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침수지역

박인섭 기자 :

서울 개봉동입니다. 거리며 주택이며 또 한 번 물바다가 됐습니다. 가슴까지 차오른 물길을 헤치고 갑니다. 한 여학생이 자칫 빠질 뻔 했습니다. 아예 헤엄을 치거나 넘어질까 봐 서로 의지하고 조심스럽게 걸어갑니다. 스티로폼을 이용하거나 고무 보트를 이용해 이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차량도 지붕만 남기고 물에 잠겼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온 물을 피해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헬기가 구조하고 있습니다.

개봉역입니다. 선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경의선 전철이 오전부터 운행되지 못했습니다.

노량진역 부근입니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가슴 깊이의 물길을 해칩니다. 학원도 1층의 절반은 물에 잠겼습니다. 우체통이 열려 편지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떠내려갑니다. 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가지 못하고 하수구를 통해 집안으로 흘러들어 옵니다. 양수기와 바가지를 동원해 물을 퍼내지만 물은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방안이 1미터가량 물에 잠겼습니다.

서울 양화교 부근입니다. 길이 물속에 잠겨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멈춰 있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다 차에 시동이 꺼지고 이제 사람이 차를 끌고 갑니다.

가장 피해가 심한 풍납동과 성내동 일대입니다. 2천여 채의 주택이 물에 잠겼습니다. 너무 빨리 물이 불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지붕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군인들이 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고무보트와 헬리콥터로 주민들이 무사히 구조되고 있습니다. 일부 성급한 주민들은 헤엄쳐 나오거나 플라스틱 통을 타고 안전한 곳으로 빠져 나옵니다.

송정동 일대입니다. 골목마다 물이 차 상가와 주택 안으로 물이 들어왔고 주민들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화양시장도 마찬가지로 물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물길을 막으려 했지만 불어난 물은 건물 안으로 쉽사리 들어가고 맙니다.

서울 가야동 한옥 보존지구입니다. 밤새 내린 비로 지붕이 무너지면서 안에서 잠자고 있던 29살 이상태씨 부부와 이씨의 딸 등 3가족이 지붕에 깔려 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