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정체성 등 비슷한 사람일수록 갈등 깊다”

입력 2018.04.19 (14:54) 수정 2018.04.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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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입사 동기. 공통점이 많으니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왜 그럴까?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일수록 더 깊은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KAIST 이원재 교수 연구팀은 지난 197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열린 F1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한 506건의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날씨가 좋을수록 폭력이나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폭력이나 살인 같은 극심한 갈등은 경제적 능력이나 지위에 차이가 큰 집단 간에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용자와 노동자, 권력자와 시민이 쉬운 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입사 동기나 형제, 자매처럼 지위가 비슷하고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더 깊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해 서로 승패가 비슷해 우위가 구분이 안 되면 본인이 모호해진다고 느껴, 상대를 이겨서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폭력적인 행위의 원인이 개인적 원한이나 욕망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원재 교수는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한 기존 연구들은 침팬지 등 동물이나 제한된 인간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인간을 관찰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한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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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지위·정체성 등 비슷한 사람일수록 갈등 깊다”
    • 입력 2018-04-19 14:54:59
    • 수정2018-04-19 15:12:34
    사회
같은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입사 동기. 공통점이 많으니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왜 그럴까?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일수록 더 깊은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KAIST 이원재 교수 연구팀은 지난 197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열린 F1 자동차 경주에서 발생한 506건의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나이가 비슷하고 실력이 우수할수록, 날씨가 좋을수록 폭력이나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폭력이나 살인 같은 극심한 갈등은 경제적 능력이나 지위에 차이가 큰 집단 간에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용자와 노동자, 권력자와 시민이 쉬운 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입사 동기나 형제, 자매처럼 지위가 비슷하고 정체성이 비슷할수록 더 깊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해 서로 승패가 비슷해 우위가 구분이 안 되면 본인이 모호해진다고 느껴, 상대를 이겨서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폭력적인 행위의 원인이 개인적 원한이나 욕망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원재 교수는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한 기존 연구들은 침팬지 등 동물이나 제한된 인간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인간을 관찰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한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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