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친자식' 위헌

류근찬 앵커 :

부인이 다른 사람의 자식을 낳았더라도 출생한지 1년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친자식이라고 하는 민법조항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혈연상으로 친자식이 아닌데도 법률로 친자식이라고 확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용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용태영 기자 :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아내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1년 뒤에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는 아들이 다른 사람의 자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내의 직장에 갔더니 아들은 직장상사와 닮았습니다. 결국 아들을 낳은 지 1년 반이 지난 지난해 8월 친자식이 아님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자식의 출생을 안지 1년 안에만 친생 부인소송을 낼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조항 때문입니다. 법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자식을 자기 자식으로 두게 된 남편은 결국 민법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민병기 (대전 장생한의원, 위헌심판 신청인) :

악법도 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남의 자식을 쳐다보고 있어야 된다는 것과 또 의무적으로 키워야 됩니다. 양육비니 뭐니 다 부담해야 되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죠.

용태영 기자 :

법원은 오늘 남편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를 심판해 줄 것을 재청했습니다. 소송기간을 법률이 1년으로 제한함으로서 잘못된 부자관계를 강제로 유지시킨다고 해서 가정의 평화가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KBS 뉴스, 용태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