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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송유관 건설 갈등 루이지애나
입력 2018.06.02 (22:09) 수정 2018.06.02 (22:27)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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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대규모 초원과 습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요즘 이곳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송유관 건설 때문인데 정부와 환경단체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고용 창출이다, 환경 파괴다,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현장에 김철우 특파원이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휴일, 울창한 수목을 자랑하는 뉴올리온스 시립공원에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소울 가득한 음성.

화석 연료 개발로 파괴되는 자연을 지금부터라도 지켜야 된다고 호소합니다.

은은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선율에 관객들이 몸을 맡깁니다.

인디언들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화석 연료로부터의 해방'이란 명칭의 축제.

인디언 원주민들이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송유관 건설로 인디언 원주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알리겠다는 것입니다.

[댈러스 골드투스/토착환경 네트워크 대표 : "송유관과 기름 유출이 물고기와 동물 등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도 전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모니크 보르댕/호우마 인디언 부족협의회 관계자 : "우리는 가장 빈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블루칼라입니다. 우리는 유독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어요."]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 정부가 1803년 프랑스로부터 13만5천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땅을 헐값에 사들여 미국 영토가 됐습니다.

미시시피 강 유역에 펼쳐진 비옥한 대지와 광활한 습지.

곳곳이 자연의 보고입니다.

아차팔라야 습지는 북미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늪지대 입니다. 이곳에서 각종 포유류와 어류 뿐만 아니라 북미 대륙으로 이동하는 철새의 절반이 서식합니다.

그런데 이 습지와 인접한 곳곳에 대규모 석유 정제 시설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는 텍사스와 함께 원유 생산량이 미국에서 제일 많은 곳입니다.

또 원유와 정제된 석유 제품의 수입과 수출이 가능한 멕시코 만 연안에 위치하고 있어 석유 저장소도 밀집해 있습니다.

미 남부 지역에 있는 석유 정제시설 48개 중 18개가 루이지애나에 있습니다.

불꽃이 솟구쳐 오르고 정제 시설에서 뿜어나오는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정유 시설 단지 한 가운데 학교가 있고, 사람들이 사는 대규모 주택가도 정유 공장이나 석유 저장소 근처에 있습니다.

120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지역에 150개가 넘는 공장과 석유 정제소가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많이 나와 암의 골목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주 정부, 석유 회사 간의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쉐리 포이틀린/환경단체 관계자 : "석유회사가 석유유출 사고를 많이 내고 있어 식수를 변질시키고 어떤 지역에서는 땅꺼짐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유관 건설 현장에서 시위를 벌인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습니다.

구호를 외치는 시위 대신 흥겨운 음악과 함께 이색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바이유(컨트리) 브릿지 파이프라인. (안돼!) 여기서 떠나! 이 가재들아! (안돼. 얼, 네가 정말 싫다.)"]

루이지애나 주 특산물인 붉은 가재가 송유관 건설로 강물이 오염돼 위협을 받게된다는 내용의 뮤지컬입니다.

인부들도 일손을 멈추고 구경합니다.

과격한 시위를 탈피한 새로운 시위 방법이라고 참가자들이 소개합니다.

[환경단체 회원 : "송유관 건설이 중단될 때까지 계속 조치를 취할 겁니다. 이 일을 방해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할 겁니다."]

20분 정도 지나자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했고.

[경찰 : "지금 당장 떠나야 합니다. 땅 주인의 허락을 받고 오세요."]

잠시 대책 회의를 한 뒤 환경단체 회원들은 시위를 마치고 철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20건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미국 대륙을 관통하는 2개의 송유관 사업을 다시 시작하도록 승인한 겁니다.

환경 파괴 우려 등으로 오바마 정부가 허가하지 않았던 사업들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강철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사업 추진을 허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조건 몇 가지를 재협상할 것이고 그들이 받아들이면 송유관을 만들 겁니다. 2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겁니다."]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 사업.

노스다코타에서 일리노이까지 4개 주를 연결하는 길이 천9백 킬로미터의 송유관 설치 사업입니다.

키스톤 송유관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 주를 시작으로 미국 텍사스 주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송유관의 길이만 4천5백 킬로미터가 넘어 부분별로 진행됐습니다.

이 송유관은 캐나다에서 시작돼 미국 남부 멕시코 만에 이르는 송유관 건설 계획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송유관 훼손 등으로 석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폐쇄와 사업 재개가 반복됐습니다.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인으로 시작된 미 대륙 관통 송유관 건설 사업은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환경 보호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제시할 해법 마련이 트럼프 행정부에게 남겨진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뉴올리온스에서 김철우였습니다.
  • [특파원 스페셜] 송유관 건설 갈등 루이지애나
    • 입력 2018-06-02 22:15:07
    • 수정2018-06-02 22:27:3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대규모 초원과 습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요즘 이곳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송유관 건설 때문인데 정부와 환경단체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고용 창출이다, 환경 파괴다,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현장에 김철우 특파원이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휴일, 울창한 수목을 자랑하는 뉴올리온스 시립공원에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소울 가득한 음성.

화석 연료 개발로 파괴되는 자연을 지금부터라도 지켜야 된다고 호소합니다.

은은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선율에 관객들이 몸을 맡깁니다.

인디언들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화석 연료로부터의 해방'이란 명칭의 축제.

인디언 원주민들이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송유관 건설로 인디언 원주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알리겠다는 것입니다.

[댈러스 골드투스/토착환경 네트워크 대표 : "송유관과 기름 유출이 물고기와 동물 등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도 전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모니크 보르댕/호우마 인디언 부족협의회 관계자 : "우리는 가장 빈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블루칼라입니다. 우리는 유독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어요."]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 정부가 1803년 프랑스로부터 13만5천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땅을 헐값에 사들여 미국 영토가 됐습니다.

미시시피 강 유역에 펼쳐진 비옥한 대지와 광활한 습지.

곳곳이 자연의 보고입니다.

아차팔라야 습지는 북미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늪지대 입니다. 이곳에서 각종 포유류와 어류 뿐만 아니라 북미 대륙으로 이동하는 철새의 절반이 서식합니다.

그런데 이 습지와 인접한 곳곳에 대규모 석유 정제 시설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는 텍사스와 함께 원유 생산량이 미국에서 제일 많은 곳입니다.

또 원유와 정제된 석유 제품의 수입과 수출이 가능한 멕시코 만 연안에 위치하고 있어 석유 저장소도 밀집해 있습니다.

미 남부 지역에 있는 석유 정제시설 48개 중 18개가 루이지애나에 있습니다.

불꽃이 솟구쳐 오르고 정제 시설에서 뿜어나오는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정유 시설 단지 한 가운데 학교가 있고, 사람들이 사는 대규모 주택가도 정유 공장이나 석유 저장소 근처에 있습니다.

120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지역에 150개가 넘는 공장과 석유 정제소가 있습니다.

암 환자들이 많이 나와 암의 골목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주 정부, 석유 회사 간의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쉐리 포이틀린/환경단체 관계자 : "석유회사가 석유유출 사고를 많이 내고 있어 식수를 변질시키고 어떤 지역에서는 땅꺼짐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유관 건설 현장에서 시위를 벌인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습니다.

구호를 외치는 시위 대신 흥겨운 음악과 함께 이색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바이유(컨트리) 브릿지 파이프라인. (안돼!) 여기서 떠나! 이 가재들아! (안돼. 얼, 네가 정말 싫다.)"]

루이지애나 주 특산물인 붉은 가재가 송유관 건설로 강물이 오염돼 위협을 받게된다는 내용의 뮤지컬입니다.

인부들도 일손을 멈추고 구경합니다.

과격한 시위를 탈피한 새로운 시위 방법이라고 참가자들이 소개합니다.

[환경단체 회원 : "송유관 건설이 중단될 때까지 계속 조치를 취할 겁니다. 이 일을 방해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할 겁니다."]

20분 정도 지나자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했고.

[경찰 : "지금 당장 떠나야 합니다. 땅 주인의 허락을 받고 오세요."]

잠시 대책 회의를 한 뒤 환경단체 회원들은 시위를 마치고 철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20건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미국 대륙을 관통하는 2개의 송유관 사업을 다시 시작하도록 승인한 겁니다.

환경 파괴 우려 등으로 오바마 정부가 허가하지 않았던 사업들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강철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사업 추진을 허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조건 몇 가지를 재협상할 것이고 그들이 받아들이면 송유관을 만들 겁니다. 2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겁니다."]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 사업.

노스다코타에서 일리노이까지 4개 주를 연결하는 길이 천9백 킬로미터의 송유관 설치 사업입니다.

키스톤 송유관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 주를 시작으로 미국 텍사스 주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송유관의 길이만 4천5백 킬로미터가 넘어 부분별로 진행됐습니다.

이 송유관은 캐나다에서 시작돼 미국 남부 멕시코 만에 이르는 송유관 건설 계획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송유관 훼손 등으로 석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폐쇄와 사업 재개가 반복됐습니다.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인으로 시작된 미 대륙 관통 송유관 건설 사업은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환경 보호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제시할 해법 마련이 트럼프 행정부에게 남겨진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뉴올리온스에서 김철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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