 읽고 댓글을 달고 공감, 추천하게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메인화면이나 랭킹에 오를 수 있게 해놓으면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세력이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털들은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 조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고, 입법을 통한 댓글 정책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업적 목적으로만 진화해온 포털 댓글 시스템의 근본적 수술이 필요합니다. 막말과 인신공격성 댓글, 가짜 뉴스를 방지하기 위해 실명 댓글 문화를 확산시켜야 하며, 매크로 프로그램처럼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댓글 작업을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도 강화돼야 합니다. 이번 댓글 조작 의혹 역시 네이버가 특정 기사를 모바일 상단에 노출한 데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포털이 뉴스의 편집 기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SNS를 장악한 일부 세력이 여론을 가장해 우리 사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어가려는 시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여론이 특정 세력에 휘둘리는 결과를 피하고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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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9 07:47:25
    • 수정2018-04-19 07: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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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객원해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올해 초 저지른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익명의 공간으로 방치돼온 인터넷 댓글 문화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 절실히 보여줍니다. 익명을 통한 인신공격이나 막말 등의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는 가운데 댓글이 조직적인 여론조작의 도구로 악용돼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네이버 댓글의 공감 수를 늘리는 데 여러 개의 반복적인 명령을 클릭 한 번으로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매크로’라는 프로그램이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를 막지 못한 포털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털 플랫폼 내에서는 뉴스를 읽고 댓글을 달고 공감, 추천하게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메인화면이나 랭킹에 오를 수 있게 해놓으면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세력이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털들은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 조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고, 입법을 통한 댓글 정책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업적 목적으로만 진화해온 포털 댓글 시스템의 근본적 수술이 필요합니다. 막말과 인신공격성 댓글, 가짜 뉴스를 방지하기 위해 실명 댓글 문화를 확산시켜야 하며, 매크로 프로그램처럼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댓글 작업을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도 강화돼야 합니다. 이번 댓글 조작 의혹 역시 네이버가 특정 기사를 모바일 상단에 노출한 데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포털이 뉴스의 편집 기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SNS를 장악한 일부 세력이 여론을 가장해 우리 사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어가려는 시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여론이 특정 세력에 휘둘리는 결과를 피하고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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