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짐승”…트럼프 분노케 한 ‘MS-13’은 누구?

입력 2018.06.03 (08:06) 수정 2018.06.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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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 외에도 수시로 언급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MS-13', 미국의 악명 높은 국제 범죄조직 이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연설은 물론이고 애용하는 트위터에서도 연일, 이 'MS-13'을 맹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MS-13'은 "사람이 아닌 짐슴"..."지역 사회 '킬링필드' 만들어"

현지시간 지난달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열린 불법 이민 대책 행사에서 현지시간 지난달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열린 불법 이민 대책 행사에서

5월 23일(현지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불법이민 대책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MS-13을 언급하면서 "이 무자비한 갱단은 우리의 국경을 침범해 한때 평화로웠던 지역사회를 피로 얼룩진 '킬링필드'로 만들었다. 무시무시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보다 앞선 5월 16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주 당국자들과도 이민자 대책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는 MS-13 조직을 "사람이 아닌 짐승"이라고 부르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MS-13', 30년 전 미국 LA에 이주한 엘살바도르 출신 갱단

MS-13은 엘살바도르 출신자들이 만든 갱단이다. 3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LA로 이주해 온 엘살바도르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을 다른 갱단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결성했다. 이후 조직을 키워나가면서 살인과 성폭행 등을 서슴지 않고 인신매매와 마약 거래 등을 통해 자금을 불리고 조직원을 늘려왔다. 총기를 쓰지 않는 대신 시신을 훼손하는 것으로 악명도 높다. 트럼프는 이렇게 비난했다. "MS-13의 모토는 '죽인다, 강간한다, 장악한다' 입니다. 정말로 그들의 모토는 죽이고, 강간하고 장악한다는 겁니다."


'MS'는 마라 살바트루차, 갱을 뜻하는 단어 '마라'와 게릴라라는 뜻의 '살바트루차' 앞글자를 딴 거고 '13'이란 숫자는 입단할 때 13초 이상 무차별 폭행을 견뎌야 한다는 설이 있다.

2016년, 뉴욕주에서는 17명이 이 조직에 살해 당하자 뉴욕주는 1,850만 달러, 약 2백억 원을 투입해 조직 소탕에 나섰다.

트럼프 반이민정책 정당화 위해 'MS-13' 활용 분석도

퇴치해야 할 범죄조직인 건 분명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불법 이민 관련 회의 때마다 이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반이민정책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이 조직을 타격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MS-13'이 남미를 중심으로 악명 높은 건 맞지만, 미국 내의 활동은 다른 갱단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트럼프가 'MS-13'을 불법 이민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 장벽을 세우는 등의 강경한 이민 억제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 조직을 타깃으로 삼고 연일 공격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동안 이 갱단을 체포해 추방하는 정책을 쓰면서 오히려 이 같은 국외추방정책이 MS-13 세력을 미국을 넘어 미주 전역에서 활개를 치는 조직으로 세력을 키워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추방된 조직원들이 엘살바도르에서 새 조직원을 포섭해서, 다시 미국으로 밀입국해 세를 불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MS-13은 미국 전역에 약 1만 명의 조직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외 북·남미에 2만 명의 조직원을 확보한 것으로 미국 국토안보부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 엘살바도르 정부 MS-13 소탕 작전에 거액 지원 드러나
엘살바도르 경찰, 갱단 조직원 40여 명 불법 살해 논란

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

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 조직 소탕 작전을 위해서 엘살바도르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5월 29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유엔 보고서를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엘살바도르 경찰은 몇 년 전부터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MS-13에 대한 소탕 작전에 나섰다.
특수대응부대를 꾸려서 갱단 소탕 작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해 40여 명의 조직원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것이다. 문제는 사법 절차 없이 불법으로 살해했다는 건인데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의 갱단 퇴치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엘살바도르에 2016년에 약 730억 원, 2017년 78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가 결국 엘살바도르 경찰이 갱단 조직원들을 불법 살해하는 걸 지원하고 용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갱단 조직원을 소탕하지 않고, 미국에 입국하게 내버려 두는 나라들에 대해선 앞으로 원조를 줄이겠다고 밝히며 갱단 소탕을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과 맞물린 히스패닉 범죄조직과의 전쟁도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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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아닌 짐승”…트럼프 분노케 한 ‘MS-13’은 누구?
    • 입력 2018-06-03 08:06:20
    • 수정2018-06-03 14:06:03
    취재K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 외에도 수시로 언급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MS-13', 미국의 악명 높은 국제 범죄조직 이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연설은 물론이고 애용하는 트위터에서도 연일, 이 'MS-13'을 맹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MS-13'은 "사람이 아닌 짐슴"..."지역 사회 '킬링필드' 만들어"

현지시간 지난달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열린 불법 이민 대책 행사에서
5월 23일(현지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불법이민 대책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MS-13을 언급하면서 "이 무자비한 갱단은 우리의 국경을 침범해 한때 평화로웠던 지역사회를 피로 얼룩진 '킬링필드'로 만들었다. 무시무시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보다 앞선 5월 16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주 당국자들과도 이민자 대책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는 MS-13 조직을 "사람이 아닌 짐승"이라고 부르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MS-13', 30년 전 미국 LA에 이주한 엘살바도르 출신 갱단

MS-13은 엘살바도르 출신자들이 만든 갱단이다. 3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LA로 이주해 온 엘살바도르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을 다른 갱단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결성했다. 이후 조직을 키워나가면서 살인과 성폭행 등을 서슴지 않고 인신매매와 마약 거래 등을 통해 자금을 불리고 조직원을 늘려왔다. 총기를 쓰지 않는 대신 시신을 훼손하는 것으로 악명도 높다. 트럼프는 이렇게 비난했다. "MS-13의 모토는 '죽인다, 강간한다, 장악한다' 입니다. 정말로 그들의 모토는 죽이고, 강간하고 장악한다는 겁니다."


'MS'는 마라 살바트루차, 갱을 뜻하는 단어 '마라'와 게릴라라는 뜻의 '살바트루차' 앞글자를 딴 거고 '13'이란 숫자는 입단할 때 13초 이상 무차별 폭행을 견뎌야 한다는 설이 있다.

2016년, 뉴욕주에서는 17명이 이 조직에 살해 당하자 뉴욕주는 1,850만 달러, 약 2백억 원을 투입해 조직 소탕에 나섰다.

트럼프 반이민정책 정당화 위해 'MS-13' 활용 분석도

퇴치해야 할 범죄조직인 건 분명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불법 이민 관련 회의 때마다 이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반이민정책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이 조직을 타격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MS-13'이 남미를 중심으로 악명 높은 건 맞지만, 미국 내의 활동은 다른 갱단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트럼프가 'MS-13'을 불법 이민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 장벽을 세우는 등의 강경한 이민 억제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 조직을 타깃으로 삼고 연일 공격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동안 이 갱단을 체포해 추방하는 정책을 쓰면서 오히려 이 같은 국외추방정책이 MS-13 세력을 미국을 넘어 미주 전역에서 활개를 치는 조직으로 세력을 키워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추방된 조직원들이 엘살바도르에서 새 조직원을 포섭해서, 다시 미국으로 밀입국해 세를 불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MS-13은 미국 전역에 약 1만 명의 조직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외 북·남미에 2만 명의 조직원을 확보한 것으로 미국 국토안보부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 엘살바도르 정부 MS-13 소탕 작전에 거액 지원 드러나
엘살바도르 경찰, 갱단 조직원 40여 명 불법 살해 논란

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
엘살바도르 경찰에 체포된 갱단 조직원들 (출처: CNN 방송 캡처)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 조직 소탕 작전을 위해서 엘살바도르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5월 29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유엔 보고서를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엘살바도르 경찰은 몇 년 전부터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MS-13에 대한 소탕 작전에 나섰다.
특수대응부대를 꾸려서 갱단 소탕 작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해 40여 명의 조직원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것이다. 문제는 사법 절차 없이 불법으로 살해했다는 건인데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의 갱단 퇴치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엘살바도르에 2016년에 약 730억 원, 2017년 78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가 결국 엘살바도르 경찰이 갱단 조직원들을 불법 살해하는 걸 지원하고 용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갱단 조직원을 소탕하지 않고, 미국에 입국하게 내버려 두는 나라들에 대해선 앞으로 원조를 줄이겠다고 밝히며 갱단 소탕을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과 맞물린 히스패닉 범죄조직과의 전쟁도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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