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가에서도 ‘갑질 논란’…보좌진에 “반려견 똥치워라”

입력 2018.05.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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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원 부부가 보좌진을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결국 11월 중간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검사 출신에 상원의원까지 역임한 이 정치인이 정계를 떠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전(前) 보좌진들의 폭로…“식료품 운반, 딸 기사 노릇, 반려견 목욕도 지시”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25일 '전(前) 보좌진, 하원의원이 자신들을 하인으로 삼았다고 말하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것이 시작이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인 토마스 개럿(공화당) 의원실에서 일했던 보좌진 4명의 폭로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였다.

전 보좌진들은 개럿 의원과 부인이 정규 직원 뿐 아니라 인턴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외에도 개인적인 일처리를 자주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개럿 의원의 부인은 의원과 함께 출근하다시피 할 정도로 의원실에 자주 나타났다고 했다.

보좌진들은 구체적으로 의원 부부의 '갑질'을 기억하고 있었다. 식료품 가게에서 장을 봐서 날라야했고(한 보좌진은 "당시 의원이 야구경기장에 있어 부인을 도울 수 없었기 떄문"이라고 폭로) 딸들의 기사 노릇도 했다.

의원이 워싱턴 아파트에 놔두고 온 셔츠나 벨트도 가져와야 했다. 심지어 의원이 사무실에 데리고 온 반려견을 근무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돌보고 똥을 치우기까지했다. 의원의 부인이 밤새 보좌진들에게 연락하는가 하면 늦잠을 잔 의원을 데리러 오지 않았다고 직원을 나무란 적도 있었다.

“우리는 의원 부부의 잡심부름꾼(gofer)이었다!”


보좌진 중 한 명은 "우리는 그들의 잡심부름꾼(gofer)이었다."고 표현했다. 의원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부인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보좌진들은 거역하지 못했다.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이들 부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가는 해고는 물론이고 앞으로 경력을 쌓는데도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제보한 보좌진들은 신입 공화당원들이었다)

'폴리티코'는 법률 데이터 회사인 LegiStorm의 집계를 인용해 2017년 개럿 의원실 직원 60%가 퇴직했는데, 하원 의원실 직원의 평균 이직률은 25%라고 보도했다.

이후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은 개럿 의원의 전직 보좌진 2명과 접촉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들은 워싱턴포스트에 익명을 요구하며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럿 의원 “공화당원들에 의해 조종되는 새빨간 거짓말…알코올 중독 치료 위해 출마 포기”


보도 이후 개럿 의원은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대변인이 "익명의 근거없는 주장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만 내놨을 뿐이었다. 그러다 사흘 만에 영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어 치료와 가족에 집중하기 위해 다가오는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개럿 의원은 영상 성명에서 "인생 대부분에 있어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 "나를 알고 지냈던 이들이라면 내가 좋은 사람이며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은 내가 공개적 발표한 성명 가운데 가장 하기 어려웠던 말이며 진실이기도 하다."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내 가족에 대한 공격들은 민주당원보다 공화당원들에 의해 조종되는 반쪽짜리 진실이며 모두 거짓말이다.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972년생인 개럿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2011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2016년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록도 능가할 정도의 표차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국 공화당내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소속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던 이 정치인은 하원의원 재선도 노렸지만 선거를 약 6달 앞두고 결국 하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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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31 07:00:47
    취재K
미국 하원의원 부부가 보좌진을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결국 11월 중간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검사 출신에 상원의원까지 역임한 이 정치인이 정계를 떠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전(前) 보좌진들의 폭로…“식료품 운반, 딸 기사 노릇, 반려견 목욕도 지시”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25일 '전(前) 보좌진, 하원의원이 자신들을 하인으로 삼았다고 말하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것이 시작이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인 토마스 개럿(공화당) 의원실에서 일했던 보좌진 4명의 폭로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였다.

전 보좌진들은 개럿 의원과 부인이 정규 직원 뿐 아니라 인턴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외에도 개인적인 일처리를 자주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개럿 의원의 부인은 의원과 함께 출근하다시피 할 정도로 의원실에 자주 나타났다고 했다.

보좌진들은 구체적으로 의원 부부의 '갑질'을 기억하고 있었다. 식료품 가게에서 장을 봐서 날라야했고(한 보좌진은 "당시 의원이 야구경기장에 있어 부인을 도울 수 없었기 떄문"이라고 폭로) 딸들의 기사 노릇도 했다.

의원이 워싱턴 아파트에 놔두고 온 셔츠나 벨트도 가져와야 했다. 심지어 의원이 사무실에 데리고 온 반려견을 근무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돌보고 똥을 치우기까지했다. 의원의 부인이 밤새 보좌진들에게 연락하는가 하면 늦잠을 잔 의원을 데리러 오지 않았다고 직원을 나무란 적도 있었다.

“우리는 의원 부부의 잡심부름꾼(gofer)이었다!”


보좌진 중 한 명은 "우리는 그들의 잡심부름꾼(gofer)이었다."고 표현했다. 의원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부인을 위해 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보좌진들은 거역하지 못했다.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이들 부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가는 해고는 물론이고 앞으로 경력을 쌓는데도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제보한 보좌진들은 신입 공화당원들이었다)

'폴리티코'는 법률 데이터 회사인 LegiStorm의 집계를 인용해 2017년 개럿 의원실 직원 60%가 퇴직했는데, 하원 의원실 직원의 평균 이직률은 25%라고 보도했다.

이후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은 개럿 의원의 전직 보좌진 2명과 접촉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들은 워싱턴포스트에 익명을 요구하며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럿 의원 “공화당원들에 의해 조종되는 새빨간 거짓말…알코올 중독 치료 위해 출마 포기”


보도 이후 개럿 의원은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대변인이 "익명의 근거없는 주장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만 내놨을 뿐이었다. 그러다 사흘 만에 영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어 치료와 가족에 집중하기 위해 다가오는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개럿 의원은 영상 성명에서 "인생 대부분에 있어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 "나를 알고 지냈던 이들이라면 내가 좋은 사람이며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은 내가 공개적 발표한 성명 가운데 가장 하기 어려웠던 말이며 진실이기도 하다."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내 가족에 대한 공격들은 민주당원보다 공화당원들에 의해 조종되는 반쪽짜리 진실이며 모두 거짓말이다.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972년생인 개럿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2011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2016년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록도 능가할 정도의 표차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국 공화당내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소속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던 이 정치인은 하원의원 재선도 노렸지만 선거를 약 6달 앞두고 결국 하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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