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제방 붕괴

입력 1990.09.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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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한강 수위도 많이 줄고 침수 지역에서 물도 많이 빠지고 있지만 오늘 새벽 한강 제방 붕괴로 급류가 덮치고 있는 고양군 홍수 사태는 심각합니다. 서울시의 한강 범람은 간신히 어제 자정쯤 고비를 넘겼지만 새벽녘에 한강 하류에 있는 제방이 급류를 이기지 못하면서 약 2백 미터 유실돼서 그 틈으로 급류가 쏟아져 들어가는 바람에 고양군 일산과 능곡 행주산성 지역 등이 물속에 잠겨서 막대한 재산 피해와 이재민을 낳았습니다.


한강 하류의 범람 현장을 먼저 보여 드립니다. 김진수 기자가 헬리콥터를 통해서 보도합니다.


김진수 기자 :

경기도 고양군 일대를 하루 아침에 물바다로 만든 제방 붕괴 현장입니다. 차량 두 대가 왕복할 수 있는 너비의 둑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제방의 끊어진 폭은 처음 50미터 가량이 엇으나 지금은 3, 4백 미터 정도로 벌어졌습니다. 농가와 농경지에서 흘러나온 돼지들이 차들어 오는 물을 피해 지붕 위에 피신해 있습니다. 젖소들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집을 잃은 견공들의 눈이 슬픔을 가득 안고 있는 듯 보입니다. 가까스로 가재도구를 챙겨 몸을 피한 수재민들이 망연히 물에 잠긴 자신들의 집을 찾았습니다. 기진맥진한 젖소들이 군용 선박에 구출됐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젖소들은 안타깝게도 구출의 손길에서 제외돼 생존을 위해 스스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일부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는 헬기가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미 구조를 마친 헬기들이 또 다른 구조를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구조 작업에는 선박도 동원됐습니다. 이 선박이 물살을 가르고 있는 곳이 바로 행주 벌판 자리입니다. 황토빛 물바다를 이룬 마을 마을에는 침수된 가옥들의 지붕만이 물위로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렬로 늘어선 전봇대만이 이곳이 도로였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능곡역입니다. 헬기가 역을 지나 한참을 이동해서야 물에 잠긴 철길이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무너진 둑 사이로 계속해서 한강물이 쏟아져 들어옴에 따라 더 이상의 침수를 막기 위한 지역 주민들과 군인들의 대비 작업이 필사적입니다. 무너진 둑의 폭은 조금씩 더 넓어져만 가고 따라서 한강물은 점점 더 거세게 차들어 오고만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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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제방 붕괴
    • 입력 1990-09-12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한강 수위도 많이 줄고 침수 지역에서 물도 많이 빠지고 있지만 오늘 새벽 한강 제방 붕괴로 급류가 덮치고 있는 고양군 홍수 사태는 심각합니다. 서울시의 한강 범람은 간신히 어제 자정쯤 고비를 넘겼지만 새벽녘에 한강 하류에 있는 제방이 급류를 이기지 못하면서 약 2백 미터 유실돼서 그 틈으로 급류가 쏟아져 들어가는 바람에 고양군 일산과 능곡 행주산성 지역 등이 물속에 잠겨서 막대한 재산 피해와 이재민을 낳았습니다.


한강 하류의 범람 현장을 먼저 보여 드립니다. 김진수 기자가 헬리콥터를 통해서 보도합니다.


김진수 기자 :

경기도 고양군 일대를 하루 아침에 물바다로 만든 제방 붕괴 현장입니다. 차량 두 대가 왕복할 수 있는 너비의 둑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제방의 끊어진 폭은 처음 50미터 가량이 엇으나 지금은 3, 4백 미터 정도로 벌어졌습니다. 농가와 농경지에서 흘러나온 돼지들이 차들어 오는 물을 피해 지붕 위에 피신해 있습니다. 젖소들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집을 잃은 견공들의 눈이 슬픔을 가득 안고 있는 듯 보입니다. 가까스로 가재도구를 챙겨 몸을 피한 수재민들이 망연히 물에 잠긴 자신들의 집을 찾았습니다. 기진맥진한 젖소들이 군용 선박에 구출됐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젖소들은 안타깝게도 구출의 손길에서 제외돼 생존을 위해 스스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일부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는 헬기가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미 구조를 마친 헬기들이 또 다른 구조를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구조 작업에는 선박도 동원됐습니다. 이 선박이 물살을 가르고 있는 곳이 바로 행주 벌판 자리입니다. 황토빛 물바다를 이룬 마을 마을에는 침수된 가옥들의 지붕만이 물위로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렬로 늘어선 전봇대만이 이곳이 도로였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능곡역입니다. 헬기가 역을 지나 한참을 이동해서야 물에 잠긴 철길이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무너진 둑 사이로 계속해서 한강물이 쏟아져 들어옴에 따라 더 이상의 침수를 막기 위한 지역 주민들과 군인들의 대비 작업이 필사적입니다. 무너진 둑의 폭은 조금씩 더 넓어져만 가고 따라서 한강물은 점점 더 거세게 차들어 오고만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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