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2천명 서울로 총집합

입력 1994.09.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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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시 뉴스입니다.

21C의 서울과 부산이 크게 바뀝니다. 오늘 그 청사진이 연이어 발표됐습니다. 잠시 잊었던 땅으로 국민 관심이 또 쏠릴까봐 한편으로 걱정도 됩니다.

KBS 뉴스, 첫 번째 순서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요즘, 전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서울로 몰리고 있습니다. 원정 소매치기패들입니다.

먼저, 그 현장의 실제 상황을 유석조 기자가, KBS 유석조 기자가 어렵게 취재했습니다.


유석조 기자 :

발 딛을 틈 없는 수도권 전철. 추석세일로 북적이는 시내의 백화점. 소매치기들에게도 지금은 놓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전국의 치기배들이 대거 서울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에만 전국에서 2천여명이 올라올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곳도 치기배들의 활동무대지만, 이들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대상은, 한밤중 지하철의 취객입니다. 밤늦은 시각, 술에 취해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승객들은, 여지없이 소매치기단의 집중표적이 됩니다. 밤11시40분, 지하철 1호선 안입니다. 소매치기범이 주위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취객 옆에 앉습니다. 천천히 지갑을 빼낸 다음, 재빨리 신문 속으로 감춥니다. 비슷한 시각 동인천 역부근, 두 사람이 망을 보고 있는 사이, 다른 한 사람이 역시 신문을 가지고 취객에 접근합니다. 지나가는 사람사이로 지갑을 빼는 모습이 보입니다. 끝까지 추적해봤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빼낸 돈을 세어본 뒤, 자기 지갑에 넣습니다. 이번에는 3호선 수석역 부근, 취객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주위를 살피며 급히 일어섭니다. 현장을 목격한 경찰이 급히 따라갑니다. 이미 훔친 돈은 범인의 지갑에 들어있습니다.

이들은 심지어, 가출한 어린아이까지 위협해 범행에 이용합니다. 구로역 플랫폼, 취객이 쓰러져있습니다. 몇 차례 시도했지만 역시 겁 많은 초보라 쉽지 않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어린이는, 이제 겨우 12살입니다.


“아저씨가 먹을 것, 옷 사주면서 훔치라고 때리면서 협박했다”


유석조 기자 :

소매치기를 잡기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증거를 남기지 않을뿐더러 설사 목격자가 있더라도 신고를 주저하기 때문입니다.


주귀현 (양천 경찰서 강력반) :

현금만 갖고, 지갑이라든가 나머지 증거품들은 바로 버리기 때문에, 현장에서 체포치 않으면은 상당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수서역 청원경찰 :

승객들이 알아도 신고 못하죠, 무섭죠. 하나 둘도 아니고.


유석조기자 :

지하철 안뿐만이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취객들 역시, 이들의 범행 대상입니다. 이들은 지하철 부근에 술에 취해 쓰러져 있거나, 비틀거리는 사람만을 골라 접근합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봉천역 부근, 취객을 깨우는 척 하면서 지갑을 빼낸 다음, 재빨리 자리를 듭니다.

지하철과 역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치기사건만도 한 역에서 하루에 평균 2-30건.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그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한번 술 취한 사람을 발견하면, 끝까지 따라가 목적을 달성하는 소매치기범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대응수단입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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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매치기 2천명 서울로 총집합
    • 입력 1994-09-08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시 뉴스입니다.

21C의 서울과 부산이 크게 바뀝니다. 오늘 그 청사진이 연이어 발표됐습니다. 잠시 잊었던 땅으로 국민 관심이 또 쏠릴까봐 한편으로 걱정도 됩니다.

KBS 뉴스, 첫 번째 순서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요즘, 전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서울로 몰리고 있습니다. 원정 소매치기패들입니다.

먼저, 그 현장의 실제 상황을 유석조 기자가, KBS 유석조 기자가 어렵게 취재했습니다.


유석조 기자 :

발 딛을 틈 없는 수도권 전철. 추석세일로 북적이는 시내의 백화점. 소매치기들에게도 지금은 놓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전국의 치기배들이 대거 서울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에만 전국에서 2천여명이 올라올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곳도 치기배들의 활동무대지만, 이들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대상은, 한밤중 지하철의 취객입니다. 밤늦은 시각, 술에 취해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승객들은, 여지없이 소매치기단의 집중표적이 됩니다. 밤11시40분, 지하철 1호선 안입니다. 소매치기범이 주위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취객 옆에 앉습니다. 천천히 지갑을 빼낸 다음, 재빨리 신문 속으로 감춥니다. 비슷한 시각 동인천 역부근, 두 사람이 망을 보고 있는 사이, 다른 한 사람이 역시 신문을 가지고 취객에 접근합니다. 지나가는 사람사이로 지갑을 빼는 모습이 보입니다. 끝까지 추적해봤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빼낸 돈을 세어본 뒤, 자기 지갑에 넣습니다. 이번에는 3호선 수석역 부근, 취객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주위를 살피며 급히 일어섭니다. 현장을 목격한 경찰이 급히 따라갑니다. 이미 훔친 돈은 범인의 지갑에 들어있습니다.

이들은 심지어, 가출한 어린아이까지 위협해 범행에 이용합니다. 구로역 플랫폼, 취객이 쓰러져있습니다. 몇 차례 시도했지만 역시 겁 많은 초보라 쉽지 않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어린이는, 이제 겨우 12살입니다.


“아저씨가 먹을 것, 옷 사주면서 훔치라고 때리면서 협박했다”


유석조 기자 :

소매치기를 잡기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증거를 남기지 않을뿐더러 설사 목격자가 있더라도 신고를 주저하기 때문입니다.


주귀현 (양천 경찰서 강력반) :

현금만 갖고, 지갑이라든가 나머지 증거품들은 바로 버리기 때문에, 현장에서 체포치 않으면은 상당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수서역 청원경찰 :

승객들이 알아도 신고 못하죠, 무섭죠. 하나 둘도 아니고.


유석조기자 :

지하철 안뿐만이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취객들 역시, 이들의 범행 대상입니다. 이들은 지하철 부근에 술에 취해 쓰러져 있거나, 비틀거리는 사람만을 골라 접근합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봉천역 부근, 취객을 깨우는 척 하면서 지갑을 빼낸 다음, 재빨리 자리를 듭니다.

지하철과 역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치기사건만도 한 역에서 하루에 평균 2-30건.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그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한번 술 취한 사람을 발견하면, 끝까지 따라가 목적을 달성하는 소매치기범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대응수단입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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