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 중 · 고등학교 보급된 컴퓨터 무용지물

입력 1991.06.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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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석 앵커 :

전자산업을 현재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에는 지난 80년부터 각급학교에 보급한 컴퓨터가 크게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국 거의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막대한 국가예산으로 보급한 컴퓨터가 그냥 놀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이 잘못돼가고 있는지 김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 보급돼있는 수만대의 컴퓨터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고등학교생은 말할 것도 없고 중학생만 돼도 여기 교실을 꽉메우고 있는 8비트 컴퓨터엔 이젠 흥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몇 학년이예요?


이승재 (중학교 3년) :

3학년인데요.


김진수 기자 :

학교에서 컴퓨터 만져본 적 있어요?


이승재 (중학교 3년) :

없는데요.


김진수 기자 :

컴퓨터 학교에서 만져본적 있어요.


안재형 (중학교 3년) :

한 번도 안만져 보았는데요.


송일민 (중학교 교사) :

8비트는 거의 관심이 없어요.

그 16비트에 대부분 관심이 있기 때문에 8피트는 거의 뭐 사용할 수 없을 지경에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 :

이러다보니 고장나는 컴퓨터도 늘어만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학교 컴퓨터교육 담당교사가 지난해 겨울 확인해서 적어놓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겨울부터 지금가지 반년이 지나도록 컴퓨터를 교육에 활용할 기회가 없어서 수리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 채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5년부터 각급학교에 8비트컴퓨터를 보급해온 당국은 이런 이유로 89년부터는 16비트짜리로 컴퓨터 보금 계획을 전면 바꾸어야만 했습니다.

불과 4년만의 방향전환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부강사를 두고 그런대로 이루어지던 초등학교의 컴퓨터교육도 얼마 전 중단돼야만 했습니다.

당국에서 학부모들로부터 별도의 돈을 걷지 못하게 하니까 더 이상 외부강사를 들일 수 없게 됐고 그러다보니 잘돼가던 컴퓨터 특별반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교육부와 일선학교 사이에서 교육행정을 맡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 담당관리의 입장은 난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쾌영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

이 큰일났다 이거야.

교육부에서 엄금으로 내려왔는데 엄금하지 않으면 이걸 다줘야 할꺼 아니냐.

정말 빈대잡기위해서 초가삼가 불을 지를순 없지 않느냐.

그래서 생각다 끝에 억지로다 조금 낮췄습니다. 억지로다.


김진수 기자 :

학부모도 불만입니다.

자신들이 구입해준 컴퓨터가 그냥 놀고있게 된 것도 불만이지만 이젠 몇 곱절의 돈을 들여가며 자녀를 학원에 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국민학생 학부모 :

그 기계가 참 아깝다고 생각을 해요.

그 설비에 들어간게 꽤 되거든요.

그리고 또 엄마들도 아이들을 안전하게 맡기고 또 실비로써 가르친다는게 좋았었는데....


김진수 기자 :

두 달 전 만해도 학교에서 열심히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던 이 어린이. 지금 컴퓨터 못만져본게 얼마나 됐어요.


국민학생 :

두 달 정도.


김진수 기자 :

컴퓨터 다시 만져보고 싶어요?


국민학생 :

예.


김진수 기자 :

이러다가 우리들의 미래들이 정보화시대에 문맹아 내지는 국제적인 지질아가 되지 않을까 당국의 근시안적이고도 일관성없는 정책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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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 · 중 · 고등학교 보급된 컴퓨터 무용지물
    • 입력 1991-06-03 21:00:00
    뉴스 9

박대석 앵커 :

전자산업을 현재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에는 지난 80년부터 각급학교에 보급한 컴퓨터가 크게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국 거의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막대한 국가예산으로 보급한 컴퓨터가 그냥 놀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이 잘못돼가고 있는지 김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 보급돼있는 수만대의 컴퓨터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고등학교생은 말할 것도 없고 중학생만 돼도 여기 교실을 꽉메우고 있는 8비트 컴퓨터엔 이젠 흥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몇 학년이예요?


이승재 (중학교 3년) :

3학년인데요.


김진수 기자 :

학교에서 컴퓨터 만져본 적 있어요?


이승재 (중학교 3년) :

없는데요.


김진수 기자 :

컴퓨터 학교에서 만져본적 있어요.


안재형 (중학교 3년) :

한 번도 안만져 보았는데요.


송일민 (중학교 교사) :

8비트는 거의 관심이 없어요.

그 16비트에 대부분 관심이 있기 때문에 8피트는 거의 뭐 사용할 수 없을 지경에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 :

이러다보니 고장나는 컴퓨터도 늘어만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학교 컴퓨터교육 담당교사가 지난해 겨울 확인해서 적어놓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겨울부터 지금가지 반년이 지나도록 컴퓨터를 교육에 활용할 기회가 없어서 수리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 채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5년부터 각급학교에 8비트컴퓨터를 보급해온 당국은 이런 이유로 89년부터는 16비트짜리로 컴퓨터 보금 계획을 전면 바꾸어야만 했습니다.

불과 4년만의 방향전환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부강사를 두고 그런대로 이루어지던 초등학교의 컴퓨터교육도 얼마 전 중단돼야만 했습니다.

당국에서 학부모들로부터 별도의 돈을 걷지 못하게 하니까 더 이상 외부강사를 들일 수 없게 됐고 그러다보니 잘돼가던 컴퓨터 특별반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교육부와 일선학교 사이에서 교육행정을 맡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 담당관리의 입장은 난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쾌영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

이 큰일났다 이거야.

교육부에서 엄금으로 내려왔는데 엄금하지 않으면 이걸 다줘야 할꺼 아니냐.

정말 빈대잡기위해서 초가삼가 불을 지를순 없지 않느냐.

그래서 생각다 끝에 억지로다 조금 낮췄습니다. 억지로다.


김진수 기자 :

학부모도 불만입니다.

자신들이 구입해준 컴퓨터가 그냥 놀고있게 된 것도 불만이지만 이젠 몇 곱절의 돈을 들여가며 자녀를 학원에 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국민학생 학부모 :

그 기계가 참 아깝다고 생각을 해요.

그 설비에 들어간게 꽤 되거든요.

그리고 또 엄마들도 아이들을 안전하게 맡기고 또 실비로써 가르친다는게 좋았었는데....


김진수 기자 :

두 달 전 만해도 학교에서 열심히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던 이 어린이. 지금 컴퓨터 못만져본게 얼마나 됐어요.


국민학생 :

두 달 정도.


김진수 기자 :

컴퓨터 다시 만져보고 싶어요?


국민학생 :

예.


김진수 기자 :

이러다가 우리들의 미래들이 정보화시대에 문맹아 내지는 국제적인 지질아가 되지 않을까 당국의 근시안적이고도 일관성없는 정책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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