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기’와 ‘폐쇄’…차이와 의미는?

입력 2018.04.30 (06:43) 수정 2018.04.30 (07: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는 게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인데요, 이에 앞선 로동당 전원회의에서는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폐쇄와 폐기,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였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4월 21일 :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다."]

발표 다음날 북한은 공식 매체의 영문판을 통해서도 dismantle, 즉 '폐기'하겠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비핵화 단계에서 '폐기'는, 핵 시설을 영구히 쓰지 못하도록 해체 등 물리적 조치를 한다는 뜻입니다.

핵실험을 안 하겠다는 '유예(moratorium) 선언'과 핵시설 가동을 멈추는 '동결(freezing)', 가동을 못하게 하는 '불능화(disabling)'에 이은 가장 최종적인 단계입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용어의 특별한 차이나 뉘앙스를 따질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장 폐기 대신 폐쇄를 언급한 건, 핵실험 중지를 선언한 가운데 동결과 불능화로 이어지는 조치를 밟아나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교수 : "먼저 폐쇄라고 하는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폐쇄, 불능화, 완전한 핵폐기까지 가는, 단계적으로 북한이 진행을 하겠다는 비핵화 과정 자체를 은연 중에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해석됩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폐기 대신 폐쇄를 거론한 건, 미국과의 이후 협상을 염두에 둔 압박이라는 관측입니다.

핵실험장 등의 폐기를 위해선 체제 안전 보장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핵실험장 ‘폐기’와 ‘폐쇄’…차이와 의미는?
    • 입력 2018-04-30 06:53:59
    • 수정2018-04-30 07:58:57
    뉴스광장 1부
[앵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는 게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인데요, 이에 앞선 로동당 전원회의에서는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폐쇄와 폐기,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였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4월 21일 :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다."]

발표 다음날 북한은 공식 매체의 영문판을 통해서도 dismantle, 즉 '폐기'하겠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비핵화 단계에서 '폐기'는, 핵 시설을 영구히 쓰지 못하도록 해체 등 물리적 조치를 한다는 뜻입니다.

핵실험을 안 하겠다는 '유예(moratorium) 선언'과 핵시설 가동을 멈추는 '동결(freezing)', 가동을 못하게 하는 '불능화(disabling)'에 이은 가장 최종적인 단계입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용어의 특별한 차이나 뉘앙스를 따질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장 폐기 대신 폐쇄를 언급한 건, 핵실험 중지를 선언한 가운데 동결과 불능화로 이어지는 조치를 밟아나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교수 : "먼저 폐쇄라고 하는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폐쇄, 불능화, 완전한 핵폐기까지 가는, 단계적으로 북한이 진행을 하겠다는 비핵화 과정 자체를 은연 중에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해석됩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폐기 대신 폐쇄를 거론한 건, 미국과의 이후 협상을 염두에 둔 압박이라는 관측입니다.

핵실험장 등의 폐기를 위해선 체제 안전 보장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