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교류 무산

입력 1990.08.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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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월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남북한 당국이 주고 받은 전화통지문과 방송 메세지 등은 여러 차례였고 임진각을 건너는 길목은 통일 열기로 가득했지만, 8.15 민족 대교류는 성사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북측은 방북자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받기 위한 우리 정부 당국의 접촉 요구를 받아드리지 않았고 정부 당국은 보장 없는 평양행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선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선재 기자 :

민족대교류의 성패를 가름할 회담장으로 항하는 대표들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남북간의 성명과 성명만이 오가는 가운데 최초의 국경 개방 선언이라 할 수 있는 민족 대교류가 무산된다면 통일의 길은 그만큼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방북 신청을 낸 6만여 명의 염원이 담긴 가방이 열렸지만 이를 받아줄 북한측 연락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10분만에 등을 돌려야 했던 우리측 연락반들의 가방 속으로 통일을 향한 염원들은 다시 담겨졌고, 북한측의 선별 초청에 혹시나 기대를 걸었던 전민련과 사제단, 가칭 민주당 관계자 239명의 염원도 함께 물거품이 됐습니다.

북한측의 민족 대교류 제의 거부로 예정됐던 연락관 접촉이 이루어지지 못한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은 평소와 다름 없는 조용한 모습입니다.

북한측은 그러나 내일 하루 동안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학생과 종교인등의 접촉을 요구해 놓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방송을 통해 남북 접촉을 요구한 북한의 단체는 범민족대회 준비위원회외에 조선학생위원회와 사회민주당, 천주교인협회등 4군데이며 접촉 횟수로는 모두 5차례나 됩니다.

북한측이 이처럼 집중적인 남북 접촉 제의는 전례가 없는 일로 전문가들은 북한측의 민족 대교류 거부에 명분을 찾기 위해 우리측이 수락하기 힘든 각계층 간의 접촉을 제의하는 것으로 보아, 민족 대교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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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대교류 무산
    • 입력 1990-08-13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월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남북한 당국이 주고 받은 전화통지문과 방송 메세지 등은 여러 차례였고 임진각을 건너는 길목은 통일 열기로 가득했지만, 8.15 민족 대교류는 성사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북측은 방북자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받기 위한 우리 정부 당국의 접촉 요구를 받아드리지 않았고 정부 당국은 보장 없는 평양행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선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선재 기자 :

민족대교류의 성패를 가름할 회담장으로 항하는 대표들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남북간의 성명과 성명만이 오가는 가운데 최초의 국경 개방 선언이라 할 수 있는 민족 대교류가 무산된다면 통일의 길은 그만큼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방북 신청을 낸 6만여 명의 염원이 담긴 가방이 열렸지만 이를 받아줄 북한측 연락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10분만에 등을 돌려야 했던 우리측 연락반들의 가방 속으로 통일을 향한 염원들은 다시 담겨졌고, 북한측의 선별 초청에 혹시나 기대를 걸었던 전민련과 사제단, 가칭 민주당 관계자 239명의 염원도 함께 물거품이 됐습니다.

북한측의 민족 대교류 제의 거부로 예정됐던 연락관 접촉이 이루어지지 못한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은 평소와 다름 없는 조용한 모습입니다.

북한측은 그러나 내일 하루 동안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학생과 종교인등의 접촉을 요구해 놓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방송을 통해 남북 접촉을 요구한 북한의 단체는 범민족대회 준비위원회외에 조선학생위원회와 사회민주당, 천주교인협회등 4군데이며 접촉 횟수로는 모두 5차례나 됩니다.

북한측이 이처럼 집중적인 남북 접촉 제의는 전례가 없는 일로 전문가들은 북한측의 민족 대교류 거부에 명분을 찾기 위해 우리측이 수락하기 힘든 각계층 간의 접촉을 제의하는 것으로 보아, 민족 대교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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