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흉하게 파헤쳐져

입력 1993.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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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과 함께 시민들이 즐겨 찾는 녹색 휴식공간인 관악산이 흉하게 파헤쳐 지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5년 전에 받은 허가로 관악산의 골재 채취가 계속되고 있지마는 당국은 이를 방관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허가기간을 3년간 더 연장해 주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취재에 배종호 기자입니다.


배종호 기자 :

관악산 골재 채취 현장입니다. 천만 서울시민의 허파 역할을 하는 관악산 줄기가 흉한 모습으로 뚝 잘려져 나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암반 폭파 작업과 굴착 작업이 이곳저곳에서 더욱 한창입니다. 채석장에 설치된 채석기는 쉴 새 없이 관악산의 잔해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엄청난 자연 파괴가 당국의 공식 허가아래 합법적으로 이루어 진다는데 있습니다.

“이 골재 채취하는 게 지금 합법적입니까?”


골재 채취업체 현장소장 :

그렇지. 허가 다 난거죠.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79년도에 박대통령 계실 때 그때 허가 난거죠.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 관계자 :

그때만 해도 아주 오래전이니까, 공영이라든가 그건 위치적으로다 큰 문제가 안됐었죠. 여기가.


배종호 기자 :

15년 전에 한번 허가를 해줬다는 이유로 이제는 엄청난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심지역으로 변했는데도 당국이 관악산의 파괴를 방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경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

지금 현재 서울에는 녹지가 부족해서 우리가 공원을 하나 조성을 할래도 몇 백억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한 평의 녹지라도 더 확보를 하고 공원을 조성을 해야 될 처지에 이와 같이 천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이러한 도시 자연 공원을 골재 채취 목적으로 훼손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죠.


배종호 기자 :

특히 이 일대는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주민들은 한 치의 땅도 손을 댈 수 없습니다.


주민 :

23년간 지역주민에게는 그린벨트란 미명아래 말이죠, 기왓장 하나 담장 하나 못 고치게 해놓고 정부에서는 저렇게 자연환경을 파괴해 가면서.


배종호 기자 :

보다 큰 문제는 관악산을 마구 죽이는 이러한 골재 채취 행위가 앞으로 허가기간을 연장해 가면서까지 계속된다는데 있습니다. 관할 기관인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의 이 내부서류에는 올 연말로 끝나는 허가기간을 오는 96년 말까지 3년이나 연장해 2백만 입방미터의 골재를 더 파내는 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 관계자 :

계획은 그렇게 되어 있어요. 3년 정도 연장하는 걸로.

“앞으로 3년 연장하는 걸로 계획이 되어 있다 이거죠?”

“그렇죠.”


배종호 기자 :

골재 채취가 오래전에 중단됐는데도 흉측한 모습으로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 남태령 채석장입니다. 복구 작업이 5년째 이루어지고 있지만 흉한 모습은 여전합니다.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인해 한번 파괴된 자연은 이렇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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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산 흉하게 파헤쳐져
    • 입력 1993-10-31 21:00:00
    뉴스 9

북한산과 함께 시민들이 즐겨 찾는 녹색 휴식공간인 관악산이 흉하게 파헤쳐 지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5년 전에 받은 허가로 관악산의 골재 채취가 계속되고 있지마는 당국은 이를 방관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허가기간을 3년간 더 연장해 주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취재에 배종호 기자입니다.


배종호 기자 :

관악산 골재 채취 현장입니다. 천만 서울시민의 허파 역할을 하는 관악산 줄기가 흉한 모습으로 뚝 잘려져 나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암반 폭파 작업과 굴착 작업이 이곳저곳에서 더욱 한창입니다. 채석장에 설치된 채석기는 쉴 새 없이 관악산의 잔해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엄청난 자연 파괴가 당국의 공식 허가아래 합법적으로 이루어 진다는데 있습니다.

“이 골재 채취하는 게 지금 합법적입니까?”


골재 채취업체 현장소장 :

그렇지. 허가 다 난거죠.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79년도에 박대통령 계실 때 그때 허가 난거죠.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 관계자 :

그때만 해도 아주 오래전이니까, 공영이라든가 그건 위치적으로다 큰 문제가 안됐었죠. 여기가.


배종호 기자 :

15년 전에 한번 허가를 해줬다는 이유로 이제는 엄청난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심지역으로 변했는데도 당국이 관악산의 파괴를 방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경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

지금 현재 서울에는 녹지가 부족해서 우리가 공원을 하나 조성을 할래도 몇 백억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한 평의 녹지라도 더 확보를 하고 공원을 조성을 해야 될 처지에 이와 같이 천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이러한 도시 자연 공원을 골재 채취 목적으로 훼손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죠.


배종호 기자 :

특히 이 일대는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주민들은 한 치의 땅도 손을 댈 수 없습니다.


주민 :

23년간 지역주민에게는 그린벨트란 미명아래 말이죠, 기왓장 하나 담장 하나 못 고치게 해놓고 정부에서는 저렇게 자연환경을 파괴해 가면서.


배종호 기자 :

보다 큰 문제는 관악산을 마구 죽이는 이러한 골재 채취 행위가 앞으로 허가기간을 연장해 가면서까지 계속된다는데 있습니다. 관할 기관인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의 이 내부서류에는 올 연말로 끝나는 허가기간을 오는 96년 말까지 3년이나 연장해 2백만 입방미터의 골재를 더 파내는 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경기도 공영개발 사업단 관계자 :

계획은 그렇게 되어 있어요. 3년 정도 연장하는 걸로.

“앞으로 3년 연장하는 걸로 계획이 되어 있다 이거죠?”

“그렇죠.”


배종호 기자 :

골재 채취가 오래전에 중단됐는데도 흉측한 모습으로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 남태령 채석장입니다. 복구 작업이 5년째 이루어지고 있지만 흉한 모습은 여전합니다.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인해 한번 파괴된 자연은 이렇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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