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도 온종일 야외 노동…노동자들의 ‘한숨’

입력 2018.05.02 (06:24) 수정 2018.05.0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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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날씨에도 하루 종일 바깥에서 일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야외 노동자들을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서필원, 황기선 씨.

지난해 잇따라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필원/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참담했죠. 놀랐습니다. 재검까지 받고..."]

분리 수거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 석면이나 연탄재까지 수거했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마신 게 폐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황기선/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차 매연 다 마셨죠. 코를 풀면 시커먼 것이 나오고..."]

택배나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비슷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금세 숨이 차고 답답해지는데다 기능성 마스크의 경우 장 당 가격이 2천 원 정도여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미화원 : "갑갑하고 하니까 아무래도 벗어버리고 그래요."]

미세먼지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피부나 안구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야외 노동자들에게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유급휴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혁/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사람은 피할 수 있잖아요. '놀러가지 말아야지' 라든지, '나가지 말아야지' 이런데... 이 분들은 자기가 그게 업무이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기 힘든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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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에도 온종일 야외 노동…노동자들의 ‘한숨’
    • 입력 2018-05-02 06:26:37
    • 수정2018-05-02 06: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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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날씨에도 하루 종일 바깥에서 일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야외 노동자들을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서필원, 황기선 씨.

지난해 잇따라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필원/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참담했죠. 놀랐습니다. 재검까지 받고..."]

분리 수거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 석면이나 연탄재까지 수거했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마신 게 폐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황기선/환경미화원/폐암 판정 : "차 매연 다 마셨죠. 코를 풀면 시커먼 것이 나오고..."]

택배나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비슷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금세 숨이 차고 답답해지는데다 기능성 마스크의 경우 장 당 가격이 2천 원 정도여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미화원 : "갑갑하고 하니까 아무래도 벗어버리고 그래요."]

미세먼지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피부나 안구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야외 노동자들에게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유급휴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혁/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사람은 피할 수 있잖아요. '놀러가지 말아야지' 라든지, '나가지 말아야지' 이런데... 이 분들은 자기가 그게 업무이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기 힘든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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