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고향땅...실향민들 북한 모래 선물 받아

입력 1994.12.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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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오늘 어느 누구보다도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주민들입니다. 실향민인 이들은 북한 모래를 반입해온 한 건설업체로 부터 망향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강릉 방송국 정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현교 기자 :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은 85%가 함경도 실향민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 동네 주민들은 이번 성탄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게 됐습니다. 45년 만에 그토록 그리던 고향 흙을 직접 만져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 부터 청진모래를 반입해온 서평건설은 오늘 1kg씩 정성껏 포장해 속초지역 2천여 실향민 가정에 망향의 선물로 안겨줬습니다. 언제나 그리움으로 가득한 이들이었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고향모래를 선물로 받은 실향민들은 농악대까지 앞세워 신나는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실향민 :

이런 고향 모래 냄새에 향취를 취하고 나니까 뭐 하나 가슴속에 좀 시원하게 내려가는 감회도 생각됩니다.


최 영(함경북도 지사) :

느낌이야 뭐 말할 수 없죠. 꼭 자기 동기간을 만나는 듯 한 그러한 착각을 느껴요.


정현교 기자 :

고향모래를 품속에 안은 노인은 벌써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착각에 흠뻑 젖어 잔치분위기도 잊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부친의 손에 이끌려 함경도를 떠나온 동문성씨 가족은 고향땅을 끝내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만 아버님 묘소로 달려갔습니다. 묘소에 고향 흙을 뿌려주던 이들은 북받치는 설움을 참을 수 없어 눈시울 적셨습니다.KBS 뉴스, 정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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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중한 고향땅...실향민들 북한 모래 선물 받아
    • 입력 1994-12-24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오늘 어느 누구보다도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주민들입니다. 실향민인 이들은 북한 모래를 반입해온 한 건설업체로 부터 망향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강릉 방송국 정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현교 기자 :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은 85%가 함경도 실향민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 동네 주민들은 이번 성탄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게 됐습니다. 45년 만에 그토록 그리던 고향 흙을 직접 만져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 부터 청진모래를 반입해온 서평건설은 오늘 1kg씩 정성껏 포장해 속초지역 2천여 실향민 가정에 망향의 선물로 안겨줬습니다. 언제나 그리움으로 가득한 이들이었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고향모래를 선물로 받은 실향민들은 농악대까지 앞세워 신나는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실향민 :

이런 고향 모래 냄새에 향취를 취하고 나니까 뭐 하나 가슴속에 좀 시원하게 내려가는 감회도 생각됩니다.


최 영(함경북도 지사) :

느낌이야 뭐 말할 수 없죠. 꼭 자기 동기간을 만나는 듯 한 그러한 착각을 느껴요.


정현교 기자 :

고향모래를 품속에 안은 노인은 벌써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착각에 흠뻑 젖어 잔치분위기도 잊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부친의 손에 이끌려 함경도를 떠나온 동문성씨 가족은 고향땅을 끝내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만 아버님 묘소로 달려갔습니다. 묘소에 고향 흙을 뿌려주던 이들은 북받치는 설움을 참을 수 없어 눈시울 적셨습니다.KBS 뉴스, 정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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