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찍었다!” 위르겐 힌츠페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 ‘위르겐 힌츠페터’.

그가 촬영한 1980년 5월 당시 광주의 생생한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힌츠페터 스토리>가 개봉소식과 함께 그에 대한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당긴 인물로서의 평가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힌츠페터 스토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그날 광주의 영상을 담아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위르겐 힌츠페터’의 한국과의 인연은 1974년 9월 26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출범을 취재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그는 1980년 5월 20일 광주에서 발생한 5.18민주화 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맨 ‘헤닝 루모어’와 광주시에 잠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에서의 취재를 마치고 이튿날 무사히 광주를 빠져나왔지만 삼엄한 검문 때문에 촬영한 필름을 알리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첩보작전을 방불케한 과정을 거쳐 독일 방송국 ARD에 넘기는데 성공한다. 그의 이러한 노력으로 당시 전두환 군부정권이 숨기려고 했던 광주의 참혹한 진실과 민주화 운동을 전 세계로 알리는데 기여했다. 이후 독일에서 방영된 <기로에선 한국> 다큐멘터리는 ‘광주비디오’라는 이름으로 암암리에 대학가에 상영이 되었고, 이후 6월 항쟁을 앞당기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1986년 11월 광화문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촬영하던 중에 사복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척추와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 중상으로 그는 결국 1995년 기자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는 ‘한평생 광주에서의 참혹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으며, 2005년 5월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나를 광주에 안장해달라’는 말을 전하며 큰 울림을 주었던 ‘위르겐 힌츠페터’는 2016년 1월 25일 광화문 시위 당시 입은 중상으로 인한 지병으로 향년 78세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가 사망한 후에 그의 마지막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의 일부를 항아리에 담아서 그를 기리는 비석과 함께 5.18 구묘역 입구에 안치했다.

‘죽음의 공포를 무릅쓴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한국인의 양심을 깨워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로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한 역대 첫 외국인 ‘위르겐 힌츠페터’는 작년 8월에 개봉해 1200만 관객을 동원했던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로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목숨을 걸고 광주를 취재한 ‘위르겐 힌츠페터’의 생생한 영상과 지금까지 공개되지 못했던 미공개 장면들은 5월 17일 <힌츠페터 스토리>를 통해서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