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200만 원 짜리 망고…맛의 비밀은 “떨어질때까지 기다린다”

입력 2018.05.02 (13:43) 수정 2018.05.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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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타마고(タマゴ・달걀)'라는 '망고' 가 일본에 있다. 일본 남단 규슈의 특정 농가에서 재배되는 망고 상표다.

1일 도쿄 중심가의 한 고급 과일점에 전시된 태양의 타마고 1개의 값은 '3만 2,940엔', 우리 돈 3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매년 5월경부터 판매가 시작돼, 8월까지 백화점 과일 판매대와 고급 과일 체인점의 진열대 가장 앞을 장식해 팔려나간다. 어버이날 등 선물로 팔려나가는 용도도 많은데 평균 가격은 2만 엔 정도란다.

평균 가격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지난달 17일 첫 경매에 나온 태양의 타마고는 올해 첫 망고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져 2개에 40만 엔(400만 원 상당)에 낙찰되기도 했다.


같은 농가에서 출하된 망고라도 당도는 15도 이상, 무게 350g 이상에 색과 모양이 우수한 망고만이 '태양의 타마고'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올 수 있다. 태양의 타마고를 키워내는 농원에서도 13%만이 영광의 타이틀을 달 수 있다니 정성 가득 키워진 망고인 것은 맞는 듯하다.

하지만 망고 1개에 20~30만 원이라면 사실 합리적으로 수긍하기 힘든 가격. 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태양의 타마고'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20년째 인정받아오고 있고, 매년 1천 톤가량 팔려나간다.

2일 아사히 신문은 '태양의 타마고'의 비밀에 대해 '기다림'을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태양의 타마고의 맛의 비밀은 나무에서부터 자연적으로 떨어질 때까지 완전히 익히는 재배 방법에 있다."

즉 어느 정도 익은 망고를 나무에서 따 출하하는 방식이 아닌, 나무 밑에 망을 설치해 받아내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최대한 자연적으로 숙성시키는 방법을 쓴다는 이야기다. 더 익혔으니 더 맛있다는 간단한 논리다.

미야자키 망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다테 씨(72)가 망고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84년 오키나와에서였다. 당시 망고라 하면 동남아 수입품이 일반적으로 보통 운송 기간을 고려해 다 익지 않은 망고를 따서 들여오는 방식이었다. 현지에서 맛보는 다디단 망고와는 차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유통 방식.

오키나와에서 키우는 망고는 비교적 더 익힌 상태에서 따내 동남아 수입품과는 차별화를 이뤄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갈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접근한 것인 '완전히 익힌 망고'를 받아내는 수확법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 85년 일본 남단 규슈의 미야자키의 농가 8곳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의 '태양의 타마고'의 출발이었다.

"땅에 떨어져서 으깨진 망고가 제일 달아."라는 말이 망 수확법을 있게 했다는 다테 씨. 4년여의 노력 끝에 그 위에 떨어져도 망고 표면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 망을 완성했고, '태양의 타마고'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은 98년부터다. 올해는 태양의 타마고 20주년이기도 하다.


상품에 부가가치를 담아내는 정성과 노력, 그리고 이를 인정하고 소비하는 시장. 일본에서 태양의 타마고가 고소득 작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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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200만 원 짜리 망고…맛의 비밀은 “떨어질때까지 기다린다”
    • 입력 2018-05-02 13:43:09
    • 수정2018-05-02 14:01:24
    특파원 리포트
'태양의 타마고(タマゴ・달걀)'라는 '망고' 가 일본에 있다. 일본 남단 규슈의 특정 농가에서 재배되는 망고 상표다.

1일 도쿄 중심가의 한 고급 과일점에 전시된 태양의 타마고 1개의 값은 '3만 2,940엔', 우리 돈 3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매년 5월경부터 판매가 시작돼, 8월까지 백화점 과일 판매대와 고급 과일 체인점의 진열대 가장 앞을 장식해 팔려나간다. 어버이날 등 선물로 팔려나가는 용도도 많은데 평균 가격은 2만 엔 정도란다.

평균 가격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지난달 17일 첫 경매에 나온 태양의 타마고는 올해 첫 망고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져 2개에 40만 엔(400만 원 상당)에 낙찰되기도 했다.


같은 농가에서 출하된 망고라도 당도는 15도 이상, 무게 350g 이상에 색과 모양이 우수한 망고만이 '태양의 타마고'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올 수 있다. 태양의 타마고를 키워내는 농원에서도 13%만이 영광의 타이틀을 달 수 있다니 정성 가득 키워진 망고인 것은 맞는 듯하다.

하지만 망고 1개에 20~30만 원이라면 사실 합리적으로 수긍하기 힘든 가격. 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태양의 타마고'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20년째 인정받아오고 있고, 매년 1천 톤가량 팔려나간다.

2일 아사히 신문은 '태양의 타마고'의 비밀에 대해 '기다림'을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태양의 타마고의 맛의 비밀은 나무에서부터 자연적으로 떨어질 때까지 완전히 익히는 재배 방법에 있다."

즉 어느 정도 익은 망고를 나무에서 따 출하하는 방식이 아닌, 나무 밑에 망을 설치해 받아내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최대한 자연적으로 숙성시키는 방법을 쓴다는 이야기다. 더 익혔으니 더 맛있다는 간단한 논리다.

미야자키 망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다테 씨(72)가 망고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84년 오키나와에서였다. 당시 망고라 하면 동남아 수입품이 일반적으로 보통 운송 기간을 고려해 다 익지 않은 망고를 따서 들여오는 방식이었다. 현지에서 맛보는 다디단 망고와는 차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유통 방식.

오키나와에서 키우는 망고는 비교적 더 익힌 상태에서 따내 동남아 수입품과는 차별화를 이뤄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갈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접근한 것인 '완전히 익힌 망고'를 받아내는 수확법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 85년 일본 남단 규슈의 미야자키의 농가 8곳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의 '태양의 타마고'의 출발이었다.

"땅에 떨어져서 으깨진 망고가 제일 달아."라는 말이 망 수확법을 있게 했다는 다테 씨. 4년여의 노력 끝에 그 위에 떨어져도 망고 표면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 망을 완성했고, '태양의 타마고'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은 98년부터다. 올해는 태양의 타마고 20주년이기도 하다.


상품에 부가가치를 담아내는 정성과 노력, 그리고 이를 인정하고 소비하는 시장. 일본에서 태양의 타마고가 고소득 작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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