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2년 뒤 한 반 60명?”…신설 학교는 언제쯤?

입력 2018.06.14 (08:46) 수정 2018.06.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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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교육의 질'을 얘기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수치가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몇명이냐, 학급당 학생수는 몇명이냐 이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게 꾸준히 줄어왔죠.

그만큼 교육의 질이 높아져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흐름에 오히려 거꾸로 가는 학교가 있습니다.

해마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는 초등학교인데요.

인구 유입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학교 신설은 제자리, 당분간 상황은 더 악화될 거라는데요.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거리.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 100여명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무책임한 교육행정! 결국 수용불가!"]

시청과 교육청을 향해 쓴소리를 외치는 학부모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이진실/학부모 : "지금 과밀을 넘어서 더 이상 수용 불가고요. 내년에는 520명 이상 아이들이 입학하거든요. 지금 이 동네에 인구 10만 명이 넘는데 학교가 단 한 곳뿐이에요. 이건 절대 말이 안 되죠."]

지역 내 한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는데요.

문제가 된 초등학교입니다.

하교 길의 풍경은 여느 초등학교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학교 안의 사정은 다르다고 합니다.

[정효승/초등학교 3학년 : "체육수업이나 이런 거 할 때면 여러 반이 좁은 곳에서 같이 해서 너무 힘들어요. 너무 시끄럽고."]

[박채윤/초등학교 6학년 : "화장실이 너무 붐비고 쉬는 시간도 짧다 보니까 불편한 게 좀 많아요."]

수업 시간부터 쉬는 시간까지 교내에서 생활하며 겪는 불편함을 토로했습니다.

과연 한 학급당 학생수는 얼마나 될까요?

[홍서준/초등학교 4학년 : "저희 반에 오늘 전학 온 친구까지 해서 36명 있어요."]

[이성주/초등학교 5학년 : "37명 정도 있어요."]

1961년 개교한 이 학교의 전교생은 1500여명.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4명을 넘는데요.

지난해 기준 경기도의 한 한급당 학생수가 평균 25명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10명 정도가 더 많은 겁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개교 당시 터가 원래 6학급 학교잖아요. 그런데 그 학교에 지금 이 많은 아이들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아이들이 피로도가 높겠죠. 지금 특별실도 없고 아이들 교실로 다 돼 있잖아요."]

개교 당시에는 학급수가 6개반에 불과했는데, 학생수가 늘어나다보니 증축을 통해 학급수를 늘렸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이경아/학부모 : "학교 면적당 적정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인원수라는 게 있는데 저희학교는 이미 그걸 두 배 이상 넘어섰거든요. 그니까 보통은 저희학교 같은 경우에는 급식시설 같은 경우에는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에요 근데 현재 전체 학생 수 같은 경우에는 1500명이 넘은 상태거든요."]

그럭저럭 교실은 늘려서 학생들을 수용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교실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는데요.

[서이화/학부모 : "운동장을 지금 증축을 교실로 했잖아요. 그러니까 운동장이 그만큼 비좁아져서 저학년생들은 운동장을 쓸 수가 없어요. 아니면 체육시간도 뭐 돌아가면서 쓴다든지, 애들이 점심 먹고 뛰어다닐 놀이터도 없고 운동장도 없고..."]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실도 없고요. 과학실도 널찍해야 좋고 미술실도 있어야 하고 음악실도 있어야 하고 이런 것들이 없잖아요."]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경기하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내년엔 40명, 내후년인 2020년에는 60명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경기도 초등학교 학급당 적정 학생수의 두 배 수준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여기는 분교예요. 교실 수준 자체가. 지금 30명도 과밀인데 과연 50명을 어떻게 수용을 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책가방 자체도 옆에 걸 수 있는 게 아니고 필요한 물건만 그때 그때 칠판 밑으로 가서 가져오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이 학교에 학생수가 이처럼 늘고 있는건 인구 유입이 많기 때문입니다.

[류재준/부동산 관계자 : "지금 이쪽에 아파트 인허가 들어가고 있는 것도 있고 다세대 주택들은 아직도 계속 짓고 있다 보니까 어차피 지으면 인구는 계속 유입이 되겠죠."]

학교 일대에 다세대주택과 대단지 아파트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데, 정작 개교한 초등학교는 없는 실정입니다.

2012년 6만여 명 수준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주민수는 올해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6년 만에 4만 명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류재준/부동산 관계자 : "3, 4년 사이에 신현리, 능평리에서만 만 명 이상은 늘었죠. 최소."]

애초 계획대로라면 신설 초등학교가 지난해 개교 예정이었지만 예정된 공사부지에선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 했습니다.

학교 부지로 예정된 땅을 놓고 소유주인 종중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땅을 샀는데 종중의 땅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 종중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당시의 대표가 대표성이 없다고 종중의 내부에서. 그러니까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게 아니라고 종중 측에서 하고 있어서 소유권 이전이 계속 안 된 상황인데..."]

종중 대표가 공석이어서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할 교육청은 지난해 지자체에 이 일대 아파트, 연립주택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두 차례나 요청하며 상황 악화를 막아보려고 했다는데요.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의 혼란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광주시는 종중 측과 협의에 나서는 한편 강제수용까지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명호/경기 광주시 주택정책과장 : "시에서 강제수용해서 학교 부지를 조성해서 교육청에 매각하는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고 6월 30일까지 마무리 하는 거로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진실/학부모 : "아이 임신했을 때부터 학교가 지어진다고 얘기를 듣고 (이사)들어왔는데요. 지금 아이가 1학년인데도 현재 지어지지 않고 진행률도 그 상태에서 지금까지 현재 0%.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신설초등학교가 착공된다고 해도 과밀학급 문제 해소는 오는 2020년 1학기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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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2년 뒤 한 반 60명?”…신설 학교는 언제쯤?
    • 입력 2018-06-14 08:47:51
    • 수정2018-06-14 10: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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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교육의 질'을 얘기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수치가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몇명이냐, 학급당 학생수는 몇명이냐 이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게 꾸준히 줄어왔죠.

그만큼 교육의 질이 높아져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흐름에 오히려 거꾸로 가는 학교가 있습니다.

해마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는 초등학교인데요.

인구 유입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학교 신설은 제자리, 당분간 상황은 더 악화될 거라는데요.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거리.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 100여명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무책임한 교육행정! 결국 수용불가!"]

시청과 교육청을 향해 쓴소리를 외치는 학부모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이진실/학부모 : "지금 과밀을 넘어서 더 이상 수용 불가고요. 내년에는 520명 이상 아이들이 입학하거든요. 지금 이 동네에 인구 10만 명이 넘는데 학교가 단 한 곳뿐이에요. 이건 절대 말이 안 되죠."]

지역 내 한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는데요.

문제가 된 초등학교입니다.

하교 길의 풍경은 여느 초등학교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학교 안의 사정은 다르다고 합니다.

[정효승/초등학교 3학년 : "체육수업이나 이런 거 할 때면 여러 반이 좁은 곳에서 같이 해서 너무 힘들어요. 너무 시끄럽고."]

[박채윤/초등학교 6학년 : "화장실이 너무 붐비고 쉬는 시간도 짧다 보니까 불편한 게 좀 많아요."]

수업 시간부터 쉬는 시간까지 교내에서 생활하며 겪는 불편함을 토로했습니다.

과연 한 학급당 학생수는 얼마나 될까요?

[홍서준/초등학교 4학년 : "저희 반에 오늘 전학 온 친구까지 해서 36명 있어요."]

[이성주/초등학교 5학년 : "37명 정도 있어요."]

1961년 개교한 이 학교의 전교생은 1500여명.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4명을 넘는데요.

지난해 기준 경기도의 한 한급당 학생수가 평균 25명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10명 정도가 더 많은 겁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개교 당시 터가 원래 6학급 학교잖아요. 그런데 그 학교에 지금 이 많은 아이들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아이들이 피로도가 높겠죠. 지금 특별실도 없고 아이들 교실로 다 돼 있잖아요."]

개교 당시에는 학급수가 6개반에 불과했는데, 학생수가 늘어나다보니 증축을 통해 학급수를 늘렸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이경아/학부모 : "학교 면적당 적정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인원수라는 게 있는데 저희학교는 이미 그걸 두 배 이상 넘어섰거든요. 그니까 보통은 저희학교 같은 경우에는 급식시설 같은 경우에는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에요 근데 현재 전체 학생 수 같은 경우에는 1500명이 넘은 상태거든요."]

그럭저럭 교실은 늘려서 학생들을 수용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교실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는데요.

[서이화/학부모 : "운동장을 지금 증축을 교실로 했잖아요. 그러니까 운동장이 그만큼 비좁아져서 저학년생들은 운동장을 쓸 수가 없어요. 아니면 체육시간도 뭐 돌아가면서 쓴다든지, 애들이 점심 먹고 뛰어다닐 놀이터도 없고 운동장도 없고..."]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실도 없고요. 과학실도 널찍해야 좋고 미술실도 있어야 하고 음악실도 있어야 하고 이런 것들이 없잖아요."]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경기하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내년엔 40명, 내후년인 2020년에는 60명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경기도 초등학교 학급당 적정 학생수의 두 배 수준입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여기는 분교예요. 교실 수준 자체가. 지금 30명도 과밀인데 과연 50명을 어떻게 수용을 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책가방 자체도 옆에 걸 수 있는 게 아니고 필요한 물건만 그때 그때 칠판 밑으로 가서 가져오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이 학교에 학생수가 이처럼 늘고 있는건 인구 유입이 많기 때문입니다.

[류재준/부동산 관계자 : "지금 이쪽에 아파트 인허가 들어가고 있는 것도 있고 다세대 주택들은 아직도 계속 짓고 있다 보니까 어차피 지으면 인구는 계속 유입이 되겠죠."]

학교 일대에 다세대주택과 대단지 아파트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데, 정작 개교한 초등학교는 없는 실정입니다.

2012년 6만여 명 수준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주민수는 올해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6년 만에 4만 명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류재준/부동산 관계자 : "3, 4년 사이에 신현리, 능평리에서만 만 명 이상은 늘었죠. 최소."]

애초 계획대로라면 신설 초등학교가 지난해 개교 예정이었지만 예정된 공사부지에선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 했습니다.

학교 부지로 예정된 땅을 놓고 소유주인 종중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땅을 샀는데 종중의 땅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 종중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당시의 대표가 대표성이 없다고 종중의 내부에서. 그러니까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게 아니라고 종중 측에서 하고 있어서 소유권 이전이 계속 안 된 상황인데..."]

종중 대표가 공석이어서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할 교육청은 지난해 지자체에 이 일대 아파트, 연립주택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두 차례나 요청하며 상황 악화를 막아보려고 했다는데요.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의 혼란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광주시는 종중 측과 협의에 나서는 한편 강제수용까지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명호/경기 광주시 주택정책과장 : "시에서 강제수용해서 학교 부지를 조성해서 교육청에 매각하는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고 6월 30일까지 마무리 하는 거로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진실/학부모 : "아이 임신했을 때부터 학교가 지어진다고 얘기를 듣고 (이사)들어왔는데요. 지금 아이가 1학년인데도 현재 지어지지 않고 진행률도 그 상태에서 지금까지 현재 0%.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신설초등학교가 착공된다고 해도 과밀학급 문제 해소는 오는 2020년 1학기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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