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의 10년...16살 최민석 군

입력 1995.05.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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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부모님께 마음껏 어리광 부릴 나이에 어린동생을 챙기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한 소년가장을 만났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있는 5월이 다른 때보다도 더 쓸쓸한 소년입니다.

연규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연규선 기자 :

아침 7시. 올해 16살인 최민석군은 여느 때와 같이 밝은 표정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중간고사를 치르는 날이어서 일분 일초가 아쉽습니다. 그러나 최군이 돌어선 곳은 학교가 아니라 직장입니다. 세 식구를 돌봐야 하는 가장이기 때문에 낮에는 일하고 학교는 저녁때 가는 것입니다. 지병으로 세상을 뜬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마저 여윈 것은 국민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없다는 것이 뭔지로 모로는 철부지 어린 나이에 할머니마저 몸져누우면서 벌써 10년이 넘도록 집안일을 꾸려왔습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여인숙에서 잠깐 지내다가 어떻게 해가지고 하숙집에 월센가 월세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서 거기서 지내는데요..


연규선 기자 :

그러나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더 이상 부모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학교 행사 부모님 모시고 오라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게 제일 그랬는데...


연규선 기자 :

지금은 스스로 벌어 저축도 하고 동생들에겐 용돈까지 주는 꿋꿋한 소년가장인데다 학교에서는 당당한 우등생까지 됐습니다. 때문에 낡은 사진첩 속에서 밖엔 찾아볼 수 없는 아버지

앞에서도 이젠 떳떳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친구들과는 달리 꽃 한 송이 달아드리지 못하는 것이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저보다 어려운 사람 많은데, 앞으로 잘 돼서요. 그런 사람들 돕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연규선 기자 :

KBS 뉴스, 연규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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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가장의 10년...16살 최민석 군
    • 입력 1995-05-09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부모님께 마음껏 어리광 부릴 나이에 어린동생을 챙기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한 소년가장을 만났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있는 5월이 다른 때보다도 더 쓸쓸한 소년입니다.

연규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연규선 기자 :

아침 7시. 올해 16살인 최민석군은 여느 때와 같이 밝은 표정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중간고사를 치르는 날이어서 일분 일초가 아쉽습니다. 그러나 최군이 돌어선 곳은 학교가 아니라 직장입니다. 세 식구를 돌봐야 하는 가장이기 때문에 낮에는 일하고 학교는 저녁때 가는 것입니다. 지병으로 세상을 뜬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마저 여윈 것은 국민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없다는 것이 뭔지로 모로는 철부지 어린 나이에 할머니마저 몸져누우면서 벌써 10년이 넘도록 집안일을 꾸려왔습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여인숙에서 잠깐 지내다가 어떻게 해가지고 하숙집에 월센가 월세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서 거기서 지내는데요..


연규선 기자 :

그러나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더 이상 부모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학교 행사 부모님 모시고 오라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게 제일 그랬는데...


연규선 기자 :

지금은 스스로 벌어 저축도 하고 동생들에겐 용돈까지 주는 꿋꿋한 소년가장인데다 학교에서는 당당한 우등생까지 됐습니다. 때문에 낡은 사진첩 속에서 밖엔 찾아볼 수 없는 아버지

앞에서도 이젠 떳떳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친구들과는 달리 꽃 한 송이 달아드리지 못하는 것이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최민석 (한양공고 2학년) :

저보다 어려운 사람 많은데, 앞으로 잘 돼서요. 그런 사람들 돕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연규선 기자 :

KBS 뉴스, 연규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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