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남이 버린 쓰레기, 땅 주인이 치워라?

입력 2018.06.03 (21:20) 수정 2018.06.03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누가 내 땅에 몰래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갔는데 지방자치단체는 그걸 땅주인이 직접, 수천만원을 들여 치워야한다고 압박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한 부부가 겪고 있는 실제 상황입니다.

남승우, 임태호 기자가 이들을 직접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5월 29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한적한 시골 땅에 널브러진 쓰레기.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안전모부터 해서, 양말도 있고요, 페인트, 어휴…."]

지난 4월, 군청에서 날아온 공문 "땅에 있는 폐기물을 제거하라" 그제야 알게 된 쓰레기의 존재.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황당하죠. 왔을 때 보고 이런 쓰레기가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요. 억울하죠."]

'타인에 의한 불법 투기'라고 호소한 부부.

의심되는 사람은 조사 도중 잠적해 수배된 상황.

[김은래/토지 소유주/경기도 동두천 거주 : "왜 그 사람이 도망갔다고 저희보고 치우라고 그러냐고요."]

땅 주인에게 관리책임 있다며 일단 치우라는 군청.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이게 지금 업자 말로는 30톤, 40톤 얘기를 하니까요. (처리비용) 액수만 해도 몇천만 원이 돼 버려요."]

그 사이, 또다시 날아온 공문.

6월 17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군청.

[김은래/토지 소유주 : "땅값은 3천3백인데, (쓰레기 처리비용이) 4천만 원이 넘어간다니까, 며칠을 잠을 못 잤어요."]

[이은성/강원도 철원군 환경자원사업소 계장 : "특정 주민의 땅에 있는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예산이 없어요."]

계속되는 공방.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버린 사람이 치워야지. 조사 중에 있다면서요."]

[이은성/강원도 철원군 환경자원사업소 계장 : "의견서를 주세요, 주시면 내부적으로 저희가 검토를 해서..."]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아예 땅을 갖다 포기해 버리고 군청에다가 그냥 일임을 시켜버려라, (처리 업자가) 그렇게 말할 정도더라고요."]

남이 버린 쓰레기 내 돈 들여 대신 버리라니 너무하지 않나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몰래 남이 버린 쓰레기, 땅 주인이 치워라?
    • 입력 2018-06-03 21:23:17
    • 수정2018-06-03 21:58:46
    뉴스 9
[앵커]

누가 내 땅에 몰래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갔는데 지방자치단체는 그걸 땅주인이 직접, 수천만원을 들여 치워야한다고 압박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한 부부가 겪고 있는 실제 상황입니다.

남승우, 임태호 기자가 이들을 직접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5월 29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한적한 시골 땅에 널브러진 쓰레기.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안전모부터 해서, 양말도 있고요, 페인트, 어휴…."]

지난 4월, 군청에서 날아온 공문 "땅에 있는 폐기물을 제거하라" 그제야 알게 된 쓰레기의 존재.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황당하죠. 왔을 때 보고 이런 쓰레기가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요. 억울하죠."]

'타인에 의한 불법 투기'라고 호소한 부부.

의심되는 사람은 조사 도중 잠적해 수배된 상황.

[김은래/토지 소유주/경기도 동두천 거주 : "왜 그 사람이 도망갔다고 저희보고 치우라고 그러냐고요."]

땅 주인에게 관리책임 있다며 일단 치우라는 군청.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이게 지금 업자 말로는 30톤, 40톤 얘기를 하니까요. (처리비용) 액수만 해도 몇천만 원이 돼 버려요."]

그 사이, 또다시 날아온 공문.

6월 17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군청.

[김은래/토지 소유주 : "땅값은 3천3백인데, (쓰레기 처리비용이) 4천만 원이 넘어간다니까, 며칠을 잠을 못 잤어요."]

[이은성/강원도 철원군 환경자원사업소 계장 : "특정 주민의 땅에 있는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예산이 없어요."]

계속되는 공방.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버린 사람이 치워야지. 조사 중에 있다면서요."]

[이은성/강원도 철원군 환경자원사업소 계장 : "의견서를 주세요, 주시면 내부적으로 저희가 검토를 해서..."]

[황동길/토지 소유주 남편 : "아예 땅을 갖다 포기해 버리고 군청에다가 그냥 일임을 시켜버려라, (처리 업자가) 그렇게 말할 정도더라고요."]

남이 버린 쓰레기 내 돈 들여 대신 버리라니 너무하지 않나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