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 박경 “똑똑한 이미지 감사하나 주객전도는 안돼”

입력 2018.06.22 (13:41) 수정 2018.06.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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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락비의 래퍼이자 재능있는 프로듀서, 그리고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의 '뇌요미'. 가수 박경(26)을 지칭하는 말은 다양하다.

네 번째 솔로 싱글음반 '인스턴트'(INSTANT)를 발매한 그를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악동 이미지의 블락비답지 않게 단정한 셔츠와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이게 제게 좀 더 잘 맞는 옷"이라고 웃는다.

"블락비 활동 중에는 인조 머리를 붙이고 목걸이도 많이 했잖아요. 제 일상과 괴리감이 있거든요. 이번에는 솔로 활동이니까 하고 싶은 대로 깔끔한 이미지로 가고 싶었어요."

2011년 블락비로 데뷔한 박경은 '보통연애'(2015), '자격지심'(2016) 등 솔로곡과 솔로 1집 '노트북'(2017)을 내며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주로 달달한 연애감정을 풀어놓은 곡들이었다.

신곡 '인스턴트'는 형식부터 주제까지 전작들과 사뭇 다르다.

"귀여운 분위기를 많이 뺐어요. 이제 나이도 들었고 귀여운 게 더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또 히트하려면 필요한 요소, 예컨대 반복적인 후렴구를 억지로라도 넣어야 할지 고민했는데 결국 안 넣었어요. 대중적으로 히트하려고 만든 게 아니거든요. 제가 앞으로 갈 길을 확장하는 데 의미를 둔 노래예요."

그는 모든 게 빨리 지나가 버리는 현대사회를 관찰하다 이 곡을 썼다고 했다. 쉽게 친해졌다가 금세 끝나는 관계들, 오래 회자하는 명곡이 많은 1990년대와 달리 명곡 탄생을 기다려주지 않는 음악시장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가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고백해야 사귀는 건 줄 알았는데/ 답장 안 하면 헤어지는 거라며 요새는'. 예전에는 '나랑 사귀자, 오늘부터 1일이야' 하면 사귀는 거였는데 요즘은 '썸'만 타다가 연락 멀어지면 헤어지더라고요."

그렇다면 아날로그에 가까운 사람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어느 정도 인스턴트다. 솔직히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런 노래를 써놓고는, 너무 모순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음악 작업을 할 때 상의하는 동료로는 프로듀싱팀 13과 블락비 멤버 지코를 꼽았다. 지코는 박경의 신곡을 듣고는 '음절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박경은 "그 조언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제 스타일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저는 음절이 비어있으면 대중이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빽빽하게 채워 넣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은 '똑똑한 아이돌'이라는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16년 멘사 테스트를 통과해 회원이 됐다. 멘사는 지능지수(IQ)가 148 이상인 사람만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국제적 모임이다.

그는 "한국에서 똑똑한 이미지를 갖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적 남자'로 이름을 알린 것도 감사하다"면서도 "그게 제 일까지 침범해버리면 주객전도가 된다. 제 본업으로 더 사랑받으면 좋겠는데, 아예 가수라는 걸 모르는 분도 많으셔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입대에 관한 생각도 들었다. 지난 2월 블락비 일본 활동을 매듭짓고 귀국한 그는 7년간 살던 숙소에서 독립해 1인 가구가 됐다.

"군대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독립했어요. 잠잘 때 예민한 편인데 공동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정말 좋고 뿌듯해요. 빨래, 설거지, 청소에 정신이 팔려서 외롭다거나 우울하단 생각도 못 했어요. 아직 입대 시기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대 이후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일로는 '시간 관리'를 꼽았다.

"군대 가기 전에 시간을 잘 사용하려고 고민하죠. 곧 누나가 결혼해서 외국으로 가거든요. 그 전에 가족과 많이 보내고 싶어요. 최근엔 초등학교 친구 9명이서 여행도 다녀왔어요. 예전에는 인생의 중심이 일이었는데 지금은 좀 뒷순위로 간 것 같아요."

부친이 목사인 박경은 어렸을 때부터 CCM(복음성가)을 듣고 자랐다면서 "제가 발라드곡을 쓰면 (블락비) 태일이 형이 CCM같다고 하더라. 아직 만들어둔 건 없지만 기회가 되면 CCM을 써보고 싶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의 신곡은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다. 그는 오후 10시 멜론과 멜론 아지톡, 카카오플러스 1theK 채널에서 생중계되는 '라이브 원'을 통해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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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13:41:58
    • 수정2018-06-22 13: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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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락비의 래퍼이자 재능있는 프로듀서, 그리고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의 '뇌요미'. 가수 박경(26)을 지칭하는 말은 다양하다. 네 번째 솔로 싱글음반 '인스턴트'(INSTANT)를 발매한 그를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악동 이미지의 블락비답지 않게 단정한 셔츠와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이게 제게 좀 더 잘 맞는 옷"이라고 웃는다. "블락비 활동 중에는 인조 머리를 붙이고 목걸이도 많이 했잖아요. 제 일상과 괴리감이 있거든요. 이번에는 솔로 활동이니까 하고 싶은 대로 깔끔한 이미지로 가고 싶었어요." 2011년 블락비로 데뷔한 박경은 '보통연애'(2015), '자격지심'(2016) 등 솔로곡과 솔로 1집 '노트북'(2017)을 내며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주로 달달한 연애감정을 풀어놓은 곡들이었다. 신곡 '인스턴트'는 형식부터 주제까지 전작들과 사뭇 다르다. "귀여운 분위기를 많이 뺐어요. 이제 나이도 들었고 귀여운 게 더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또 히트하려면 필요한 요소, 예컨대 반복적인 후렴구를 억지로라도 넣어야 할지 고민했는데 결국 안 넣었어요. 대중적으로 히트하려고 만든 게 아니거든요. 제가 앞으로 갈 길을 확장하는 데 의미를 둔 노래예요." 그는 모든 게 빨리 지나가 버리는 현대사회를 관찰하다 이 곡을 썼다고 했다. 쉽게 친해졌다가 금세 끝나는 관계들, 오래 회자하는 명곡이 많은 1990년대와 달리 명곡 탄생을 기다려주지 않는 음악시장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가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고백해야 사귀는 건 줄 알았는데/ 답장 안 하면 헤어지는 거라며 요새는'. 예전에는 '나랑 사귀자, 오늘부터 1일이야' 하면 사귀는 거였는데 요즘은 '썸'만 타다가 연락 멀어지면 헤어지더라고요." 그렇다면 아날로그에 가까운 사람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어느 정도 인스턴트다. 솔직히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런 노래를 써놓고는, 너무 모순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음악 작업을 할 때 상의하는 동료로는 프로듀싱팀 13과 블락비 멤버 지코를 꼽았다. 지코는 박경의 신곡을 듣고는 '음절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박경은 "그 조언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제 스타일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저는 음절이 비어있으면 대중이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빽빽하게 채워 넣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은 '똑똑한 아이돌'이라는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16년 멘사 테스트를 통과해 회원이 됐다. 멘사는 지능지수(IQ)가 148 이상인 사람만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국제적 모임이다. 그는 "한국에서 똑똑한 이미지를 갖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적 남자'로 이름을 알린 것도 감사하다"면서도 "그게 제 일까지 침범해버리면 주객전도가 된다. 제 본업으로 더 사랑받으면 좋겠는데, 아예 가수라는 걸 모르는 분도 많으셔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입대에 관한 생각도 들었다. 지난 2월 블락비 일본 활동을 매듭짓고 귀국한 그는 7년간 살던 숙소에서 독립해 1인 가구가 됐다. "군대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독립했어요. 잠잘 때 예민한 편인데 공동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정말 좋고 뿌듯해요. 빨래, 설거지, 청소에 정신이 팔려서 외롭다거나 우울하단 생각도 못 했어요. 아직 입대 시기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대 이후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일로는 '시간 관리'를 꼽았다. "군대 가기 전에 시간을 잘 사용하려고 고민하죠. 곧 누나가 결혼해서 외국으로 가거든요. 그 전에 가족과 많이 보내고 싶어요. 최근엔 초등학교 친구 9명이서 여행도 다녀왔어요. 예전에는 인생의 중심이 일이었는데 지금은 좀 뒷순위로 간 것 같아요." 부친이 목사인 박경은 어렸을 때부터 CCM(복음성가)을 듣고 자랐다면서 "제가 발라드곡을 쓰면 (블락비) 태일이 형이 CCM같다고 하더라. 아직 만들어둔 건 없지만 기회가 되면 CCM을 써보고 싶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의 신곡은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다. 그는 오후 10시 멜론과 멜론 아지톡, 카카오플러스 1theK 채널에서 생중계되는 '라이브 원'을 통해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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