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때문에 여자 친구 납치 살해

입력 1994.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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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또 납치살해 암매장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도박에서 잃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7년 동안이나 사귀던 여자 친구를 납치살해 했습니다. 범인 두 명은 전화로 돈을 요구하다가 발신자 추적으로 붙잡혔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관 기자 :

살해범 김인제와 김명호가 범행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7년 동안이나 사귀어 온 여자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살해해 암매장까지 한 이 끔찍한 범행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포카 도박으로 2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날려버린 김인제가 그 빚을 갑기 위해 저질러졌습니다.

김인제는 지난 4일 밤 친구 김명호를 만나 범행을 모의했습니다. 박 양을 납치한 뒤 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박 양의 부모를 협박해 돈을 받아내자는 계획이었습니다.

다음 달 두 사람은, 함께 술이나 마시자며 박 양을 유인해 취하게 만든 뒤 범행을 위해 빌린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처음부터 박 양을 살해할 계획이었던 이들은, 박 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낮에 미리 가서 구덩이를 파둔 경기도 포천군 성동리 야산에 박 양의 시체를 암매장했습니다. 이들은 6일 밤 박 양의 집에 전화를 걸어 딸을 납치해 데리고 있으니 돈 3천만 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습니다.

김인제가 협박전화를 걸다가 붙잡힌 공중전화박스입니다. 김인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잘 아는 박양의 어머니에게 범행이 탄로날까봐 음성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치밀한 범행도 결국 전화발신지 추적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전화를 받은 박 양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전화국에 발신지 추적을 의뢰한 끝에 어제오전 다시 협박 전화를 걸던 두 사람을 검거했습니다.

학생시절부터 사귀던 여자 친구를 살해해 암매장한 인면수심의 범행. 그 범행 동기도 돈이었습니다. 지존파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인명경시와 물질만능주의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KBS 뉴스, 박영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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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박 빚 때문에 여자 친구 납치 살해
    • 입력 1994-10-08 21:00:00
    뉴스 9

김광일 앵커 :

또 납치살해 암매장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도박에서 잃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7년 동안이나 사귀던 여자 친구를 납치살해 했습니다. 범인 두 명은 전화로 돈을 요구하다가 발신자 추적으로 붙잡혔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관 기자 :

살해범 김인제와 김명호가 범행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7년 동안이나 사귀어 온 여자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살해해 암매장까지 한 이 끔찍한 범행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포카 도박으로 2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날려버린 김인제가 그 빚을 갑기 위해 저질러졌습니다.

김인제는 지난 4일 밤 친구 김명호를 만나 범행을 모의했습니다. 박 양을 납치한 뒤 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박 양의 부모를 협박해 돈을 받아내자는 계획이었습니다.

다음 달 두 사람은, 함께 술이나 마시자며 박 양을 유인해 취하게 만든 뒤 범행을 위해 빌린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처음부터 박 양을 살해할 계획이었던 이들은, 박 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낮에 미리 가서 구덩이를 파둔 경기도 포천군 성동리 야산에 박 양의 시체를 암매장했습니다. 이들은 6일 밤 박 양의 집에 전화를 걸어 딸을 납치해 데리고 있으니 돈 3천만 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습니다.

김인제가 협박전화를 걸다가 붙잡힌 공중전화박스입니다. 김인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잘 아는 박양의 어머니에게 범행이 탄로날까봐 음성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치밀한 범행도 결국 전화발신지 추적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전화를 받은 박 양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전화국에 발신지 추적을 의뢰한 끝에 어제오전 다시 협박 전화를 걸던 두 사람을 검거했습니다.

학생시절부터 사귀던 여자 친구를 살해해 암매장한 인면수심의 범행. 그 범행 동기도 돈이었습니다. 지존파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인명경시와 물질만능주의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KBS 뉴스, 박영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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