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이것이 문제다] 형식적인 준공검사

입력 1995.07.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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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저희 KBS 9시 뉴스는 어제부터 우리 건설업계의 뿌리 깊은 총체적 부실을 고발하고 또 그 대안을 찾아내기 위해서 ‘이것이 문제다’라는 기획시리즈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문제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박승규 기자가 형식적인 준공검사의 실태를 추적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일시 신도시의 한 주상 복합건물의 경우입니다.


박승규 기자 :

4층 백화점 건물과 28층 고층 아파트가 함께 지어진 주상 복합건물의 지하주차장입니다. 주차장 지하 2층 기둥 곳곳에 물이 차 있습니다. 겉으로 기둥은 멀쩡하고 물은 어디서 새 나왔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시트로 가려진 부분을 벗겨내자 기둥을 타고 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천정에서 시트로 가려진 부분에 홈을 내자마자 차여 있던 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바닥이 흥건히 적셔질 정도입니다. 드러난 기둥아래 바닥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있고 콘크리트 덩어리도 하나 둘 떨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예 기둥둘레 전체가 물이 새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하 1층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려진 시트 밖으로 물이 새고 있는 흔적이 눈에 뜁니다. 역시 오래전부터 물이 흘러내려 녹물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습니다. 처음부터 방수공사를 부실하게 해 물이 계속 새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눈가림 했던 것입니다. 물이 새는 곳은 대형건물의 콘크리트 팽창을 고려해 기둥을 두개로 나눠 연결한 이른바 익스팬션조인트 부분입니다.


금호건설 관계자 :

준공검사 때는 누수 없었다. 갈수기때 물이 거의 안 비치는데…….


박승규 기자 :

건물이 완공되고 시용검사가 난 게 불과 1년이 안 된 지난해 9월입니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사용검시는 건물의 겉모양이 멀쩡한지만 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합니다.


이태영 (고양시 건축지도계장) :

규격이 제대로 맞는지의 여부는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게 구조적으로 안전하냐 안전하지 않느냐라는 검시를 할 수가 없지요


박승규 기자 :

엉터리 공사에 겉치레 시용검사. 결국 부실공사의 악순환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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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사고 이것이 문제다] 형식적인 준공검사
    • 입력 1995-07-0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저희 KBS 9시 뉴스는 어제부터 우리 건설업계의 뿌리 깊은 총체적 부실을 고발하고 또 그 대안을 찾아내기 위해서 ‘이것이 문제다’라는 기획시리즈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문제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박승규 기자가 형식적인 준공검사의 실태를 추적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일시 신도시의 한 주상 복합건물의 경우입니다.


박승규 기자 :

4층 백화점 건물과 28층 고층 아파트가 함께 지어진 주상 복합건물의 지하주차장입니다. 주차장 지하 2층 기둥 곳곳에 물이 차 있습니다. 겉으로 기둥은 멀쩡하고 물은 어디서 새 나왔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시트로 가려진 부분을 벗겨내자 기둥을 타고 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천정에서 시트로 가려진 부분에 홈을 내자마자 차여 있던 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바닥이 흥건히 적셔질 정도입니다. 드러난 기둥아래 바닥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있고 콘크리트 덩어리도 하나 둘 떨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예 기둥둘레 전체가 물이 새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하 1층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려진 시트 밖으로 물이 새고 있는 흔적이 눈에 뜁니다. 역시 오래전부터 물이 흘러내려 녹물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습니다. 처음부터 방수공사를 부실하게 해 물이 계속 새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눈가림 했던 것입니다. 물이 새는 곳은 대형건물의 콘크리트 팽창을 고려해 기둥을 두개로 나눠 연결한 이른바 익스팬션조인트 부분입니다.


금호건설 관계자 :

준공검사 때는 누수 없었다. 갈수기때 물이 거의 안 비치는데…….


박승규 기자 :

건물이 완공되고 시용검사가 난 게 불과 1년이 안 된 지난해 9월입니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사용검시는 건물의 겉모양이 멀쩡한지만 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합니다.


이태영 (고양시 건축지도계장) :

규격이 제대로 맞는지의 여부는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게 구조적으로 안전하냐 안전하지 않느냐라는 검시를 할 수가 없지요


박승규 기자 :

엉터리 공사에 겉치레 시용검사. 결국 부실공사의 악순환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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