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 피해

입력 1990.09.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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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화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엄청난 재난입니다. 하루 종일 계속된 굵은 빗줄기는 서울 수도권, 경기, 강원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한강수위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 11미터를 훌쩍 넘어섰고 따라서 한강 유역의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을 뽑아 내지 못해 방대한 지역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도로, 철도, 전기, 수도, 전화, 모두가 지역에 따라서 정상 가동이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정확이 말 하면은 아직 한강이 범람해서 홍수가 난 상태는 아니고 지금까지는 쏟아진 빗물을 강으로 내보내지 못해서 침수된 상태입니다.


먼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피해가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인지 공중 촬영으로 보시겠습니다. KBS 항공 1호 헬리콥터는 오늘 악천후를 무릅쓰고 침수 지역과 피해 지역을 공중에서 내려다 봤습니다.


문중선 기자가 동승했습니다.


문중선 기자 :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한 곳 가운데 한곳은 서울 성내동 부근입니다. 병원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들의 대부분은 반쯤 물에 잠겨 있고 지붕만 보이는 차들도 눈에 띄입니다. 이 일대 주택가는 일 층 높이에까지 물이 차 대부분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해 인적을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 했던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이삿짐을 옮기려던 차량도 집중호우로 발이 묶여 이삿짐이 고스란히 비 맞고 있습니다. 집중 호우로 고립된 연립주택의 주민들이 옥상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넓던 도로도 물에 잠겨 어디가 도로인지 흔적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가로수와 가로등만이 그곳이 도로였음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침수된 도로에는 붐비던 차량 대신 난데 없는 스티로폼 뗏목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곤돌라 대신 스티로폼 뗏목을 교통수단으로 해서 물에 잠긴 골목길을 휘젓고 다니기도 합니다.


군인들의 고무 보트를 이용해 대피하는 이재민들의 모습입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오늘 서울 성내동 일대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흙탕물로 가득찬 이 일대는 수상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니스 등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침수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소방헬기가 구조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거센 비를 맞으며 헬기에 매달려 공중을 나는 두 모녀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헬기와 연결된 한 가닥 줄에 매달려 수백 미터 상공을 나는 두 모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모녀는 무사히 안전지대에 도착했습니다.


올림픽대로의 한 쪽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기고 도로 표지판만 물 위로 나와 있습니다. 한강시민공원 또한 완전히 침수돼 한강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잠실대교 진입로 교각에 바지선이 떠내려 와 걸려 있는 모습입니다.


그 높던 고압선 철탑도 반 이상 물에 잠기고 윗 부분만 어렵게 물 위에 나와 있습니다. 한강시민공원에서 공사를 하던 포크레인도 물에 잠겨 구조를 기다리지만 속수무책입니다.


마을에 가득찬 물은 가옥의 처마까지 차서 물 위에 기와지붕만 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마을뿐만 아니라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등도 물에 완전히 잠겨버렸습니다.

수많은 귀중한 농작물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그 동안 흘린 피와 땀마저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습니다.


팔당댐입니다. 평소와는 달리 물을 담고 있는 댐과 댐 아래와의 물 높이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상류의 물을 거의 거르지 않고 이렇게 내 보낼 수밖에 없을 만큼 집중호우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한강으로 흘러오다 보니 잠실 철교의 교각도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올림픽대교로 가는 진입로입니다. 진입로의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물에 잠겨 교통이 완전히 두절됐습니다.


잠실 한강시민공원의 유람선 선착장도 시민공원이 물에 잠기면서 선착장이 하나의 커다란 유람선인 것처럼 잔뜩 불어난 물에 떠 있습니다. 반포대교 부근의 지하 차도와 잠수교 입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있습니다. 지하도 입구의 높은 부분만이 간신히 눈에 띄입니다.


물 높이가 위험 수위에까지 도달한 한강 인도교입니다. 인도교 부근 도로는 거의 태반이 물에 잠겼고 쓰레기 등 온갖 물건들이 상류에서부터 떠내려 오고 있습니다.

다리 난간에 기대어 불어난 한강물을 보며 많은 시민들이 걱정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이 너무 불어서 인지 다리를 지나는 차량들의 수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앞입니다. 물에 잠겨서 윗 부분만 보이는 신호등이 침수 정도를 짐작케 합니다. 한강철교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사이의 도로와 올림픽대로 곳곳이 침수되고 일부 구간만 물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부근 샛강 부지에 잔뜩 쌓인 각종 쓰레기들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정도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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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비 피해
    • 입력 1990-09-11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화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엄청난 재난입니다. 하루 종일 계속된 굵은 빗줄기는 서울 수도권, 경기, 강원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한강수위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 11미터를 훌쩍 넘어섰고 따라서 한강 유역의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을 뽑아 내지 못해 방대한 지역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도로, 철도, 전기, 수도, 전화, 모두가 지역에 따라서 정상 가동이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정확이 말 하면은 아직 한강이 범람해서 홍수가 난 상태는 아니고 지금까지는 쏟아진 빗물을 강으로 내보내지 못해서 침수된 상태입니다.


먼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피해가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인지 공중 촬영으로 보시겠습니다. KBS 항공 1호 헬리콥터는 오늘 악천후를 무릅쓰고 침수 지역과 피해 지역을 공중에서 내려다 봤습니다.


문중선 기자가 동승했습니다.


문중선 기자 :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한 곳 가운데 한곳은 서울 성내동 부근입니다. 병원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들의 대부분은 반쯤 물에 잠겨 있고 지붕만 보이는 차들도 눈에 띄입니다. 이 일대 주택가는 일 층 높이에까지 물이 차 대부분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해 인적을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 했던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이삿짐을 옮기려던 차량도 집중호우로 발이 묶여 이삿짐이 고스란히 비 맞고 있습니다. 집중 호우로 고립된 연립주택의 주민들이 옥상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넓던 도로도 물에 잠겨 어디가 도로인지 흔적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가로수와 가로등만이 그곳이 도로였음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침수된 도로에는 붐비던 차량 대신 난데 없는 스티로폼 뗏목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곤돌라 대신 스티로폼 뗏목을 교통수단으로 해서 물에 잠긴 골목길을 휘젓고 다니기도 합니다.


군인들의 고무 보트를 이용해 대피하는 이재민들의 모습입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오늘 서울 성내동 일대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흙탕물로 가득찬 이 일대는 수상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니스 등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침수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소방헬기가 구조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거센 비를 맞으며 헬기에 매달려 공중을 나는 두 모녀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헬기와 연결된 한 가닥 줄에 매달려 수백 미터 상공을 나는 두 모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모녀는 무사히 안전지대에 도착했습니다.


올림픽대로의 한 쪽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기고 도로 표지판만 물 위로 나와 있습니다. 한강시민공원 또한 완전히 침수돼 한강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잠실대교 진입로 교각에 바지선이 떠내려 와 걸려 있는 모습입니다.


그 높던 고압선 철탑도 반 이상 물에 잠기고 윗 부분만 어렵게 물 위에 나와 있습니다. 한강시민공원에서 공사를 하던 포크레인도 물에 잠겨 구조를 기다리지만 속수무책입니다.


마을에 가득찬 물은 가옥의 처마까지 차서 물 위에 기와지붕만 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마을뿐만 아니라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등도 물에 완전히 잠겨버렸습니다.

수많은 귀중한 농작물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그 동안 흘린 피와 땀마저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습니다.


팔당댐입니다. 평소와는 달리 물을 담고 있는 댐과 댐 아래와의 물 높이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상류의 물을 거의 거르지 않고 이렇게 내 보낼 수밖에 없을 만큼 집중호우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한강으로 흘러오다 보니 잠실 철교의 교각도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올림픽대교로 가는 진입로입니다. 진입로의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물에 잠겨 교통이 완전히 두절됐습니다.


잠실 한강시민공원의 유람선 선착장도 시민공원이 물에 잠기면서 선착장이 하나의 커다란 유람선인 것처럼 잔뜩 불어난 물에 떠 있습니다. 반포대교 부근의 지하 차도와 잠수교 입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있습니다. 지하도 입구의 높은 부분만이 간신히 눈에 띄입니다.


물 높이가 위험 수위에까지 도달한 한강 인도교입니다. 인도교 부근 도로는 거의 태반이 물에 잠겼고 쓰레기 등 온갖 물건들이 상류에서부터 떠내려 오고 있습니다.

다리 난간에 기대어 불어난 한강물을 보며 많은 시민들이 걱정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이 너무 불어서 인지 다리를 지나는 차량들의 수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앞입니다. 물에 잠겨서 윗 부분만 보이는 신호등이 침수 정도를 짐작케 합니다. 한강철교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사이의 도로와 올림픽대로 곳곳이 침수되고 일부 구간만 물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부근 샛강 부지에 잔뜩 쌓인 각종 쓰레기들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정도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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