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 기자회견

입력 1991.08.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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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일본군에 끌려가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한 할머니가 그동안의 수치심을 딛고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습니다.

정신대의 그 치욕스런 생활과 일제의 만행을 낱낱이 열거하는 한 맺힌 여인의 절규를 전합니다.

이현주 기자입니다.


이현주 기자 :

17살의 꽃다운 나이에 일제의 희생물로 몸을 버려야 했던 67살 김학순 할머니, 50년전의 과거를 고발하기 앞서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김할머니의 눈에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김할머니는 17살 때 양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이사 갔다가 일본군에게 납치돼 그곳에서 석달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세상에 철없는 그 어린 것을 17살에, 말이 17살이지.

많은 것도 아니고 17살 조금 넘은 것을 끌고 가서 강제로 그 울어도 안 당할려고 쫓아나오면 붙잡고 안 놔줘요.

이놈의 새끼가, 일본 놈의 새끼가, 군인 놈의 새끼가 그래서 할 수 없이 울면서 당해요. 그 말도 못해요.

그 당한 이야기는 가슴이 아파서 말도 못한다고요.


이현주 기자 :

김할머니는 자신이 붙잡혀 갔을 때 이미 4명의 한국인 처녀들이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상인을 따라 석 달 만에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할머니는 광복 4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일본의 정신대문제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에 통분을 참을 수 없어 오늘에야 말문을 열었다고 분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이렇게 당하고 있는 사람을 몰라요.

일본에서는 없대요. 없대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와요. 내가 죽기 전에 내가 눈감기 전에 한번 분 풀을까 말이라고 분풀이하고 싶어요.


이현주 기자 :

김할머니는 현재 서울 충신동 단칸방에서 가족 없이 매달 동사무소에서 주는 10kg의 쌀과 3만원의 영세민 보조비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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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 기자회견
    • 입력 1991-08-14 21:00:00
    뉴스 9

50년 전 일본군에 끌려가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한 할머니가 그동안의 수치심을 딛고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습니다.

정신대의 그 치욕스런 생활과 일제의 만행을 낱낱이 열거하는 한 맺힌 여인의 절규를 전합니다.

이현주 기자입니다.


이현주 기자 :

17살의 꽃다운 나이에 일제의 희생물로 몸을 버려야 했던 67살 김학순 할머니, 50년전의 과거를 고발하기 앞서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김할머니의 눈에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김할머니는 17살 때 양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이사 갔다가 일본군에게 납치돼 그곳에서 석달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세상에 철없는 그 어린 것을 17살에, 말이 17살이지.

많은 것도 아니고 17살 조금 넘은 것을 끌고 가서 강제로 그 울어도 안 당할려고 쫓아나오면 붙잡고 안 놔줘요.

이놈의 새끼가, 일본 놈의 새끼가, 군인 놈의 새끼가 그래서 할 수 없이 울면서 당해요. 그 말도 못해요.

그 당한 이야기는 가슴이 아파서 말도 못한다고요.


이현주 기자 :

김할머니는 자신이 붙잡혀 갔을 때 이미 4명의 한국인 처녀들이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상인을 따라 석 달 만에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할머니는 광복 4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일본의 정신대문제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에 통분을 참을 수 없어 오늘에야 말문을 열었다고 분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이렇게 당하고 있는 사람을 몰라요.

일본에서는 없대요. 없대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와요. 내가 죽기 전에 내가 눈감기 전에 한번 분 풀을까 말이라고 분풀이하고 싶어요.


이현주 기자 :

김할머니는 현재 서울 충신동 단칸방에서 가족 없이 매달 동사무소에서 주는 10kg의 쌀과 3만원의 영세민 보조비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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