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미훈련 중단의 의미

[이춘호 해설위원]

전략 무기가 총출동하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북한은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왔습니다. 3대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 가디언과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한은 전쟁연습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곤 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연합공중훈련을 빌미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습니다. 한미 양국으로선 연합훈련이 그만큼 군사동맹의 상징이자 대북 억지력의 결정판이지만 역으로 북한의 입장에선 체제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셈입니다.

한미 양국이 이런 연합훈련을 대화기간에는 중단하기로 하고 첫 조치로 올 8월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을 유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예고한지 엿새만의 신속한 발푭니다. 공식결정이 나진 않았지만 대화국면이 지속되는 한 나머지 연합 훈련도 중단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된 건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1994년 팀스피리트 중단이후 24년 만입니다. 내부 비판에도 한미 양국이 훈련 중단을 결정한 건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약속한 북미 정상간 합의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북미간 신뢰를 구축하고 북한 군부의 반발을 누그러뜨려 비핵화 과정을 촉진하는 효과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훈련 중단결정에 따라 이제 관심은 북한의 상응한 행동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쇄를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화성 14, 15 대륙간탄도탄 엔진을 개발한 평안북도 동창리 시험장 폐쇄나 ICBM 폐기 같은 조치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곧 있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협상에서 보다 진전된 비핵화 로드맵이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미양국의 군사훈련 중단 결정이 비핵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하기 위해선 북한의 진정성 있는 호응이 필요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