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이것이 문제다] 못 믿을 안전진단

입력 1995.07.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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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KBS 9시 뉴스 기획취재 순서입니다. 오늘은 3가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건물 안전에 대한 마지막 보루인 안전진단 절차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조재익 기자입니다.


조재익 기자 :

지하 9층 지상 22층의 대형 빌딩 신축공사장. 이 공사장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둔 9층짜리 혜주빌딩이 앞으로 기울었습니다. 추를 가지고 직접 재본 결과 건물이 7cm정도 기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웃 동부산업 공사장에서 차수벽을 설치하지 않아 혜주빌딩 아래의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동부산업 공사장에 대한 한 안전진단 기관의 진단결과입니다. 공사장굴착공사가 혜주빌딩을 포함한 인근 구조물들의 지반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여 뒤 건물이 계속 기울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는 동부측 공사잘못으로 건물이 기울었다거나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용은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안전진단 기관에서는 혜주빌딩 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동부산업 공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전진단 기관마다 이렇게 진단결과가 다른데다가 더욱이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진단도 할 때마다 달라져 안전진단도 부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해주빌딩 소유주 :

진단내용 확인 안 해주고, 추상적 표현 써 공정성 의심


조재익 기자 :

국내 안전진단 기관은 정부공인 9곳을 포함해 중소업체 50여 곳이 난립돼 있습니다. 진단장비는 값이 비싼데다 외국에서 수입해 와야 효F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진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몇 군데 안 됩니다.


이창남 (기술자) :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물량이 자꾸 들어가니까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진단 부실이 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재익 기자 :

안전진단부터 오히려 진단을 해야 한다는 게 업계에 공공연히 나도는 목소리입니다.

KBS 뉴스, 조재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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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사고 이것이 문제다] 못 믿을 안전진단
    • 입력 1995-07-06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KBS 9시 뉴스 기획취재 순서입니다. 오늘은 3가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건물 안전에 대한 마지막 보루인 안전진단 절차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조재익 기자입니다.


조재익 기자 :

지하 9층 지상 22층의 대형 빌딩 신축공사장. 이 공사장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둔 9층짜리 혜주빌딩이 앞으로 기울었습니다. 추를 가지고 직접 재본 결과 건물이 7cm정도 기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웃 동부산업 공사장에서 차수벽을 설치하지 않아 혜주빌딩 아래의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동부산업 공사장에 대한 한 안전진단 기관의 진단결과입니다. 공사장굴착공사가 혜주빌딩을 포함한 인근 구조물들의 지반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여 뒤 건물이 계속 기울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는 동부측 공사잘못으로 건물이 기울었다거나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용은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안전진단 기관에서는 혜주빌딩 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동부산업 공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전진단 기관마다 이렇게 진단결과가 다른데다가 더욱이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진단도 할 때마다 달라져 안전진단도 부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해주빌딩 소유주 :

진단내용 확인 안 해주고, 추상적 표현 써 공정성 의심


조재익 기자 :

국내 안전진단 기관은 정부공인 9곳을 포함해 중소업체 50여 곳이 난립돼 있습니다. 진단장비는 값이 비싼데다 외국에서 수입해 와야 효F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진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몇 군데 안 됩니다.


이창남 (기술자) :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물량이 자꾸 들어가니까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진단 부실이 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재익 기자 :

안전진단부터 오히려 진단을 해야 한다는 게 업계에 공공연히 나도는 목소리입니다.

KBS 뉴스, 조재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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