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셀카 찍다 목숨까지…무모한 셀카 왜?

입력 2018.05.18 (20:39) 수정 2018.05.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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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억을 남기기 위해,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무리하게 셀프 카메라, 셀카를 찍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위험한 셀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국제부 정아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최근 인도에서 있었다는 셀카 사고가 어떤 건가요?

[기자]

인도의 한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셀카를 찍다가 아이를 떨어뜨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상 보겠습니다.

지난 10일 인도의 한 쇼핑몰입니다.

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가 쇼핑몰 안에서 셀카를 찍고 있죠,

사고는 에스컬레이터를 탔을 때 일어났습니다.

남성이 잠시 몸을 굽힌 사이 여성이 기우뚱하면서 안고 있던 아기를 떨어뜨린 겁니다.

바닥으로 추락한 아기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어이없는 사고는 이뿐 만이 아닙니다.

야생곰과 맞닥뜨린 남성이 셀카를 찍으려다 곰에게 공격 당해서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누르자야 모하파트라/삼림 감시원 : "곰에게 공격당한 남성은 5분에서 10분 후 사망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곰이 사람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매달리고 오르는 셀카 영상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유독 인도 사례가 많네요,

[기자]

그런 면이 없지 않은데 실제 조사로도 그랬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전세계적으로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례를 조사해 봤습니다.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공개적으로 알려진 셀카 사망 사고가 120여 건이었는데, 절반 이상인 76건이 인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조사 결과에서 이유까지 밝혀지진 않았습니다만, 인도 젊은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인증샷, 자기 과시용 촬영이 유행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 정도면 사회 문제로 보이는데,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무모하게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까 인도 정부가 아예 '셀카 위험 지역'을 지정했습니다.

절벽 위나 해안가, 해안 도로 등에서 셀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내거나 징역형에 처하는 강력한 규제에 나섰습니다.

그런데도 앞서 에스컬레이터 아기 사고나 열차 사고 등은 최근 일이잖아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셀카 위험지역 지정뿐만 아니라, 가장 사고가 빈번한 운전 중 셀카 촬영 등을 금지하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스리 니틴 가드카리/인도 도로교통부 장관 : "인도의 셀카 사망 사고는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휴대폰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세요."]

[앵커]

한마디로 셀카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된 건데, 다른 나라들도 이렇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경우가 있나요?

[기자]

아까 120여 건 셀카 사망 사고에서 인도가 유난히 부각이 됐던 건데요,

나라별로 셀카 사고 유형도 제각각입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야생 동물과 셀카를 찍다가 사고가 난 사례가 많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SNS에 야생동물과의 셀카 사진 게재가 200%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야생동물을 껴안고 사진찍거나 하는 건 동물 학대일 수 있거든요,

이런 종류의 사진에 대해선 경고창이 뜨도록 한 SNS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총기와 관련된 셀카 사고가 적지 않았습니다.

총을 들고 셀카를 찍다가 실수로 발사돼서 숨지거나,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셀카를 찍다 사고가 나거나 하는 경웁니다.

그래서 러시아 경찰이 철로 셀카 금지 건물 지붕에 올라가서 찍은 셀카나 총이나 호랑이와 함께 셀카 금지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해서 지침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저렇게까지 찍어서 보여줘야 하나,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셀카를 찍는 걸까요?

[기자]

앞서 인도 사례에서 자기 과시용 촬영이 유행이다, 란 얘기 잠깐 드렸는데요,

자신의 사진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댓글,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바라는 심리라는 거죠,

그런 자기 과시욕, 관심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서 재난 상황에서도 셀카 찍는 경우까지 생긴다는 분석입니다.

위험천만 셀카를 즐겨 찍는 한 러시아인의 얘기 들어보시면 무슨 얘긴지 알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체르니코프 : "위험한 셀카를 찍고 살아 남았다는 것에 대해 승리감, 즐거움, 자부심을 느낍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서있는 순간 잘못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셀카를 많이 찍어 올리는 걸 중독 증상,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봤는데요,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셀카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자신이 셀카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남에게 보이는 외모보다 내면에 귀를 기울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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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셀카 찍다 목숨까지…무모한 셀카 왜?
    • 입력 2018-05-18 20:30:27
    • 수정2018-05-18 20: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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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억을 남기기 위해,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무리하게 셀프 카메라, 셀카를 찍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위험한 셀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국제부 정아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최근 인도에서 있었다는 셀카 사고가 어떤 건가요?

[기자]

인도의 한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셀카를 찍다가 아이를 떨어뜨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상 보겠습니다.

지난 10일 인도의 한 쇼핑몰입니다.

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가 쇼핑몰 안에서 셀카를 찍고 있죠,

사고는 에스컬레이터를 탔을 때 일어났습니다.

남성이 잠시 몸을 굽힌 사이 여성이 기우뚱하면서 안고 있던 아기를 떨어뜨린 겁니다.

바닥으로 추락한 아기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어이없는 사고는 이뿐 만이 아닙니다.

야생곰과 맞닥뜨린 남성이 셀카를 찍으려다 곰에게 공격 당해서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누르자야 모하파트라/삼림 감시원 : "곰에게 공격당한 남성은 5분에서 10분 후 사망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곰이 사람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매달리고 오르는 셀카 영상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유독 인도 사례가 많네요,

[기자]

그런 면이 없지 않은데 실제 조사로도 그랬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전세계적으로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례를 조사해 봤습니다.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공개적으로 알려진 셀카 사망 사고가 120여 건이었는데, 절반 이상인 76건이 인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조사 결과에서 이유까지 밝혀지진 않았습니다만, 인도 젊은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인증샷, 자기 과시용 촬영이 유행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 정도면 사회 문제로 보이는데,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무모하게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까 인도 정부가 아예 '셀카 위험 지역'을 지정했습니다.

절벽 위나 해안가, 해안 도로 등에서 셀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내거나 징역형에 처하는 강력한 규제에 나섰습니다.

그런데도 앞서 에스컬레이터 아기 사고나 열차 사고 등은 최근 일이잖아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셀카 위험지역 지정뿐만 아니라, 가장 사고가 빈번한 운전 중 셀카 촬영 등을 금지하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스리 니틴 가드카리/인도 도로교통부 장관 : "인도의 셀카 사망 사고는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휴대폰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세요."]

[앵커]

한마디로 셀카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된 건데, 다른 나라들도 이렇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경우가 있나요?

[기자]

아까 120여 건 셀카 사망 사고에서 인도가 유난히 부각이 됐던 건데요,

나라별로 셀카 사고 유형도 제각각입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야생 동물과 셀카를 찍다가 사고가 난 사례가 많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SNS에 야생동물과의 셀카 사진 게재가 200%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야생동물을 껴안고 사진찍거나 하는 건 동물 학대일 수 있거든요,

이런 종류의 사진에 대해선 경고창이 뜨도록 한 SNS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총기와 관련된 셀카 사고가 적지 않았습니다.

총을 들고 셀카를 찍다가 실수로 발사돼서 숨지거나,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셀카를 찍다 사고가 나거나 하는 경웁니다.

그래서 러시아 경찰이 철로 셀카 금지 건물 지붕에 올라가서 찍은 셀카나 총이나 호랑이와 함께 셀카 금지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해서 지침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저렇게까지 찍어서 보여줘야 하나,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셀카를 찍는 걸까요?

[기자]

앞서 인도 사례에서 자기 과시용 촬영이 유행이다, 란 얘기 잠깐 드렸는데요,

자신의 사진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댓글,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바라는 심리라는 거죠,

그런 자기 과시욕, 관심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서 재난 상황에서도 셀카 찍는 경우까지 생긴다는 분석입니다.

위험천만 셀카를 즐겨 찍는 한 러시아인의 얘기 들어보시면 무슨 얘긴지 알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체르니코프 : "위험한 셀카를 찍고 살아 남았다는 것에 대해 승리감, 즐거움, 자부심을 느낍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서있는 순간 잘못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셀카를 많이 찍어 올리는 걸 중독 증상,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봤는데요,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셀카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자신이 셀카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남에게 보이는 외모보다 내면에 귀를 기울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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