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대국민사과에 경제계 우려와 긴장

황현정 앵커 :

경제계는 오늘 발표와 관련해서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수사가 기업에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희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희찬 기자 :

경제계는 오늘 발표문 가운데 이른바 통치자금의 대부분이 기업성금으로 조성됐다는 부분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 범위가 기업성금 쪽으로 확대될 경우 기업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

비자금 제공 기업에 대한 조사와 조치가 논의됨으로써 앞으로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희찬 기자 :

특히 노 전 대통령과 인척관계에 있는 S.D기업 수서비리와 관련된 H그룹건설업체 가운데 6공 때 급상승한 T.C.W기업 등은 이번 파문에 직접 영향권에 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원전건설과 정부 고속전철사업 등 수조 원짜리 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도 수사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재계가 긴장감에 쌓여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 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이번 일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에 의욕이 꺾이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신원식 (무역협회 이사) :

기업 특히 무역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슬기롭게 극복돼서 모든 기업들이국제경쟁에서 마음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희찬 기자 :

어쨌든 오늘 발표로 재계와 정치권은 돈과 이권이 오고가는 이른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기업은 다시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희찬입니다.