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속 흡연 심각

입력 2002.10.28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집중취재 오늘은 특히 청소년의 흡연을 직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흡연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작가나 연출자의 인식전환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흡연 장면을 제한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조일수, 용태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대표적 흥행작인 이 영화에는 교복차림의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는 등 흡연장면이 10여 차례나 등장합니다.
교복차림의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담배를 권하는 드라마도 있고 내년부터는 절대금연구역이 될 병원, 심지어 진료실에서 의사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나옵니다.
비흡연자가 함께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혹은 차 안에서 흡연하는 등 잘못된 흡연 습관을 심어줄 우려가 큰 장면도 비일비재합니다.
⊙서민선(한국소비자연맹 간사): 영화나 드라마에서 흡연장면을 보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멋있어 보이는 행동이니까 쫓아하고 싶어지거든요.
⊙기자: 실제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지난 7, 8월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한 흡연 장면은 한 편당 9.4회나 됐습니다.
더욱이 흡연 상황이 등장 인물의 고민을 나타내는 경우보다 단순한 습관을 표현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기향(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인물들을 다른 창조적인 표현을 해서라도 표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로, 흡연으로 어떤 예술적인 표현을 하려고 하는 것은 게으른 하나의 행위다...
⊙기자: 올해 초 사회 곳곳을 파고 들었던 금연열풍이 같은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으로 자칫 시들어질까 우려됩니다.
KBS뉴스 조일수입니다.
⊙여고생: (배우처럼) 그렇게 피우면 저도 그렇게 보일 것 같아요.
⊙기자: 어떻게 보일 것 같아요?
⊙여고생: 그 사람처럼 멋 있게 보이고...
⊙여고생: 멋 있게 보여서 저도 한 번 피워보고 싶다는 생각 들어요.
⊙기자: 실제로 핀 적도 있어요?
⊙여고생: 예.
⊙기자: TV보고 나서요?
⊙여고생: 예.
⊙기자: 어떻게든 담배를 끊어 보려고 금연교실에 모인 학생들입니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드라마 속의 흡연장면이 청소년들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응답이 무려 79%나 됐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방송위원회의 심의규정은 방송이 흡연을 다룰 때는 국민정서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흡연 때문에 방송 제작자가 징계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뿐입니다.
⊙함상규(방송위원회 심의부장): 노골적으로 반복해서 좋다는 식으로 표현되기 전에는 제재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기자: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에서는 흡연장면이 엄격하게 규제됩니다.
우리도 프로그램 등급별로 흡연 장면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진숙(한국금연운동협의회 국장): 흡연장면이 불가피한 그런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들은 청소년들이 보지 않는 시간대로 옮겨서 청소년들에게 보여지지 않도록 그렇게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기자: 흡연장면이 표현의 자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가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면 그대로 방치할 문제만도 아닙니다.
KBS뉴스 용태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화.드라마 속 흡연 심각
    • 입력 2002-10-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집중취재 오늘은 특히 청소년의 흡연을 직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흡연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작가나 연출자의 인식전환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흡연 장면을 제한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조일수, 용태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대표적 흥행작인 이 영화에는 교복차림의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는 등 흡연장면이 10여 차례나 등장합니다. 교복차림의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담배를 권하는 드라마도 있고 내년부터는 절대금연구역이 될 병원, 심지어 진료실에서 의사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나옵니다. 비흡연자가 함께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혹은 차 안에서 흡연하는 등 잘못된 흡연 습관을 심어줄 우려가 큰 장면도 비일비재합니다. ⊙서민선(한국소비자연맹 간사): 영화나 드라마에서 흡연장면을 보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멋있어 보이는 행동이니까 쫓아하고 싶어지거든요. ⊙기자: 실제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지난 7, 8월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한 흡연 장면은 한 편당 9.4회나 됐습니다. 더욱이 흡연 상황이 등장 인물의 고민을 나타내는 경우보다 단순한 습관을 표현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기향(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인물들을 다른 창조적인 표현을 해서라도 표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로, 흡연으로 어떤 예술적인 표현을 하려고 하는 것은 게으른 하나의 행위다... ⊙기자: 올해 초 사회 곳곳을 파고 들었던 금연열풍이 같은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으로 자칫 시들어질까 우려됩니다. KBS뉴스 조일수입니다. ⊙여고생: (배우처럼) 그렇게 피우면 저도 그렇게 보일 것 같아요. ⊙기자: 어떻게 보일 것 같아요? ⊙여고생: 그 사람처럼 멋 있게 보이고... ⊙여고생: 멋 있게 보여서 저도 한 번 피워보고 싶다는 생각 들어요. ⊙기자: 실제로 핀 적도 있어요? ⊙여고생: 예. ⊙기자: TV보고 나서요? ⊙여고생: 예. ⊙기자: 어떻게든 담배를 끊어 보려고 금연교실에 모인 학생들입니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드라마 속의 흡연장면이 청소년들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응답이 무려 79%나 됐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방송위원회의 심의규정은 방송이 흡연을 다룰 때는 국민정서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흡연 때문에 방송 제작자가 징계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뿐입니다. ⊙함상규(방송위원회 심의부장): 노골적으로 반복해서 좋다는 식으로 표현되기 전에는 제재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기자: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에서는 흡연장면이 엄격하게 규제됩니다. 우리도 프로그램 등급별로 흡연 장면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진숙(한국금연운동협의회 국장): 흡연장면이 불가피한 그런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들은 청소년들이 보지 않는 시간대로 옮겨서 청소년들에게 보여지지 않도록 그렇게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기자: 흡연장면이 표현의 자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가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면 그대로 방치할 문제만도 아닙니다. KBS뉴스 용태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