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쿠데타실패 시민항거의 힘

입력 1991.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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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이번 소련의 정변은 처음부터 실패할는지 모른다는 관측이 줄곧 계속 돼왔습니다.

그러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결정적인 반전의 전기는 어제 새벽 모스크바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비상사태위원회의 분열조짐이 보이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쿠데타 실패의 근원적인 요인은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결의와 용기가 탱크도 두려워하지 않고 항거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쿠데타가 실패하기까지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민동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이민동 기자 :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새벽 모스크바에서 쿠데타군과 시위 군중 사이에 유혈충돌이 발생합니다.

곧이어 파블로프 총리, 야조프 국방장관, KGB의장이 비상사태위원회에서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어제 오전 8시쯤 러시아공화국 의사당 건물 밖에서 시위하던 시민 3명이 탱크에 깔려 숨집니다.

쿠데타 지도부 분열, 반 쿠데타 시위 확산, 일부 진압군 옐친 지지 쪽으로 선회 등이 비슷한 시간에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쿠데타는 실패 쪽으로 기웁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쿠데타 지도부 내분조짐을 알리는 보도가 모스크바 TV로 방송될 때는 이미 비상사태위원회가 19일 발표한 언론검열, 시위금지, 통금실시 등의 포고령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소련 TV 앵커 :

그동안 자리 비워 시청자에게 미안하고 지금은 흥분상태다.


이민동 기자 :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저녁 8시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비상사태위원들이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를 탈출하려 한다고 발표해 사흘간의 쿠데타 정권이 사실상 무너졌음을 알립니다.

옐친 발표 2시간쯤 뒤 소련 국방부는 쿠데타군의 철수명령을 내리고 연방군과 장갑차들이 모스크바에서 철수합니다.

국방부 철수명령이 내려진 뒤 2-30분 간격으로 타스통신의 비상사태위원회 해체보도가 나오고 소련 최고회의가 비상사태위의 해체와 함께 비상사태위원 2명이 고르바초프를 만나러 크림반도를 떠났다고 발표해 19일에 발생한 쿠데타는 60시간 만에 막을 내립니다.

세계사의 흐름에 반동세력으로 존재하던 소련 보수 강경파들이 궁지에 몰린 쿠데타 봉기는 자유와 민주화에 눈 뜬 소련시민과 권리체제에서 자유로워진 언론을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게다가 민중지지를 바탕으로 한 옐친의 저항과 서방의 지원 없이는 회생불가능 한 소련경제가 확인됐을 때 쿠데타의 실패는 필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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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련 쿠데타실패 시민항거의 힘
    • 입력 1991-08-22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이번 소련의 정변은 처음부터 실패할는지 모른다는 관측이 줄곧 계속 돼왔습니다.

그러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결정적인 반전의 전기는 어제 새벽 모스크바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비상사태위원회의 분열조짐이 보이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쿠데타 실패의 근원적인 요인은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결의와 용기가 탱크도 두려워하지 않고 항거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쿠데타가 실패하기까지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민동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이민동 기자 :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새벽 모스크바에서 쿠데타군과 시위 군중 사이에 유혈충돌이 발생합니다.

곧이어 파블로프 총리, 야조프 국방장관, KGB의장이 비상사태위원회에서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어제 오전 8시쯤 러시아공화국 의사당 건물 밖에서 시위하던 시민 3명이 탱크에 깔려 숨집니다.

쿠데타 지도부 분열, 반 쿠데타 시위 확산, 일부 진압군 옐친 지지 쪽으로 선회 등이 비슷한 시간에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쿠데타는 실패 쪽으로 기웁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쿠데타 지도부 내분조짐을 알리는 보도가 모스크바 TV로 방송될 때는 이미 비상사태위원회가 19일 발표한 언론검열, 시위금지, 통금실시 등의 포고령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소련 TV 앵커 :

그동안 자리 비워 시청자에게 미안하고 지금은 흥분상태다.


이민동 기자 :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저녁 8시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비상사태위원들이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를 탈출하려 한다고 발표해 사흘간의 쿠데타 정권이 사실상 무너졌음을 알립니다.

옐친 발표 2시간쯤 뒤 소련 국방부는 쿠데타군의 철수명령을 내리고 연방군과 장갑차들이 모스크바에서 철수합니다.

국방부 철수명령이 내려진 뒤 2-30분 간격으로 타스통신의 비상사태위원회 해체보도가 나오고 소련 최고회의가 비상사태위의 해체와 함께 비상사태위원 2명이 고르바초프를 만나러 크림반도를 떠났다고 발표해 19일에 발생한 쿠데타는 60시간 만에 막을 내립니다.

세계사의 흐름에 반동세력으로 존재하던 소련 보수 강경파들이 궁지에 몰린 쿠데타 봉기는 자유와 민주화에 눈 뜬 소련시민과 권리체제에서 자유로워진 언론을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게다가 민중지지를 바탕으로 한 옐친의 저항과 서방의 지원 없이는 회생불가능 한 소련경제가 확인됐을 때 쿠데타의 실패는 필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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