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갑술년은] 정치 세계화

이윤성 앵커 :

앞서도 지적을 해드렸습니다. 1994년 갑술년은 개혁과 아쉬움으로 점철되고 있습니다. 각 분야를 한번 더듬어 보겠습니다. 혁명적인 선거법 개정과 국회법 개혁 등 정치권은 올 한해 선진정치를 향한 법적 제도적 장치는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의식과 관행의 병은 허물지 못하는 아쉬움과 한계를 보인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정지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지환 기자 :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지난 3월 여야는 혁명적인 통합 선거법을 산고 끝에 합의 처리했습니다. 8월2일에 실시된 영월’ 평창 등 3개 보궐선거에서 새 선거법은 처음으로 적용돼 공명선거의 가능성을 심어줬습니다.

지난 6월 정치개혁을 위한 마지막 입법인 국회법을 합의 통과시킴으로써 선진 정치를 향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예산안과 민생현안이 올해도 정치에 볼모로 잡히는 악습이 또다시 되풀이 됐고 한 달간의 국회 공전과 정기국회 직후에 임시국회라는 전대미문의 광경이 연출되면서 우리 정치의 비생산성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김 대통령 세계화 구상 발표(94.11.17, 호주 시드니) :

세계화를 겨냥해서 제도와 의식의 개혁이 반드시 추진돼야 된다.

정지환 기자 :

정치권이 구태와 악습을 되풀이 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세계화 구상,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에 이어서 정치권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민자당은 당의 이름을 새로 바꾸는 등 사실상의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도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볼 때 내년에는 정치의 세계화를 위한 지각 대변동도 예상됩니다. 이런 점에서 올해는 제도개혁과 함께 의식개혁을 통한 정치의 세계화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KBS 뉴스, 정지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