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엠블럼에 ‘스푸트니크’ 담은 이유

입력 2018.06.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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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사상 최초로 동유럽에서 개최된다. 러시아는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한 축을 이루던 강국이었고 특히 우주 개발에서는 앞서 나가던 화려한 전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상징인 공식 엠블럼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다시 한 번 더 도약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출처 : FIFA출처 : FIFA

엠블럼, '스푸트니크' 모델로

붉은색 트로피 안에 3개의 원이 있고 그 안에는 별이 보인다. 아래쪽에는 하늘과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인간의 형상이 보인다. 별이 그려진 둥근 원은 구소련 시절인 1957년 10월 4일 세계 최초로 발사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모델로 했다. 2014년 처음 공개될 당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3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출처 : FIFA출처 : FIFA

러시아어로 '동반자'라는 뜻을 지닌 스푸트니크는 지름 58cm, 무게 83kg의 동그란 모양에 긴 안테나 4개가 달려있었다. 타원 궤도로 지구 주위를 석 달이나 돌다가 대기권에 추락했다.

첫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구소련은 불과 한 달 뒤에 '스푸트니크 2호' 발사도 강행한다. 1957년 11월 3일 대담하게도 살아있는 개(라이카)를 태운 채 우주로 나갔는데, 지구로 귀환하지는 못했지만, 유인 우주탐사의 가능성을 최초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구소련발 '스푸트니크 쇼크'로 미국 NASA 창립

미국을 비롯한 서구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구소련의 연이은 행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당시의 현상을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부른다. 195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대통령 직속기구로 창립됐고 인공위성 개발과 달 탐사 계획까지 만들어지게 된다. 첫 단계로 1958년 1월 31일 무게 13kg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했다.

구소련도 이에 질세라 더 많은 돈과 인력을 우주개발에 쏟아부었다.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배출했고 우주정거장 '살류트 1호'를 건설했다. 후발주자인 미국은 우주개발에서 구소련을 한동안 뒤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냉전이 종결되며 절대 우주강자였던 구소련은 붕괴했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개발도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세대에게 '우주' 하면 NASA, '달 탐사' 하면 '닐 암스트롱'만 기억에 남는 것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글픈 일일지 모른다.

출처: GraphicSamHD출처: GraphicSamHD

과거 '우주 강국' 자존심, 월드컵에서 회복?

2013년 1월 3차 발사에서 성공을 거둔 '나로호'의 경우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만들어왔다. 흐루니체프사가 만든 앙가라 로켓으로 과거 구소련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평가받는다. 1950년대 스푸트니크에서 촉발된 미·소 우주개발 경쟁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큰 진보를 불러왔음은 분명하다.

동유럽에서 처음 이뤄지는 이번 월드컵의 엠블럼에 스푸트니크의 상징이 다시 한 번 들어가게 된 이유도 과거에 대한 향수와 다시 한 번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개최국 러시아의 의지로 풀이된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은 '과학' 월드컵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공인구 '텔스타 18'에는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이 장착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킥 속도와 위치 추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월드컵 사상 최초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 도입된다. 수십 대의 초고속 카메라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포착해 찰나의 장면을 잡아낼 수 있어 판정 시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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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월드컵 엠블럼에 ‘스푸트니크’ 담은 이유
    • 입력 2018-06-16 16:59:49
    취재K
▲ 사진 출처 : 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사상 최초로 동유럽에서 개최된다. 러시아는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한 축을 이루던 강국이었고 특히 우주 개발에서는 앞서 나가던 화려한 전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상징인 공식 엠블럼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다시 한 번 더 도약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출처 : FIFA
엠블럼, '스푸트니크' 모델로

붉은색 트로피 안에 3개의 원이 있고 그 안에는 별이 보인다. 아래쪽에는 하늘과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인간의 형상이 보인다. 별이 그려진 둥근 원은 구소련 시절인 1957년 10월 4일 세계 최초로 발사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모델로 했다. 2014년 처음 공개될 당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3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출처 : FIFA
러시아어로 '동반자'라는 뜻을 지닌 스푸트니크는 지름 58cm, 무게 83kg의 동그란 모양에 긴 안테나 4개가 달려있었다. 타원 궤도로 지구 주위를 석 달이나 돌다가 대기권에 추락했다.

첫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구소련은 불과 한 달 뒤에 '스푸트니크 2호' 발사도 강행한다. 1957년 11월 3일 대담하게도 살아있는 개(라이카)를 태운 채 우주로 나갔는데, 지구로 귀환하지는 못했지만, 유인 우주탐사의 가능성을 최초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구소련발 '스푸트니크 쇼크'로 미국 NASA 창립

미국을 비롯한 서구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구소련의 연이은 행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당시의 현상을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부른다. 195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대통령 직속기구로 창립됐고 인공위성 개발과 달 탐사 계획까지 만들어지게 된다. 첫 단계로 1958년 1월 31일 무게 13kg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했다.

구소련도 이에 질세라 더 많은 돈과 인력을 우주개발에 쏟아부었다.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배출했고 우주정거장 '살류트 1호'를 건설했다. 후발주자인 미국은 우주개발에서 구소련을 한동안 뒤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냉전이 종결되며 절대 우주강자였던 구소련은 붕괴했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개발도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세대에게 '우주' 하면 NASA, '달 탐사' 하면 '닐 암스트롱'만 기억에 남는 것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글픈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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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주 강국' 자존심, 월드컵에서 회복?

2013년 1월 3차 발사에서 성공을 거둔 '나로호'의 경우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만들어왔다. 흐루니체프사가 만든 앙가라 로켓으로 과거 구소련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평가받는다. 1950년대 스푸트니크에서 촉발된 미·소 우주개발 경쟁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큰 진보를 불러왔음은 분명하다.

동유럽에서 처음 이뤄지는 이번 월드컵의 엠블럼에 스푸트니크의 상징이 다시 한 번 들어가게 된 이유도 과거에 대한 향수와 다시 한 번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개최국 러시아의 의지로 풀이된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은 '과학' 월드컵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공인구 '텔스타 18'에는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이 장착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킥 속도와 위치 추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월드컵 사상 최초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 도입된다. 수십 대의 초고속 카메라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포착해 찰나의 장면을 잡아낼 수 있어 판정 시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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