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9 현장 노는 땅 없는 일손

입력 1992.06.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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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땅, 없는 일손; 괴산 군 들녘 서 모내기 하는 할아버지 와 곳곳의 빈집 유휴농지 및 농촌일손돕기 하는 장병 등; 김한곤 농림수산부차관 인터뷰


박대석 앵커 :

젊은이들은 농촌을 떠나고 해마다 노는 땅과 빈 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농촌과 농민을 살리자는 농어촌 일손 돕기 운동이 지금 전국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9시 뉴스현장」오늘은 농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박세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세민 기자 :

충청북도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 괴산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이곳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입니다.

오전 10시 마을앞 들녘에는 다른 지역 농촌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눈에 띄지 않고 노인과 부녀자들만 모내기 준비와 뒷손질에 바쁜 모습입니다.

여덞마지기의 논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올해 78살인 이 할아버지의 처지가 어쩌면 오늘의 우리 농촌 모습일 수 있습니다.


다 서울로 갔지요, 뭐.


박세민 기자 :

아드님 하나라도 붙잡아서 농사 시키지 그러셨어요?


아 글쎄 이게 붙들어서 농사 하던 놈이 글쎄 다 싹 내버리고 저 건조실, 뭐 경운기 제 내버리고 그냥 나갔잖아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거기까지 땅이 한사람 건데.


박세민 기자 :

다 한사람꺼예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닷마지기가...할려고 마음들을 안 먹어요, 그냥 해 먹으래도 안 해요.


박세민 기자 :

사람이 없어서 안하는 거예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예. 지금 현재 묶은 거 그냥 해 먹으래도 안 해먹어요.


박세민 기자 :

충북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 2구 송명마을입니다.

면사무소에서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마는 농촌을 떠난 사람들이 많아 빈집들이 폐가가 된 채 버려져 있습니다.

10여 가구밖에 살지 않는 송명마을에만 5채의 빈 집이 있습니다.

876가구가 살고 있는 사리면에 빈집에 53채나 있다는 것이 면사무소의 설명입니다.

지금 여기 몇 가구나 빈집이 있습니까?


연제복 (괴산군 사리면 부면장) :

이 동네에는 지금 5가구가 빈집이 있습니다.


박세민 기자 :

전부들 외지로 이사 간 거죠?


연제복 (괴산군 사리면 부면장) :

예, 청주나 서울 직장 따라서 갔습니다.


박세민 기자 :

그러니까 여기 같은 경우에는 기계가 들어올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묵이고 있죠.


인건비 때문에 하여간 뭐 타산이 맞아요? 그냥 부쳐 먹으래도 지금 안 부쳐요.


박세민 기자 :

괴산군 사리면에만 놀리는 논과 밭이 40정보, 즉 12만평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지난 81년 5만3천명이던 괴산군의 농가인구는 지난해 3만4천명으로 10년 동안 36%나 줄어들었습니다.

이 같은 사정은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가평군이나 이천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근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신천4리) :

어민들이 거기다가 뭐 양식사업도 하고 하다못해 갯벌에 나가 조개도 캐도 뭐 해서 그게 다 생활터전인데 이거 메꿔가지고 자연을 다 훼손해 가면서 그걸 갖다가 어업계서 간척 사업한다, 차라리 그런 짓 하지 말고 농촌을 도와서 저 묵는 땅을 묵이지 않을 정도로 이렇게 하고 이다음에 인구가 늘어나고......


박세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60만 명이 농촌을 떠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50살 이상의 농민이 전체 농촌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60살 이상 노년층은 125만 명으로 20%나 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농사를 짓지 않은 유휴농지는 6만7천여 정도로 1년 전보다 67%가 늘어났습니다.

농가들이 주로 어떤 작업을 원하고 있습니까?


최동선 (괴산군청 산업과) :

모내기 작업을 비롯해서 고추묘목법, 사과접법, 제초작업등을 원하고 있습니다.

출향인사가 고향에 와 재매결연을 맺은 마을에서 서로 연결이 돼 갖고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박세민 기자 :

농촌 일손 돕기 운동은 단순이 농촌지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고향을 살린다는 의도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성환 (서울 용강동장) :

가을철 인제 수확 때는 인제 고추나 감자나 쌀 이런 것을 저희가 직거래 해가지고 싼 값으로 구입을 하고 해서 피차간에 도움을 주고받는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생각을......


박세민 기자 :

팔순 노인이 짓고 있다는 이 도라지 밭은 잡초를 뽑지 못해 일손 돕기의 손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기계작업이 불가능한 농사는 외부에 일손을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정홍의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 :

올해 개토를 했거든요.

그래가지고 기계가 현재 빠져가지고 도저히 기계가 들어가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함덕창 (육군 5019부대 36 경비대장) :

금주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지금 5일째 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어떠한 일이 있어도 농촌 일손 돕기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박세민 기자 :

사과의 열매를 솎아주는 일도 사람의 손으로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한곤 (농림수산부 차관) :

논농사는 인제 완전히 기계화로 가고 밭농사도 인제 골을 판다든지 씨를 뿌린다든지 피복을 한다든지 이런 거는 지금도 기계화가 됩니다.

그거는 인제 기계화로 가고 그 다음에 인제 도저히 기계화가 안 되는 이런 분야, 이 따주는거, 이런 거는 사람 손으로 할 수 밖에 더 있느냐 말이야.

이런데에 일손 돕기를 집중을 해야 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박세민 기자 :

우리 농촌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는 우리는 식량을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농지의 황폐화로 환경파괴와 홍수, 가뭄, 식수난등의 피해를 감수해야 된다는 것이 농업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농촌이 인제 이대로 두며는 결국은 뭐 앞으로 사실......


농가는 다 묵게 마련이지요.

일 할 사람 없고 그래서요.


박세민 기자 :

「KBS 9시 뉴스현장」박세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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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뉴스 9 현장 노는 땅 없는 일손
    • 입력 1992-06-01 21:00:00
    뉴스 9

노는 땅, 없는 일손; 괴산 군 들녘 서 모내기 하는 할아버지 와 곳곳의 빈집 유휴농지 및 농촌일손돕기 하는 장병 등; 김한곤 농림수산부차관 인터뷰


박대석 앵커 :

젊은이들은 농촌을 떠나고 해마다 노는 땅과 빈 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농촌과 농민을 살리자는 농어촌 일손 돕기 운동이 지금 전국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9시 뉴스현장」오늘은 농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박세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세민 기자 :

충청북도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 괴산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이곳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입니다.

오전 10시 마을앞 들녘에는 다른 지역 농촌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눈에 띄지 않고 노인과 부녀자들만 모내기 준비와 뒷손질에 바쁜 모습입니다.

여덞마지기의 논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올해 78살인 이 할아버지의 처지가 어쩌면 오늘의 우리 농촌 모습일 수 있습니다.


다 서울로 갔지요, 뭐.


박세민 기자 :

아드님 하나라도 붙잡아서 농사 시키지 그러셨어요?


아 글쎄 이게 붙들어서 농사 하던 놈이 글쎄 다 싹 내버리고 저 건조실, 뭐 경운기 제 내버리고 그냥 나갔잖아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거기까지 땅이 한사람 건데.


박세민 기자 :

다 한사람꺼예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닷마지기가...할려고 마음들을 안 먹어요, 그냥 해 먹으래도 안 해요.


박세민 기자 :

사람이 없어서 안하는 거예요?


이학섭 (유평리 이장) :

예. 지금 현재 묶은 거 그냥 해 먹으래도 안 해먹어요.


박세민 기자 :

충북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 2구 송명마을입니다.

면사무소에서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마는 농촌을 떠난 사람들이 많아 빈집들이 폐가가 된 채 버려져 있습니다.

10여 가구밖에 살지 않는 송명마을에만 5채의 빈 집이 있습니다.

876가구가 살고 있는 사리면에 빈집에 53채나 있다는 것이 면사무소의 설명입니다.

지금 여기 몇 가구나 빈집이 있습니까?


연제복 (괴산군 사리면 부면장) :

이 동네에는 지금 5가구가 빈집이 있습니다.


박세민 기자 :

전부들 외지로 이사 간 거죠?


연제복 (괴산군 사리면 부면장) :

예, 청주나 서울 직장 따라서 갔습니다.


박세민 기자 :

그러니까 여기 같은 경우에는 기계가 들어올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묵이고 있죠.


인건비 때문에 하여간 뭐 타산이 맞아요? 그냥 부쳐 먹으래도 지금 안 부쳐요.


박세민 기자 :

괴산군 사리면에만 놀리는 논과 밭이 40정보, 즉 12만평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지난 81년 5만3천명이던 괴산군의 농가인구는 지난해 3만4천명으로 10년 동안 36%나 줄어들었습니다.

이 같은 사정은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가평군이나 이천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근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신천4리) :

어민들이 거기다가 뭐 양식사업도 하고 하다못해 갯벌에 나가 조개도 캐도 뭐 해서 그게 다 생활터전인데 이거 메꿔가지고 자연을 다 훼손해 가면서 그걸 갖다가 어업계서 간척 사업한다, 차라리 그런 짓 하지 말고 농촌을 도와서 저 묵는 땅을 묵이지 않을 정도로 이렇게 하고 이다음에 인구가 늘어나고......


박세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60만 명이 농촌을 떠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50살 이상의 농민이 전체 농촌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60살 이상 노년층은 125만 명으로 20%나 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농사를 짓지 않은 유휴농지는 6만7천여 정도로 1년 전보다 67%가 늘어났습니다.

농가들이 주로 어떤 작업을 원하고 있습니까?


최동선 (괴산군청 산업과) :

모내기 작업을 비롯해서 고추묘목법, 사과접법, 제초작업등을 원하고 있습니다.

출향인사가 고향에 와 재매결연을 맺은 마을에서 서로 연결이 돼 갖고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박세민 기자 :

농촌 일손 돕기 운동은 단순이 농촌지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고향을 살린다는 의도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성환 (서울 용강동장) :

가을철 인제 수확 때는 인제 고추나 감자나 쌀 이런 것을 저희가 직거래 해가지고 싼 값으로 구입을 하고 해서 피차간에 도움을 주고받는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생각을......


박세민 기자 :

팔순 노인이 짓고 있다는 이 도라지 밭은 잡초를 뽑지 못해 일손 돕기의 손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기계작업이 불가능한 농사는 외부에 일손을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정홍의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 :

올해 개토를 했거든요.

그래가지고 기계가 현재 빠져가지고 도저히 기계가 들어가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함덕창 (육군 5019부대 36 경비대장) :

금주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지금 5일째 시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어떠한 일이 있어도 농촌 일손 돕기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박세민 기자 :

사과의 열매를 솎아주는 일도 사람의 손으로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한곤 (농림수산부 차관) :

논농사는 인제 완전히 기계화로 가고 밭농사도 인제 골을 판다든지 씨를 뿌린다든지 피복을 한다든지 이런 거는 지금도 기계화가 됩니다.

그거는 인제 기계화로 가고 그 다음에 인제 도저히 기계화가 안 되는 이런 분야, 이 따주는거, 이런 거는 사람 손으로 할 수 밖에 더 있느냐 말이야.

이런데에 일손 돕기를 집중을 해야 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박세민 기자 :

우리 농촌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는 우리는 식량을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농지의 황폐화로 환경파괴와 홍수, 가뭄, 식수난등의 피해를 감수해야 된다는 것이 농업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농촌이 인제 이대로 두며는 결국은 뭐 앞으로 사실......


농가는 다 묵게 마련이지요.

일 할 사람 없고 그래서요.


박세민 기자 :

「KBS 9시 뉴스현장」박세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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