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투여’로 생리대 독성 판단?…“피부가 더 취약”
입력 2018.05.18 (12:32)
수정 2018.05.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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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약처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여기에 더해 독성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생리대가 방출하는 유해물질의 독성을 평가할 때 피부가 아니라 입으로 먹는 방식이 기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부에 직접 접촉해 쓰는 생리대, 하지만 식약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독성 평가 대상은 피부가 아니었습니다.
유해물질이 간 등에 미치는 영향, 즉 입으로 먹었을 때인 '경구 투여'가 기준이 됐습니다.
생리대 독성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준이 없고, 입으로 흡수됐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홍진태/지난해 9월/식품의약품안전처 생리대 안전검증위원 : "예민한 부분의 피부잖아요, 그곳이. 그렇기 때문에 흡수가 굉장히 높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피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돼 있습니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는 달랐습니다.
생리대가 직접 닿는 여성 외음부는 독성 물질이 입으로 유입됐을 경우보다 취약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념이라는 겁니다.
입으로 들어온 독성은 간을 거치며 30에서 최대 85%까지 해독됩니다.
그러나 여성 생식기의 경우 점막으로 이루어져 일반 피부보다도 혈류량이 많아 독성이 거의 100% 흡수됩니다.
[조현희/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화학물질은 외음부 주변의 임파선과 정맥으로 흡수가 되는데요. 정맥으로 흡수된 물질은 바로 자궁 동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궁 내막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생리대는 30~40년간 장기 사용합니다.
미량의 독성 물질이라도 오랜 시간 독성이 누적돼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도 생리대 사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식약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노출 경로가 피부인데도 불구하고 먹는 경구 투여를 가정해서 노출량을 산정하거나 독성 평가를 했을 때 오류가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실험 당시 독성 반응을 유발하는 가장 낮은 용량을 설정했고 평생 노출되는 것을 가정해 평가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식약처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여기에 더해 독성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생리대가 방출하는 유해물질의 독성을 평가할 때 피부가 아니라 입으로 먹는 방식이 기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부에 직접 접촉해 쓰는 생리대, 하지만 식약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독성 평가 대상은 피부가 아니었습니다.
유해물질이 간 등에 미치는 영향, 즉 입으로 먹었을 때인 '경구 투여'가 기준이 됐습니다.
생리대 독성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준이 없고, 입으로 흡수됐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홍진태/지난해 9월/식품의약품안전처 생리대 안전검증위원 : "예민한 부분의 피부잖아요, 그곳이. 그렇기 때문에 흡수가 굉장히 높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피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돼 있습니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는 달랐습니다.
생리대가 직접 닿는 여성 외음부는 독성 물질이 입으로 유입됐을 경우보다 취약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념이라는 겁니다.
입으로 들어온 독성은 간을 거치며 30에서 최대 85%까지 해독됩니다.
그러나 여성 생식기의 경우 점막으로 이루어져 일반 피부보다도 혈류량이 많아 독성이 거의 100% 흡수됩니다.
[조현희/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화학물질은 외음부 주변의 임파선과 정맥으로 흡수가 되는데요. 정맥으로 흡수된 물질은 바로 자궁 동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궁 내막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생리대는 30~40년간 장기 사용합니다.
미량의 독성 물질이라도 오랜 시간 독성이 누적돼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도 생리대 사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식약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노출 경로가 피부인데도 불구하고 먹는 경구 투여를 가정해서 노출량을 산정하거나 독성 평가를 했을 때 오류가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실험 당시 독성 반응을 유발하는 가장 낮은 용량을 설정했고 평생 노출되는 것을 가정해 평가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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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구 투여’로 생리대 독성 판단?…“피부가 더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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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18 12:33:29
- 수정2018-05-18 13:02:44
[앵커]
식약처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여기에 더해 독성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생리대가 방출하는 유해물질의 독성을 평가할 때 피부가 아니라 입으로 먹는 방식이 기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부에 직접 접촉해 쓰는 생리대, 하지만 식약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독성 평가 대상은 피부가 아니었습니다.
유해물질이 간 등에 미치는 영향, 즉 입으로 먹었을 때인 '경구 투여'가 기준이 됐습니다.
생리대 독성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준이 없고, 입으로 흡수됐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홍진태/지난해 9월/식품의약품안전처 생리대 안전검증위원 : "예민한 부분의 피부잖아요, 그곳이. 그렇기 때문에 흡수가 굉장히 높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피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돼 있습니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는 달랐습니다.
생리대가 직접 닿는 여성 외음부는 독성 물질이 입으로 유입됐을 경우보다 취약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념이라는 겁니다.
입으로 들어온 독성은 간을 거치며 30에서 최대 85%까지 해독됩니다.
그러나 여성 생식기의 경우 점막으로 이루어져 일반 피부보다도 혈류량이 많아 독성이 거의 100% 흡수됩니다.
[조현희/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화학물질은 외음부 주변의 임파선과 정맥으로 흡수가 되는데요. 정맥으로 흡수된 물질은 바로 자궁 동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궁 내막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생리대는 30~40년간 장기 사용합니다.
미량의 독성 물질이라도 오랜 시간 독성이 누적돼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도 생리대 사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식약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노출 경로가 피부인데도 불구하고 먹는 경구 투여를 가정해서 노출량을 산정하거나 독성 평가를 했을 때 오류가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실험 당시 독성 반응을 유발하는 가장 낮은 용량을 설정했고 평생 노출되는 것을 가정해 평가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식약처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여기에 더해 독성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생리대가 방출하는 유해물질의 독성을 평가할 때 피부가 아니라 입으로 먹는 방식이 기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부에 직접 접촉해 쓰는 생리대, 하지만 식약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독성 평가 대상은 피부가 아니었습니다.
유해물질이 간 등에 미치는 영향, 즉 입으로 먹었을 때인 '경구 투여'가 기준이 됐습니다.
생리대 독성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준이 없고, 입으로 흡수됐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홍진태/지난해 9월/식품의약품안전처 생리대 안전검증위원 : "예민한 부분의 피부잖아요, 그곳이. 그렇기 때문에 흡수가 굉장히 높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피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돼 있습니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는 달랐습니다.
생리대가 직접 닿는 여성 외음부는 독성 물질이 입으로 유입됐을 경우보다 취약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념이라는 겁니다.
입으로 들어온 독성은 간을 거치며 30에서 최대 85%까지 해독됩니다.
그러나 여성 생식기의 경우 점막으로 이루어져 일반 피부보다도 혈류량이 많아 독성이 거의 100% 흡수됩니다.
[조현희/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화학물질은 외음부 주변의 임파선과 정맥으로 흡수가 되는데요. 정맥으로 흡수된 물질은 바로 자궁 동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궁 내막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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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노출 경로가 피부인데도 불구하고 먹는 경구 투여를 가정해서 노출량을 산정하거나 독성 평가를 했을 때 오류가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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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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