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음 빅리거는? ‘오타니가 동경한 키쿠치’

입력 2018.04.19 (11:36) 수정 2018.04.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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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음 빅리거는? ‘오타니가 동경한 키쿠치’

日 다음 빅리거는? ‘오타니가 동경한 키쿠치’

역투하고 있는 키쿠치 유세이, 출처=gettyimages.com역투하고 있는 키쿠치 유세이, 출처=gettyimages.com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23)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흔들자 야구계의 시선이 일본 프로야구(NPB)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타니 다음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할 일본 선수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오타니가 동경했던 선배,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키쿠치 유세이다(26)다.

키쿠치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1.97(리그 1위)에 16승(1위) 6패, 탈삼진 217개(2위)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사와무라상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훌륭한 기록이다. 올 시즌도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3승(이하 18일 기준)에 평균 자책점 3.43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펼치고 있다.

키쿠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적인 면도 높이 인정받는다. 그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인 오타니가 동경했던 선수다. 키쿠치 역시 야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진지함은 오타니에 뒤지지 않는다.

고교 3학년 시절 패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키쿠치, 출처=NHK방송화면고교 3학년 시절 패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키쿠치, 출처=NHK방송화면

'팔을 자를 생각으로 던졌습니다.' 오타니가 동경한 정신력

"인생 마지막 시합이라 생각하고, 팔을 자르려고 생각했습니다." 키쿠치가 2009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일명 여름 고시엔 준결승전 패배 이후 일본 미디어와 나눈 인터뷰이다.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3학년이었던 키쿠치는 대회 준결승전에 부상으로 선발 등판 하지 못했다. 하지만 팀이 만루 위기에 몰리자 스스로 마운드로 올라갔다. 투혼에도 부상을 이겨내진 못했고, 실점하며 11구 만에 강판당했다. 경기 후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왼쪽 5번째 갈비뼈 골절이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가 고등학교 대회에 선수 생명을 걸고 던졌다. 오직 한 경기만을 생각한 혼신의 투구. 현명한 행동이라고 볼 순 없었다. 하지만 그 어리석은 행동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오타니, 목표였던 키쿠치를 넘다

이와테 현 출신인 오타니의 야구 인생에도 키쿠치는 큰 영향을 미쳤다. 오타니는 키쿠치를 따라 같은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오타니는 키쿠치를 동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우상이 아니라 넘어서야 할 목표였다. 키쿠치는 드래프트에서 고졸 출신으론 당시 역대 최다인 6개 구단의 1차 지명은 받았다. 오타니가 고등학교 진학 당시 천명한 목표는 키쿠치를 뛰어넘어 8개 구단의 1차 지명을 받는 것이었다.

프로에서도 두 선수의 맞대결은 빛났다. 2016년 9월 28일 오타니는 니혼햄의, 키쿠치는 세이부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오타니는 1안타 1볼넷 15탈삼진 완봉승의 완벽투로 니혼햄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키쿠치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오타니에게 밀렸다. 경기 후엔 "오타니가 대단한 투구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후배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키쿠치는 지난해 일본 좌완 투수로 가장 빠른 158km/h를 던졌다.키쿠치는 지난해 일본 좌완 투수로 가장 빠른 158km/h를 던졌다.

158km/h 키쿠치, 일본 최고의 좌완

키쿠치는 주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는 선수다. 속구 평균 구속은 148km/h고 슬라이더는 130km/h 중반대이다. 2017년 일본 좌완 투수로는 최고인 시속 158km를 던지기도 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도 갖추고 있다.

투구자세는 쓰리쿼터에 가깝다. 쓰리쿼터 폼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한다. 투구 동작에도 강점이 있다. 끝까지 공을 잘 숨길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일본 타자들도 기쿠치의 릴리스 포인트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평가다.

데뷔 초엔 볼넷 비율이 안 좋았지만, 2017년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은 '2.35BB/9'이며 삼진은 '10.4K/9'로 모두 준수한 편이다. 다만 잦은 부상은 위험요소이다. 2010년과 2013년에 어깨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2016년에야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키쿠치는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애리조나 데릭 홀 구단 사장도 이번 달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키쿠치 유세이는 이미 우리의 영입 희망 목록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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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4-19 14:20:30
    취재K
역투하고 있는 키쿠치 유세이, 출처=gettyimages.com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23)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흔들자 야구계의 시선이 일본 프로야구(NPB)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타니 다음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할 일본 선수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오타니가 동경했던 선배,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키쿠치 유세이다(26)다.

키쿠치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1.97(리그 1위)에 16승(1위) 6패, 탈삼진 217개(2위)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사와무라상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훌륭한 기록이다. 올 시즌도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3승(이하 18일 기준)에 평균 자책점 3.43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펼치고 있다.

키쿠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적인 면도 높이 인정받는다. 그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인 오타니가 동경했던 선수다. 키쿠치 역시 야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진지함은 오타니에 뒤지지 않는다.

고교 3학년 시절 패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키쿠치, 출처=NHK방송화면
'팔을 자를 생각으로 던졌습니다.' 오타니가 동경한 정신력

"인생 마지막 시합이라 생각하고, 팔을 자르려고 생각했습니다." 키쿠치가 2009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일명 여름 고시엔 준결승전 패배 이후 일본 미디어와 나눈 인터뷰이다.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3학년이었던 키쿠치는 대회 준결승전에 부상으로 선발 등판 하지 못했다. 하지만 팀이 만루 위기에 몰리자 스스로 마운드로 올라갔다. 투혼에도 부상을 이겨내진 못했고, 실점하며 11구 만에 강판당했다. 경기 후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왼쪽 5번째 갈비뼈 골절이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가 고등학교 대회에 선수 생명을 걸고 던졌다. 오직 한 경기만을 생각한 혼신의 투구. 현명한 행동이라고 볼 순 없었다. 하지만 그 어리석은 행동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오타니, 목표였던 키쿠치를 넘다

이와테 현 출신인 오타니의 야구 인생에도 키쿠치는 큰 영향을 미쳤다. 오타니는 키쿠치를 따라 같은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오타니는 키쿠치를 동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우상이 아니라 넘어서야 할 목표였다. 키쿠치는 드래프트에서 고졸 출신으론 당시 역대 최다인 6개 구단의 1차 지명은 받았다. 오타니가 고등학교 진학 당시 천명한 목표는 키쿠치를 뛰어넘어 8개 구단의 1차 지명을 받는 것이었다.

프로에서도 두 선수의 맞대결은 빛났다. 2016년 9월 28일 오타니는 니혼햄의, 키쿠치는 세이부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오타니는 1안타 1볼넷 15탈삼진 완봉승의 완벽투로 니혼햄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키쿠치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오타니에게 밀렸다. 경기 후엔 "오타니가 대단한 투구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후배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키쿠치는 지난해 일본 좌완 투수로 가장 빠른 158km/h를 던졌다.
158km/h 키쿠치, 일본 최고의 좌완

키쿠치는 주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는 선수다. 속구 평균 구속은 148km/h고 슬라이더는 130km/h 중반대이다. 2017년 일본 좌완 투수로는 최고인 시속 158km를 던지기도 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도 갖추고 있다.

투구자세는 쓰리쿼터에 가깝다. 쓰리쿼터 폼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한다. 투구 동작에도 강점이 있다. 끝까지 공을 잘 숨길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일본 타자들도 기쿠치의 릴리스 포인트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평가다.

데뷔 초엔 볼넷 비율이 안 좋았지만, 2017년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은 '2.35BB/9'이며 삼진은 '10.4K/9'로 모두 준수한 편이다. 다만 잦은 부상은 위험요소이다. 2010년과 2013년에 어깨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2016년에야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키쿠치는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애리조나 데릭 홀 구단 사장도 이번 달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키쿠치 유세이는 이미 우리의 영입 희망 목록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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