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59년 통치…쿠바는 어디로?

입력 2018.04.19 (23:25) 수정 2018.04.1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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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상 마지막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인 쿠바에서 카스트로 형제의 59년 통치가 막을 내렸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지 국제부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박에스더 기자?

그러니까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바 혁명 이후 권력의 역사를 좀 살펴볼까요?

1959년 친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혁명이 성공하면서, 피델 카스트로가 총리에 등극. 사회주의 개혁으로 국가평의회 체제로 정부를 바꾼 뒤에 1976년 피델 카스트로가 의장이 되고, 그 뒤 그의 장기 집권. 2006년 건강 악화로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 임시로 권력이 이양됐고, 2008년에 라울이 국가평의회의장에 올라갑니다.

2016년 피델이 사망을 했는데, 2018년 오늘, 라울 카스트로가 공식적으로 미겔 디아스카넬에게 의장직을 넘겨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카스트로 형제의 장기 집권이 끝나는 거군요?

[기자]
그 뿐만 아니라, 혁명세대에서 혁명 이후 세대로 권력이 넘어간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데요.

디아스카넬이 혁명 다음해인 1960년에 태어났습니다.

디아스카넬은 청바지를 즐겨입는 비틀즈의 팬인데다, 쿠바 인터넷 접속 확대를 추진하고,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등 개방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카스트로 형제보다는 정치적 입지가 약할 수 있어요, 카스트로 형제는 독재 정권 타도 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자체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했는데요, 디아스카넬은 쿠바의 당면과제인 경제 활성화를 실제 업적으로 보여줘야겠죠.

[앵커]
개혁 성향 지도자에게 권력이 이양됐다면 쿠바가 앞으로 개혁개방을 더 강력히 추진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죠. 제가 2011년, 2015년, 2017년에 계속 쿠바를 방문했었는데요, 쿠바의 개혁은 2010년 이후에 이미 시작이 됐습니다.

식당, 숙박, 운송업 등 소규모 사업을 민간에 허용해서, 2010년 당시 5만명이던 자영업자가 현재 60만명까지 늘어났고요, 집이나 자동차 같은 개인 재산 소유도 가능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이민 개혁인데요, 정부 허가 없이도 외국에 나갈 수 있게 됐고, 외국에 머물면서도 쿠바인으로서의 권리를 유지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들로부터 외국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민간경제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게 주로 미국 자본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도를 보면 쿠바 바로 위에 미국 플로리다가 있죠, 이 사이가 160킬로미터로 배로 3시간이면 갑니다.

카스트로 집권기에 많은 쿠바인들이 미국에 넘어갔고요, 미국의 쿠바계 미국인이 2백만명에 달합니다.

2015년 미-쿠바 수교 이후에 그들의 자본이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회주의체제는 평등을 이상으로 하는데, 민간경제가 활성화되면 빈부격차가 생기지 않습니까?

[기자]
특히 쿠바의 화폐가 이원화돼 있어서, 빈부 격차를 더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국영기업에서 일하는 쿠바 노동자가 한달에 우리 돈 3만 5천원 정도를 받는데, 이게 국내용 화폐로 받는 거고요, 국제용 화폐는 그보다 24배가 비싸거든요, 자영업자들이 국제용 화폐로 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걱정돼서, 화폐 일원화를 미루고 있는데 시급한 과젭니다.

또 쿠바는 중국보다는 베트남식 개혁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소규모만 민간으로 돌리고, 큰 기간 사업은 계속 국영으로 가는 거죠, 그래도 개혁을 활성화해서 민간 부분이 확대되면 국가재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 의료 등 사회주의적 복지를 유지하는 것도 과젭니다.

[앵커]
쿠바는 분명 북한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카스트로 형제들도 자녀가 있죠?

[기자]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죠.

피델 카스트로만 혼내 혼외를 합해 자녀가 1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권력자로 키워지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수십년 이어지는 동안 쿠바는 관광업을 활성화해서 외화를 획득했습니다.

지금 쿠바 연 관광객이 5백만명인데, 10년 전에도 2백만명이 넘었었습니다.

쿠바인 2명 중 1명은 미국에 친척이 있습니다.

이처럼 쿠바인들이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던 것이, 쿠바가 북한보다 훨씬 더 빨리 개혁개방으로 길로 가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KBS 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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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 내린 59년 통치…쿠바는 어디로?
    • 입력 2018-04-19 23:31:43
    • 수정2018-04-19 23: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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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마지막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인 쿠바에서 카스트로 형제의 59년 통치가 막을 내렸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지 국제부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박에스더 기자?

그러니까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바 혁명 이후 권력의 역사를 좀 살펴볼까요?

1959년 친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혁명이 성공하면서, 피델 카스트로가 총리에 등극. 사회주의 개혁으로 국가평의회 체제로 정부를 바꾼 뒤에 1976년 피델 카스트로가 의장이 되고, 그 뒤 그의 장기 집권. 2006년 건강 악화로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 임시로 권력이 이양됐고, 2008년에 라울이 국가평의회의장에 올라갑니다.

2016년 피델이 사망을 했는데, 2018년 오늘, 라울 카스트로가 공식적으로 미겔 디아스카넬에게 의장직을 넘겨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카스트로 형제의 장기 집권이 끝나는 거군요?

[기자]
그 뿐만 아니라, 혁명세대에서 혁명 이후 세대로 권력이 넘어간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데요.

디아스카넬이 혁명 다음해인 1960년에 태어났습니다.

디아스카넬은 청바지를 즐겨입는 비틀즈의 팬인데다, 쿠바 인터넷 접속 확대를 추진하고,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등 개방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카스트로 형제보다는 정치적 입지가 약할 수 있어요, 카스트로 형제는 독재 정권 타도 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자체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했는데요, 디아스카넬은 쿠바의 당면과제인 경제 활성화를 실제 업적으로 보여줘야겠죠.

[앵커]
개혁 성향 지도자에게 권력이 이양됐다면 쿠바가 앞으로 개혁개방을 더 강력히 추진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죠. 제가 2011년, 2015년, 2017년에 계속 쿠바를 방문했었는데요, 쿠바의 개혁은 2010년 이후에 이미 시작이 됐습니다.

식당, 숙박, 운송업 등 소규모 사업을 민간에 허용해서, 2010년 당시 5만명이던 자영업자가 현재 60만명까지 늘어났고요, 집이나 자동차 같은 개인 재산 소유도 가능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이민 개혁인데요, 정부 허가 없이도 외국에 나갈 수 있게 됐고, 외국에 머물면서도 쿠바인으로서의 권리를 유지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들로부터 외국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민간경제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게 주로 미국 자본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도를 보면 쿠바 바로 위에 미국 플로리다가 있죠, 이 사이가 160킬로미터로 배로 3시간이면 갑니다.

카스트로 집권기에 많은 쿠바인들이 미국에 넘어갔고요, 미국의 쿠바계 미국인이 2백만명에 달합니다.

2015년 미-쿠바 수교 이후에 그들의 자본이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회주의체제는 평등을 이상으로 하는데, 민간경제가 활성화되면 빈부격차가 생기지 않습니까?

[기자]
특히 쿠바의 화폐가 이원화돼 있어서, 빈부 격차를 더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국영기업에서 일하는 쿠바 노동자가 한달에 우리 돈 3만 5천원 정도를 받는데, 이게 국내용 화폐로 받는 거고요, 국제용 화폐는 그보다 24배가 비싸거든요, 자영업자들이 국제용 화폐로 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걱정돼서, 화폐 일원화를 미루고 있는데 시급한 과젭니다.

또 쿠바는 중국보다는 베트남식 개혁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소규모만 민간으로 돌리고, 큰 기간 사업은 계속 국영으로 가는 거죠, 그래도 개혁을 활성화해서 민간 부분이 확대되면 국가재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 의료 등 사회주의적 복지를 유지하는 것도 과젭니다.

[앵커]
쿠바는 분명 북한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카스트로 형제들도 자녀가 있죠?

[기자]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죠.

피델 카스트로만 혼내 혼외를 합해 자녀가 1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권력자로 키워지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수십년 이어지는 동안 쿠바는 관광업을 활성화해서 외화를 획득했습니다.

지금 쿠바 연 관광객이 5백만명인데, 10년 전에도 2백만명이 넘었었습니다.

쿠바인 2명 중 1명은 미국에 친척이 있습니다.

이처럼 쿠바인들이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던 것이, 쿠바가 북한보다 훨씬 더 빨리 개혁개방으로 길로 가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KBS 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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