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례 대정부질의

입력 1993.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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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시간에 국회의 국정감사가 내용도 충실해지고 의원들의 자세 또한 지난주 이 시간에 국회의 국정감사가 내용도 충실해지고 의원들의 자세 또한 달라졌다는 보도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국의 본회의에 대정부 질문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텅 빈 의석 중에 난무하는 중복되고 핵심 없는 질문과 답변들이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지환 기자 :

지난 29일 오후 본회의 속개는 이상하게 시작됩니다.


이만섭 (국회의장) :

해주시기 바랍니다. 회의를 속개하겠습니다.


정지환 기자 :

제적의원 3분의 1이 안 돼 성원이 되지 않았는데도 성원이 됐으므로 라는 성원 보고 없이 본회의가 속개된 것입니다. 이날 참가한 의원들은 불과 5~60명. 텅텅 빈 의석은 방청객들에게 보기 민망한 우리 국회의 모습입니다. 한 줄에 한두 명씩 남아 있던 의원들은 졸음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동료의원을 잠에서 깨우는 모습에서부터 그야말로 천태만상입니다. 이쯤 되면 의원들 스스로가 대정부 질문을 요식행위로 여기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질문자들의 태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원직에 있으면서 한번 할까 말까 한 대정부 질문을 하면서 했다는데 의의를 찾는 듯한 인상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집중 추궁이라고 맡을 하지만 상식차원의 중복 질문이 같은 당에서조차 반복됐고, 어느 의원은 엉성한 질문으로 오히려 답변자로부터 통일학 강의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한완상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

민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자유가 저 한강물처럼 흐르고 복지가 저 동해물처럼 넘실거리니 인간의 존엄성이 저 백두산처럼 우뚝 솟는 그러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정지환 기자 :

여기에다 핵심을 흐리는 어물쩡한 답변. 특히 보충질의에도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한 정부 측 태도는 대정부 질문 제도에 대한 회의를 품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황인성 (국무총리) :

양해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상으로서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KBS3 뉴스 정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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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치례 대정부질의
    • 입력 1993-10-31 21:00:00
    뉴스 9

지난주 이 시간에 국회의 국정감사가 내용도 충실해지고 의원들의 자세 또한 지난주 이 시간에 국회의 국정감사가 내용도 충실해지고 의원들의 자세 또한 달라졌다는 보도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국의 본회의에 대정부 질문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텅 빈 의석 중에 난무하는 중복되고 핵심 없는 질문과 답변들이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지환 기자 :

지난 29일 오후 본회의 속개는 이상하게 시작됩니다.


이만섭 (국회의장) :

해주시기 바랍니다. 회의를 속개하겠습니다.


정지환 기자 :

제적의원 3분의 1이 안 돼 성원이 되지 않았는데도 성원이 됐으므로 라는 성원 보고 없이 본회의가 속개된 것입니다. 이날 참가한 의원들은 불과 5~60명. 텅텅 빈 의석은 방청객들에게 보기 민망한 우리 국회의 모습입니다. 한 줄에 한두 명씩 남아 있던 의원들은 졸음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동료의원을 잠에서 깨우는 모습에서부터 그야말로 천태만상입니다. 이쯤 되면 의원들 스스로가 대정부 질문을 요식행위로 여기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질문자들의 태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원직에 있으면서 한번 할까 말까 한 대정부 질문을 하면서 했다는데 의의를 찾는 듯한 인상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집중 추궁이라고 맡을 하지만 상식차원의 중복 질문이 같은 당에서조차 반복됐고, 어느 의원은 엉성한 질문으로 오히려 답변자로부터 통일학 강의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한완상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

민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자유가 저 한강물처럼 흐르고 복지가 저 동해물처럼 넘실거리니 인간의 존엄성이 저 백두산처럼 우뚝 솟는 그러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정지환 기자 :

여기에다 핵심을 흐리는 어물쩡한 답변. 특히 보충질의에도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한 정부 측 태도는 대정부 질문 제도에 대한 회의를 품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황인성 (국무총리) :

양해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상으로서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KBS3 뉴스 정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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