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규모 크고 호화

입력 1993.03.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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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한남동에 새로 짓고 있는 국회의장 공관에 대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업무상의 편의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돼 있는 이 고위 공직자들의 공관은 따지고 보면은 공직자들의 살림집입니다.

그러나 이 공관들이 하나같이 그 규모가 크고 또 호화롭다는 지적 때문에 과연 꼭 있어야 하는 건지 재검토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근 기자의 취재입니다.


김영근 기자 :

한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의사당을 끼고 있는 국회의장 공관.

대지만도 4,500여 평, 웬만한 학교 크기입니다.

의장 공관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이지만 올해 말에 한남동으로 옮깁니다.

일반 도로와 접해 있어서 단지 소음이 들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외부 석재공사가 한창인 한남동 새 공관.

공사비 160억여 원은 물론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몫입니다.

공사감독을 맡은 국회 직원도 공관을 왜 새로 지어야 하는지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공사 감독관 :

잘못되고 지금 현재 의장 공관이 잘못되고 하는 그런 관계는 제가 잘 모르겠어요.


김영근 기자 :

바롤 건너편에 있는 대법원장 공관.

지은 지 12년, 면적은 2천여 평에 이릅니다.

한남동 이 일대는 이른바 공관지역, 외무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공관이 저 안에 들어앉아 있고 군인들의 경계는 항상 삼엄합니다.

높다란 철조망 그 뒤에 또 철조망, 그야말로 철통같은 철조망이 공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 일대 주민들에게 공관은 가까이 하지 못할 즉 겸허의 대상일 뿐입니다.


못 들어가죠 우리 감히 그런데 옆에 가보지도 못해요

거기 매봉산 올라가는 길인데 바로 갈 수 있다면 저희들이야 얼마나 좋겠어요


도심 주택가에 자리 잡은 경찰청장 공관.

2층층계와 건물에 대지는 440평, 4명이 교대로 지키는 경비경찰 숙소가 따로 있습니다.

여기 살면은 몇 사람이나 사시겠냐 이 말이에요.

제가 생각할 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좀 혐오감을 느낍니다.


옛 성벽을 담으로 쓰고 있는 서울시장 공관, 일제 강점기 건물을 고쳐 쓰고 있어서 낡기는 했지만 대지는 5백 평이나 됩니다.

겉보기에도 호화로운 감사원장 공관, 새 감사원장이 입주를 거절해서 지금은 빈집입니다.

지난 84년 사정기관의 책임자로는 당시 감사원장이 대지 천여 평에 골프 연습장까지 딸린 이 공관을 새로 짓도록 했습니다.

각 도마다 있는 도지사 공관들 역시 대지는 수백 평에 한결 같이 규모도 웅장합니다.

이런 공관들을 관리인 등 평균 3-4명의 고용인을 두고 있어서 한해 운영비만도 평균 1억 원이 넘습니다.

공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만 그 규모나 설치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한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공관 운영비가 아무런 제한 없이 국민의 세금에서 지출되는 것입니다.


신대균 (경실련 사무처장):

아직도 집 없는 국민들이 60%나 되는 현시에서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공관이 지나치게 크게 호화로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근 기자 :

이렇게 높은 담, 고위 공직자와 국민 사이를 가로막는 오늘의 장벽을 말해줍니다.

공직자의 의무가 진정 국민에 대한 봉사라면 그들은 국민과 보다 가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KBS 뉴스 김영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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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관 규모 크고 호화
    • 입력 1993-03-30 21:00:00
    뉴스 9

현재 서울 한남동에 새로 짓고 있는 국회의장 공관에 대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업무상의 편의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돼 있는 이 고위 공직자들의 공관은 따지고 보면은 공직자들의 살림집입니다.

그러나 이 공관들이 하나같이 그 규모가 크고 또 호화롭다는 지적 때문에 과연 꼭 있어야 하는 건지 재검토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근 기자의 취재입니다.


김영근 기자 :

한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의사당을 끼고 있는 국회의장 공관.

대지만도 4,500여 평, 웬만한 학교 크기입니다.

의장 공관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이지만 올해 말에 한남동으로 옮깁니다.

일반 도로와 접해 있어서 단지 소음이 들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외부 석재공사가 한창인 한남동 새 공관.

공사비 160억여 원은 물론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몫입니다.

공사감독을 맡은 국회 직원도 공관을 왜 새로 지어야 하는지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공사 감독관 :

잘못되고 지금 현재 의장 공관이 잘못되고 하는 그런 관계는 제가 잘 모르겠어요.


김영근 기자 :

바롤 건너편에 있는 대법원장 공관.

지은 지 12년, 면적은 2천여 평에 이릅니다.

한남동 이 일대는 이른바 공관지역, 외무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공관이 저 안에 들어앉아 있고 군인들의 경계는 항상 삼엄합니다.

높다란 철조망 그 뒤에 또 철조망, 그야말로 철통같은 철조망이 공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 일대 주민들에게 공관은 가까이 하지 못할 즉 겸허의 대상일 뿐입니다.


못 들어가죠 우리 감히 그런데 옆에 가보지도 못해요

거기 매봉산 올라가는 길인데 바로 갈 수 있다면 저희들이야 얼마나 좋겠어요


도심 주택가에 자리 잡은 경찰청장 공관.

2층층계와 건물에 대지는 440평, 4명이 교대로 지키는 경비경찰 숙소가 따로 있습니다.

여기 살면은 몇 사람이나 사시겠냐 이 말이에요.

제가 생각할 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좀 혐오감을 느낍니다.


옛 성벽을 담으로 쓰고 있는 서울시장 공관, 일제 강점기 건물을 고쳐 쓰고 있어서 낡기는 했지만 대지는 5백 평이나 됩니다.

겉보기에도 호화로운 감사원장 공관, 새 감사원장이 입주를 거절해서 지금은 빈집입니다.

지난 84년 사정기관의 책임자로는 당시 감사원장이 대지 천여 평에 골프 연습장까지 딸린 이 공관을 새로 짓도록 했습니다.

각 도마다 있는 도지사 공관들 역시 대지는 수백 평에 한결 같이 규모도 웅장합니다.

이런 공관들을 관리인 등 평균 3-4명의 고용인을 두고 있어서 한해 운영비만도 평균 1억 원이 넘습니다.

공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만 그 규모나 설치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한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공관 운영비가 아무런 제한 없이 국민의 세금에서 지출되는 것입니다.


신대균 (경실련 사무처장):

아직도 집 없는 국민들이 60%나 되는 현시에서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공관이 지나치게 크게 호화로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근 기자 :

이렇게 높은 담, 고위 공직자와 국민 사이를 가로막는 오늘의 장벽을 말해줍니다.

공직자의 의무가 진정 국민에 대한 봉사라면 그들은 국민과 보다 가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KBS 뉴스 김영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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